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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Nov 08. 2021

예쁜 친구

환갑 예찬 - 10화

우린 예쁜 친구야


술 드시는 사람 치고 나쁜 친구 없어요


주인 할머니 메물전 당파 까며 거들고


양은 잔 막걸리엔 핥던 벌이 빠젓


한지 방문 격자틀은 61년 세월 검게 칠하고


뒷간 백열등 까만 소켓은 잿빛 망토 둘럿다


따뜻한 햇살에 가을도 좋지만


너무 좋은 친구를 만났




ㅡㅡㅡ




넷이 만났다. 한 친구가 첫 줄, 끝 두 줄을 말한다. 한 자 고침 없이 그대로 적는.

할머니 말똑같이 옮긴.


친구는 기타 뮤지션. 본업은 학교 선생님. 몇이 팀으로 공연 재능 봉사도. 평생 음악을 곁에 두니 마음이 부드럽고 넓다. 그래서인가 툭 던지는 말이 시어로 다가온다. 별명 작은 거인. 곧 은퇴. 그림을 배우고 싶단다. 강산을 걷고 싶단다. 함께 걷고 싶다. 


청춘의 영혼 셋은 더불어 자유로웠다. 그 시절 나는 지독한 방황기를 홀로 보냈다. 나로선 수 년전 재회. 셋은 만나면 우물처럼 깊은 우정을 퍼마신다. 나는 애청가  해설가. 그러면서 늦정을 조금씩 붙여나간다. 예쁜 친구가 되고 싶다.


귀래면 시골 막국수. 60, 70년대 절로 떠오르네요. 지명 뜻이 그런가 거리 또한 그러합니다. 막국수도 별미인데 이번은 메밀전 손맛과 잔에 묻은 막걸리를 벌이 다가 빠질 정도 풍미에 흠뻑 젖어 다음에 시키기로.
















시내 전경


외래어 터미널 전에 차부라 했다. 또는 버스부. 옆 공간이 차부.


시내 끝단에 약방. '할배 약방'이란 글에 상세히 써두었다. 거리의 정경도. 할아버지 가시면 기억으로만 남기에. 나마저면 그나마 영영 사라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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