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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코르빤 Aug 16. 2023

클럽 사토시 - 3

비트코인 -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 (후편)

현재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나라는 2곳입니다. 최초 2021년 엘 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주도로 비트코인이 정식 법정화폐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2022년 아프리카의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위키에 표기된 엘살바도르의 통화



그럼 3번째 국가는 어느 나라가 가능성이 있을까요?

Coin market cap 의 투표에 의해 집계된 차기 후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3년 8월 16일 기준)



1위와 2위는 중남미의 국가인 파라과이와 베네수엘라로, 경제규모가 작고 인플레이션율이 높은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는 아르헨티나의 페소보다 몇배는 가치하락이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국제통화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4위인 우크라이나는 아마도 전쟁과 관련하여 비트코인이 실제 사용된 사례가 여러차례 발생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쟁 초기에 구호모금활동을 비트코인으로 하기도 했으며, 자국민들이 국경을 넘기 전 비트코인으로 자산교환을 한 후 이동한 사례들이 많았죠.


아르헨티나는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요.


위와 같이 15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아르헨티나가 파라과이나 베네수엘라보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엘 살바도르와 같이 국가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수용이나 정책반영은 하고 있지 않으나, 정부와 민간의 관심도는 매우 높은것으로 보여집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로는 지난 7월 라틴아메리카 최초로 증권거래소내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오픈하였으며, 민간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차기 대선의 당선 유력후보로 떠오른 하비에르 밀레이가 등장한 이후 암호화폐의 국가적인 수용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밀레이 후보는 올해 초 부터 여러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빠꾸없는 화법의 밀레이 선생


"비트코인은 법정화폐의 대안이 될 수 있다.비트코인은 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발명품이다. 비트코인은 일정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통화들과 경쟁할 수 있다"

"중앙은행은 사기(Scam)이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금을 시민들을 갈취하는데 이용한다. 돈은 민간의 발명품이며 비트코인은 돈이 다시 제 주인을 찾게 해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는 중앙은행을 폐쇄하길 바란다"


마치 트럼프를 연상케하는 과격하고 직설적인 화법이지만, 그는 확실히 신용화폐 시스템의 맹점과 비트코인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만약 밀레이가 대선에서 승리하여 차기 정권의 대통령이 된다면 아르헨티나에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또는 그에 준하는 위치를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현재보다 매우 많이 높아질 것입니다. (실제 그는 인터뷰에서 현재 국가 화폐인 페소 대신 '달러'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활용할 생각이 있다는 언급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아르헨티나가 이미 망가진지 오래된 라틴아메리카의 맹주라고 해도, 엘 살바도르의 법정화폐 도입 케이스와는 파급력의 사이즈가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엘 살바도르가 상징적인 의미였다면 아르헨티나의 비트코인 수용은 실질적인 사용사례 및 수요의 유의미한 증가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밀레이가 당선이 된다고 해서 위의 예상이 100%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현 SEC 의장인 개리 겐슬러 (Gary Gensler) 의 사례를 통해 예측과 기대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겐슬러 의장 또한 MIT에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주제로 명강의를 남겼던 인물로, 매우 해박한 금융지식과 암호화폐 이해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기준점없는 정치적인 행보를 통해 오히려 암호화폐 산업을 지속적으로 탄압하고 혁신을 늦추는데 앞장서고 있는 반 암호화폐 인사들중 한명이 되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현재로써는 분명 긍적적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비트코인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는 11월 결선 이후에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장기화된 인플레이션과 국가산업의 쇄락으로 경제 활력이 소실된 하나의 국가가 비트코인이라는 요소를 통해 갑자기 드라마틱하게 부활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잘못된 원점부터 하나하나 바꾸어 나가는 첫걸음이 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최근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서 시장의 활기가 다소 줄어든 느낌이지만, 그 영향력과 사람들의 인식변화의 속도는 반대로 빠르게 우상향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의 지루한 장세는 비트코인의 가격에만 한정된 것이고, 실질적인 생태계의 성장은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장기적인 시세의 방향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맞추어 지게 되니까요.



"개(시세)와 산책을 나갈 때, 개가 주인(본질적 가치)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는 있어도 주인을 떠날 수는 없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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