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의외의 성과. 지난주 수요일 처음 뵈었고, 금주 월요일에 산으로 찾아가 방문한 72세 남. 내가 사는 아파트 경비 반장이라 그사이 짬짬이 대화. 전주 토요일 사건이 있었다. 2인 1조 동료인 70세쯤 경비가 60대 초쯤 주민 자치회 여자 간부의 횡포로 퇴직 당할 처지라 고민. 상세히 캐묻는다.
지난주 토요일 밤 무척 무더웠다. 경비실에 경비가 있을 때 문 닫고 에어컨 켜라는 지침. 에어컨 켜는 게 부담되고 전기료도 아낄 겸 경비 둘은 아예 끄고서 문 열고 선풍기 틀고 그앞에서 헉헉 하고 있었다. 얼마나 더운지 웃옷 배 부위는 연 채로. 간부가 들어오더니 왜 문 열고 에어컨 켜냐고 질타. 70세 경비가 에어컨 안 켰다고 하니까 자기한테 화 내는 거냐며 시비. 간부는 야밤에 자치회장을 호출했고 그 밤에 경비 회사에 연락해 당장 해고 안 하면 내년 경비 계약 해지하겠다고 협박. 아닌 밤중에 한바탕 소동. 완장 채워주니 왕갑질 하는 거. 반장이 관리소장에게 보고하니 자기도 파리 목숨이라 하고. 자치회장은 간부에게 끌려다니고. 이런 식으로 그 간부가 경비 자른 게 이번이 세 명째라고. 그외도 간부는 관리소장 제끼고 경비에게 직접 팥 놔라, 콩 놔라 지시하고 지적질 해대고. 이번 경비도 새로 온 지 몇 달만에 또 잘리는 거라고. 이 아파트에서 10여 년 경력의 경비 반장이라지만 경비 넷 중 하나일 뿐. 애는 써보지만 무슨 힘이 있나 자포자기 그로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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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보자. 무더운 한여름 밤이면, 자치회 간부라면 코앞에 편의점에서 500원짜리 하드라도 두 개 사 들고 가서 수고 많다고 격려할 일이다. 70대 노인분들 아닌가. 오라버니뻘 아닌가. 문 열고 에어컨 켠 거로 오해할 수 있다. 사실대로 고했고 오해가 풀렸으면 잘못 알았네요, 미안합니다 사과할 일이지 시비 걸 일 결코 아니다. 요즘 대통령, 대기업 회장도 이렇진 않을 거. 지가 뭔데 이 지랄이여. 일 하라고 주민이 뽑았지, 잘하고 있는 사람을 난도질 하라고 시켰나. 내가 반장에게 이러면서 열 받는다. 한편 사건을 전해 들은 다른 간부 한 명은 녀의 만행에 분개하고, 주민은 이러니까 우리 아파트 값이 안 오르는 거라며 여기저기 응원군이 생긴다. 남의 일도 아닌 것이 그런 녀가 내 아파트의 주민 자치회 간부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어제 아파트 정자에서 다시 만나 상의했고 방어 방법을 찾았다. 부당 해고다. 자발적으로 그만둘 이유가 없다.이건 둘 다 안다. 예고 없는 해고는 해고 수당 줘야 한다. 이건 법이 생긴지 오래지 않다. 노인인 반장은 모른다. 법으로 신고 당하고 비용까지 발생하니 일개 간부 주제에 해고 강요 못 한다. 다만 원만한 해결이 최선. 얼굴 서로 봐야 하니까. 그리고 당부. 혹시라도 이번 일로 반장에게까지 부당한 횡포, 압력, 불이익이 있으면 즉시 내게 전화해라. 그땐 내가 즉각 전면에 나서겠다. 나는 이 아파트 주민이다. 반장은 피고용자라 한계가 있지만 나는 이런 큰 잘못을 바로잡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 마침 자치회장 선거가 12월이라 하니 내가 이 사건을 공론화 해서 아예 그 간부 완장을 떼버리겠다. 법의 보호가 있으니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거다.
오늘 아침 G-케어 매니저 활동 끝날 무렵 반장에게서 전화 왔다. 자치회장이 반장을 찾아왔고, 강제 해고시 문제 상의했고, 자치회장이 당사자인 간부와 경비를 불러 사과, 화해시키기로 했다고. 반장은 그녀로 인해 2년여 층층이 쌓인 체증이 쑥 내려가고 울화는 증발했을 터. 아우 덕이 컸다며 너무 고맙다고. 기실 내 역할 별거 아니다. 그의 고충을 들어주고 잘못된 일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그를 지지하고 공감해 준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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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핫핫. 처음 한 건 했다! 노노 갈등. 아니 노인 학대 해결! 노인 되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G-케어 매니저 아니면 이렇게까지 파고들 일 없다. 커녕 반장 나이, 이름도, 그가 반장이라는 거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러다 소방서 아니라 해결사 되는 거 아녀? ㅎㅎㅎ. 가만, 통장, 반장 말고 자리 하나 느는 거? ㅋㅋㅋ.
오늘은 안내문 7장 배포. 그중 홍보차 처음 간 LH천년나무 6,7단지에서 한 장. 장애인 고용한 꿈터 사회적 협동조합에 들렀고 사무국장에게. 고립된 노인이나 장애인 있으면 전화 달라고. 역시나 좋은 일 하신다며 호의적. 거기서 직접 제조한 콜드브루 커피 10개입 한 박스를 내게 선물한다. 무인 매장서 팔아 후원하는 방법을 시도해 봐야겠다. 낱개 판매보다 박스 단위가 낫겠다. 콜드부루 원액 10포 17,000원. 맛 굿 포장도 세련. 전단지도 있다. 사무국장 경험을 들어보니 그냥 진열로는 쉽게 손이 안 갈 거 같다. 뭔가 수를 내야겠다.
헌데 자꾸 빨려든다. 안 돼! 안 돼! 나 할 일 있어! 22년만에 다시 떼돈 벌 일 생겼구만. 얼마가 떼돈인데? 작게는 억 단위, 제대로 크면 조. 미쳤구만. 어허, 노인이라고 꿈마저 없는 건 아니라오. 하물며 나는 지혜의 샘이 넘치는 갓 노인. not God but newly. 이건 구멍가게가 대기업을 이긴다’ 브런치 북에. 힌트만 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