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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Oct 09. 2020

증거 사진 30장


-- 최전방 그것도 생활상을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 찍은 건 시중에 없다고 보면 맞을 겁니다.--




아주 정말 매우 귀한 사진. 

개인적으로나 사회 자료로서도.


2년 전 고교 반창 밴드에 이 사진들을 올렸어요.

처음으로 공개한 거.


"어라, 너는 웬 군대 사진이 이렇게 많아."  

"다 이 정도는 있는 거 아녀?"


"아니야. 군대 사진은 유출 금지라 한 장도 없어."

"그으래? 난 제대할 때 소대 선임하사가 선물로 주던데?"


그래서 돌이켜봤지요.




ㅡㅡㅡ




1982년. 38년 전.

어느 날 소대 선임 하사가, 


"노 일병 사진 찍어줄게."

"사진기가 있어야 찍죠."


"사진기 샀어."

"그렇습니까? 사진기 비싸지 않습니까?"


"취미로 배울라고 샀지."


속으로, 취미 좋지. 헌데 선임 하사가 돈이 어디서 나서? 부자도 귀한 사진기인데 선임 하사 월급이 그렇게 많아? 최전방에 머가 찍을  게 있다고? 병이든 선임 하사든 소대장이든 감방처럼 부대에 갇혀 사는구만. 그렇게 의아하게 여기며 사진을 되었다.




ㅡㅡㅡ




, 지금 보니 친구들 중 나만 군대 사진을 가졌다고 한다.


왜?


이런, 나를 감시거였군. 군대 강제 징집당해서 끌려온 죄로 사진 찍힌 거구만. 


선임되니 소대장이 나에 대한 동향 보고서 써서 올린다고 슬쩍 일러주던데 사진까지 보고하는 거였군. 이중 감시. 어쩐지 선임 하사가 찍자 할 때부터 수상하더라니.


허긴, 사진 찍힐 때마다 받은 적 없었어. 제대할 때 선임 하사가 준 거지. 남은 거니까 가지라고. 보안이니 혼자 간직하라고 하면서. 인터넷 기기 훨씬 전이니 퍼뜨릴 일도 없었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선임 하사가 고맙네. 남들에겐 없는 사진이 30장이나 있다니.

헌데, 혼자 보라 했는데?


1982년~84년이니까 38년~36년 전. 강산이 바뀌어도  번째. 지금이 쌍팔 년도가? 것도 그 이전이구만. 

이제는 역사고 유물이겠지요.


80년대 군대 사진이 인터넷에 간혹 보이기는 하지만 대개 폼 잔뜩 잡은 거나 훈련 사진입니다.

최전방 그것도 생활상을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 찍은 건 시중에 없다고 보면 맞을 겁니다. 

환갑 다 된 친구들이 신기해하는 반응만 봐도 그러네요.




사진 30장.


대략 시간 순


첫 사진이자 젤 아끼는 사진. 이 사진 전과 후로 군 생활이 양극으로 갈립니다. 자살하고 끝내자와 살아서 제대하자. 입대 8개월차 이전과 이후




스마일사진관 84. 1984년도라는 것. 흔적 남았네요.


84  5  9. 날자까지 박히고. 병장 말년 때. 전역 2개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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