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텀벙

by 가매기삼거리에서

곰치탕이라고

지리는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고 조그맣게 안내문

나중 발견했으니 우린 의도대로 매운탕을 시킨 거


들어설 때부터 종업원 녀가 복어, 대구 연실 외쳤다

메뉴판 보니 제철탕이라며 복어, 대구 손글씨

상술과 목적의 타협

복지리 2인분 35,000원

물곰탕 2인분 50,000원


매상 떨어져도 복을 권한 건

복 흔하고 물곰 귀하고

원가 싸고 비싸고

재고 많고 적고

특히 생물이라 재고 처치 곤란


물곰탕

렌지에 바글 끓여도 기름기 하나 없다

허연 살덩이

젓가락질이 안 먹혀 숟가락으로 떠 입에 넣으니 후루룩

물 아닌 물


이 녀석은 근육이 왜 다를까

굳이 이런 건 생존 전략일 터

옛은 맛대가리 없어서 어부가 잡히면 내던졌다고

성공!

그렇담 상어도?

덥썩 문다

날 선 이빨 사이로 살이 물처럼 후루룩

다시는 안 쳐다볼 거 같다

성공!

해파리의 흐물+물고기 지느러미


탕 국물 시원하다

기름기 한 방울 없으니 담백

저칼로리가 인기라 수급이 달린다고

전문 식당만 몰려서 사거리에 한눈에 띄는 거만 넷

방문한 곳 종업원 넷

지난 밤 애오징어가 마리 만 원이더니

물텀벙도 같은 신세


벽 사진에 크기, 색 얼핏 민어 대어인 듯

허나 눈이 희끄므레

꼬리 부분에서 메기처럼 넙대대

물텀벙이 고기명인지 탕명인지는 모른지만 별칭답게 적확하다


복어는 물텀벙 덕에 더욱 쫄깃

그러니 예부터 타겟

그래서 양잿물 1,000배 초강력 독도 모자라 몸 한껏 부풀려 공 만들기

웬만한 입으론 물어도 튕겨나가게

녀석도 제 육질 맛 난 거 아는 거

곰치도 제 육질 맛 없는 거 아는 거

한 상에서 진화의 양극을 맛 보다


주문진 갈 때마다 궁금했다

어시장 진입로에 물곰탕 대간판들

강릉엔 없어서 부러 차 몰고

자연에 귀한 맛 보다


다 친구들 덕이다

환갑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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