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하하 - 3월 21일

by 설규을


1. 어제부터 내가 원했던 뼈 해장국을 드디어 먹었다. 10시반에는 이번학기 가장 잘하고 싶은 DP and RL 과목을 하고 그 과목이 끝나고 난 후에는 수업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점심때 어은동으로 나갔다. 점심도 든든히 해결하고, 바르는 연고도 하나 샀다. 며칠 전부터 땀띠가 나기 시작해서 그냥 없어지겠거니 방치했더니 그 부위가 더 아파져서 약도 살겸 나갔다. 뼈다귀 해장국은 엄청났다. 역시 이 해장국은 말이 해장국이지 해장할 필요가 없을 때도 너무 맛있었다. 정신없이 먹던 도중 내 앞에 남자들이 모였는데, 그들 중 한명이 올해 4월에 군대가는 것을 들었다. 역시 군필자의 웃음버튼으 누군가 군대가는 것 아닐까 싶다.

2. 점심을 먹고 방에서 스트레칭까지 하고 난 후에 연구실로 갔다. 우리 랩은 정말 자율출퇴근인 것 같다. 막상 갔는데도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점 조직처럼 자율 출퇴근인 랩이라니 정말 최고아닌가. 어쨌든 연구실에 출근해서는 DP and RL 복습을 하고, 최적제어를 공부했다. 최적제어는 배테랑 교수님이 가르치는 과목인데 교수님은 자비 없이 우리에게 알려준다. 여기서 자비 없이는 논리적인 gap이 큰 상태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교수님, 저희를 과대평가 하신 것 아닌가요?라는 마음이 늘 드는 수업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A-ha moment가 왔다. 갑자기 교수님 수업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계속 알아보려고 하고 공부하던게 효과를 발휘했나 보다. 최적 제어를 공부하다 보니 저녁때를 놓쳤고 그냥 배도 더부룩하고 그래서 아예 8시에 퇴근하기로 했다. 퇴근하면서 아빠에게 오랜만에 전화했다.

3.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면서 내가 연락을 자주 안 드린 것을 핑계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기숙사로 들어갔다. 참 든든한 아버지이다. 36년전에는 나랑 같은 학교의 석사 학생이었고, 아마 내가 하는 고민을 아빠도 똑같이 아니 훨씬 더 했으리라. 윤동주가 쓴 '쉽게 쓰여진 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땀띠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늘 나의 행복을 바라는 존재가 있다니 정말 든든하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열심히 살 이유가 된다. 부모님의 자랑인 나는 열심히 안 살 이유가 없다.

4. 오늘 뛴 것을 통해서 75km뛰었다. 이번주 일요일까지 100km 뛰는 게 목표인데, 6일이 남았고 5번을 뛰어야하는데, 이거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 최대한 노력해보겠지만, 중요한 것은 100km를 꼭 채우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운동을 많이 하고 그에 따른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공부나 연구를 즐기는 공학자이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하며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엄청 운동하고 씻고 방청소를 한시간 정도하니 잠이 갑자기 쏟아졌다. 자야지. 자야 내일도 즐겁게 보내지. 오늘 아빠한테 한 말이다.

"지금 나는 화살같아. 과녁을 향해서 똑바로 날아가는 중인 것 같아. 그래서 뭔가 힘들다, 하기 싫다 이런 생각도 안 들어. 그냥 날아가는 데 집중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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