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하하 - 3월 24일

by 설규을

1. 어제 즐겁게 놀았지만, 오늘은 그 댓가를 치러야하는 게 인생의 Rule이다. 징벌적으로 댓가를 치른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자기 인생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제 걷지도 않았으면, 오늘은 뛰어야 균형이 맞지 않겠나 싶다. 그래서 오늘은 열심히 뛰었다. 아침부터 일어나자마자 연구실에 갔다. 어제 엄청 일찍 잤는데 피부과약 때문인지 졸음이 쏟아져서 한 10시간 넘게 잤다. 그래서 연구실에 도착하니 9시 이십분쯤 됐고, 수업은 10시반 시작이라서 그 전까지 수업준비를 했다. 예습과 복습을 다시 하고, 프로젝트 하하도 연재했다.

2. 수업은 재밌는 걸 가르쳤다. 그렇게 수업이 다 끝나고 중간에 점심 먹고 수업도 들으니 시각은 약 3시쯤이었다. 연구실에서 컴퓨터 관련 부품 구매비용이 할당되었다고 해서 그냥 적당한 헤드셋과 마이크를 샀다. 줄이어폰으로 불편하게 사용했는데, 훨씬 쾌적해지지 않을까 싶다. 또 공부를 하다보니, 시간이 저녁때가 왔다. 근데 내가 원래 아침 점심만 먹고 저녁을 스킵하는데, 아침을 안 먹으니 너무 배가 고파서 저녁을 안 먹으면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사진에 보이는 석갈비를 먹었다. 가격은 학식으로써는 사악한 6500원이었다. 정말 사악하지만 그 누구보다 야무지게 먹었다. 맛있게 먹고 나서 신나게 연구실로 와서 8시반쯤까지 있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가서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운동갈 준비를 했다. 물론 준비가 느렸다. 그래서 걸린 시각은 약 1시간. 9시반이 되어서야 겨우 뛰기 시작했다.

3. 뛰는 것은 왜 이리 귀찮은지 모르겠다. 시간도 25분정도 걸리는데, 나를 막 달래면서 뛴다. 그러다가 체감상 1km는 천천히 가다가 갑자기 정신차리면 3km 넘어서 뛰고, 다시 4km까지 너무 힘들다가 마지막 4~5km 구간은 금방간다. 1월달에 시작한 한달에 100km 뛰기 프로젝트가 벌써 두번째 끝나간다. 이제 15km만 남았다. 금,토,일 모두 한번씩 뛰면 딱 끝난다. 그래도 내가 성실하게 지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물론 아직 100km를 다 하지 않아서 샴페인을 미리 터트리고 싶지 않다. 어쨌든 자기 관리겸 운동겸 기분전환겸 시작했는데 나름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자랑스럽다. 어떤 책에서는 습관으로 들이려면 66일이 넘게 해야한다고 한다. 이제 한 50일정도 되어가는데, 다음 달도 100km씩 뛰면 습관이 되지 않을까? 욕심이 더 생긴다. 이번 여름에 가볍게10km마라톤을 뛰고 싶다. 그 다음에는 하프 마라톤으로.

4. 처음 브런치며, 대학원생을 시작할때는 열의에 넘치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사람이 12시간씩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 적절히 중간에 쉬고,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참 중요하다. 물론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12시간씩 공부하는 것이다. 12시간 동안 공부를 해본 적이 사실 연구실 출근해서 한번도 없다. 물론 공부시간과 연구성과가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후회없이 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많이 버리고 놓고 온 줄 알았는데 난 아직도 욕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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