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이 로우 킥
실전 비지니스ㅡ내부 고객 편
대기업 10년
입사 때 목표 있었소
50대초에 사장
그후 10년 회사를 10배 100배 키운다.
내 능력의 한계치까지
늙으면 보신, 위험 회피, 체럭도 달릴 거니까 50대초
입사전 준비 3년
부전공 경영학
무역학 1년, 회계학 독학 1년
그리고 영문학 전공 연장선으로 영회화 수준급
일어 기본, 중어 기초
80년대 고도 성장기
대학 놀고 먹어도 취업 걱정 없던 시절
고시 공부하듯 이런 취준은 없었소
원칙 있었소
1.기업의 목적 이윤 창출에 충실
2.급여 두 배 이상 성과
3.회사 일 즉 내 일은 기본
그러니 앞줄 옆줄 눈치볼 일 없다
ㅡㅡㅡ
부장 둘에게 찍혔소
그중 하나
입사 반 년
신입사원이 임원급 상담 회의 참석
전무 의사 결정 대행 권한
자동 사수, 과ㆍ부장 결재 라인 생략
방임에다 은근 괴롭힘까지
견디다 못 해 술 한 잔 사달라고
양주 두 병 나발 불고나서
부장님, 저 미워하시죠?
.....
맞잖아요. 저 오늘부로 회사 관두거든요. 부장님 쳐다도 못 보는 전무방 들락날락. 꼴 보기 싫잖아요. 교묘히 괴롭히고. 남자답게 솔직히 인정하시죠
...,.
저 신입사원입니다. 이런다고 월급 더 주나요. 진급 바로 되나요. 일이 보이니 알아서 맡은 거고 다들 영어가 안 되니 제가 눈에 띌 수밖에요. 임원이 할 일에다 부, 과장 일까지. 7시 출근해 12시 퇴근.
화장실에서 똥 누면서 서류 검토합니다. 저 혼자 일 폭풍. 좋아서 하는 거니 칭찬 바라지 않습니다. 사람 붙여주지는 못 할 망정 괴롭히진 말아야죠
내가 뭘?
왜 이러십니까. 오늘 끝이라니까요. 군대 갔다 왔잖아요. 추잡하게 일일이 말해야겠습니까
.....
답 안 하셔도 됩니다. 저 이 시간부로 그만둡니다. 사표 제 책상 서랍에 있습니다. 그간 고마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자취방에서 며칠 짐승처럼 먹고 싸고 잤다
아무 생각 없이 세상 편안하게
전무가 찾는다며 과장이 삼고초려
일주일 후 어쩔 수 없이 복귀
계산한 거 아니다
입사 2년차 단독 포상 일본, 대만 여행
3년차 회사 흡수 합병 당한다
대리 진급은 1년 일찍 시켜주더라
부장 말고 사장, 전무 둘이서
단 한 명 이 녀석만큼은 진급 시켜서 보내야 한다며
다른 사업부 전 임직원 난리. 전직급 통틀어 1명 나만 진급 시켰다고
고마우면서 서글프더라
회사가 잘 나가도 합병 당하는구나, 사장도 별볼일 없구나, 1년 특진이 이리 험난할 줄이야. 50세 초에 사장 되것어?그룹은 회장 의 것 사장도 개털. 진한 회의
ㅡㅡㅡ
두 번째 부장
대리때
그룹내 다른 회사 다른 사업부 다른 부장 다른 직무
개인 사정으로 고향으로 자원 발령
굴러온 돌이라 애초부터 찍혔다
이사는 니가 뭔데 내 의사 없이 자리 지정
이걸 아는 부장은 나를 괴롭히는 게 이사에게 충성하는 거니 신났다
반 년을 대놓고 갈구더라
나는 호구가 되었다
회식 2차 술자리
부장이 맥주병 들어 내게 내민다
잔 안 들고 그의 눈을 노려본다
맥주병으로 이 새끼 꼴통을 내리쳐 아님 낯짝을 신발로 후려쳐
갈등의 순간
이 생각 처음 아니다
월 1회 팀영업 회의때마다 난 발표 단골
회의실 긴 테이블 좌우로 예닐곱 명씩
젤 뒤 부장 앉고
난 반대 맞은편 보드 앞에서 브리핑
나 혼자 세워 놓고 질책으로 회의 시작 모멸로 끝
생판 처음 영업이라 가르치려니
몇 달을 그러고보니 공개 망신 작정한 거
업무 초짜 굴러온 대리 그만두면 좋고
브리핑 내내 고민
몇 번이고 수순 점검
단 한 번의 반격 단 1회로 끝내야 한다
기습은 신속하게
폼나게
실수는 없다
