(자아) 타나유ㅡ내 인생의 명장면
더불어 행복 실전 - 행복은 지금 이 순간
-- 그래, 어릴 때 이런 적 있어. 수면에 펼쳐지는 별들의 향연. 알몸으로 빗속에 수영했드랬지 --
기대는 안 했다
그래 봐야 온천
가보니 옥상 노천탕
벌거벗고 실내탕
유리벽을 뒤로하고 실외로 나선다
가랑비 머리와 어깨를 감싼다
부드럽다 실크 촉감
삼 단 탕
너르다
철벅철벅 무릎 깊이로 맨 앞 끝단
엎드린다
양팔을 접고 그 위로 턱을 괸다
탁 트인다
어스름 해 질 녘
아래로 벳부 시가지
멀리 잿빛 구름 가득한 바다
평화롭다
후드득 후드득 빗방울이 굵어진다
바람은 없다
상쾌하다
그래, 어릴 때 이런 적 있어
수면에 펼쳐지는 별들의 향연
알몸으로 빗속에 수영했드랬지
세로줄 턱에 걸터앉아 합장
가족, 형제 하나 하나를 위해
간절히 빈다
건강, 안전, 그리고 안녕을
그리고 조카들 위해
참을 수 없다
벅찬 이 느낌, 타오르는 이 기운
우뚝 선다
양팔을 한껏 벌려 하늘을 안는다
고개 제끼고 지긋이 눈을 감는다
빗물이 얼굴을 때린다
줄줄줄 온몸을 타고 흐른다
내가
비 되고
구름 되고
하늘 되고
타나유 : 일본 스기노이호텔 옥상의 온천탕
2018.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