1.수호지 경양강의 비호처럼 테이블에 올라선다
2.성큼성큼 몇 걸음 다가선다
3.부장 면전에서 멈춘다
4.구두를 벗어 뒷굽쪽을 오른손에 쥐고 서서 부장을 내려다 본다
5.포효ㅡ야! 이 씨발놈아. 내가 호구로 보이냐. 이 시간부로 회사 관둔다
6.구두를 높이 처든다
7.하이라이트ㅡ밑창으로 왼쪽 낯짝을 철썩 후려친다
걷어차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턱주가리 날라가 기절 위험
8.역순으로 되돌아 온다
9.얌전히 회의실 나서서 집으로 고
실시간으로 사내 좌악 퍼질 거고
이사 앃새도 보고 받을 거
ㅡㅡㅡ
과장이 눈치챘다
씨발, 부장 앞에서 유리 탁자 맨손으로 내리쳐 사방 피 튀기고 바닥 흥건 쏟은 비련의 괴담 주인공
그날 이후 과장은 왕따가 되었다
그 부장이 목하 내 부장
어어, 왜 그래! 이럼 안 돼! 안 돼! 잠깐만!
술은 그만하고 춤추자며 부장과 여직원 셋을 강제로 홀로 황급히 내몬다
한 번 망신 당해 본 부장도 번갯불 번쩍 알아채고는 얼른 춤판 속으로 기어든다
난 자리에서 숨 몇 번 크게 몰아쉬고
씨바알, 내일 사표 쓰고 끝내야겠다
다짐하곤 부장 맥주병 들고 나발 불며 터벅버벅 새벽을 옮겨 집으로 가져 간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니 부장이 손짓하며
어이, 노 대리 이리 와.
손수 커피 타서 주면서
그동안 고생 많았지. 잘하고 있는 거 잘 알아
반 년만에 처음이다 이런 격려
어랏, 이게 돌았나?
가만, 화해의 제스처?
마지못해 커피 마시며 들어보니 맞다
그렇다면야 굳이 사표 던질 일 없다
이후 팀 회의부터 난 늘 브리핑 열외
표적 왕따에서 총아로 신분 수직 상승
몇 달 후 최우수 실적 포상으로 단체 일본 여행 룰루랄라
과장 진급은 시한 4년 꽉 채우고나서
굴러 온 돌이 이 정도면 성공?
ㅡㅡㅡ
10년 다니고 관뒀다. 과장 3년차. 미련 일 도 없이
1.목표 50대초 사장 불가능한 인사 체계
차장 4년이란 직급 계단이 새로이 생기기도
임원은 해먹겠더라만 어차피 쫄따구. 사장 결재 받아야
그러다 쓰러져서 죽든가 병원 실려갈까 두려웠다
50대 임원에 목숨 걸 일 없다
2.더 배울 게 없더라
그룹 회장실에서 나를 어찌 알았는지 복귀하라고 별별 꼬셨지만 Never!
ㅡㅡㅡ
나 또라이?
대인 관계 원만
직장 동료든 상하든 공장이든 거래처든
누구와든 잘 어울린다
달에 한 번 비행기 타고 여수 출장 가면
본사에서 내가 최고릴다
늘 1:20 으로 한 명씩 돌아가며 대작하다 못 끝낸 채 뻗어버리니까. 돌산도 때마다 들렀어도 횟집 기억만 있지 무슨 회인지는 지금도 모른다
불손ㆍ거만 않고 명랑ㆍ쾌활ㆍ긍정적
내부 고객, 1ㆍ2차 고객이기에
이윤 창출에 도움되기에
또라이 맞음
ㅡㅡㅡ
직장 생활 이리 하면 안 된다는 거
성격이라 어쩔 수 없다고요?
거침 없이 로우 킥 두어 번 날릴 각오 없다면 성질 좀 죽이셔요ㅎㅎㅎ
단, 88년~97년 고도 성장기라 웬만하면 회사 잘 굴러가던 시절이었고, 1등주의 S그룹이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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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때 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못됐습니다.
존경 받는 부장님이셨는데
체격 좋으시고 호남이셨지요
저와는 인연이 어긋난 듯합니다.
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