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어쩌면 고독을 기다리며."

프로젝트 한,글 : 하루에 글 하나 - 2025.1.10

by 설규을


IMG_9908.jpeg 2025.1.10. 카이스트에서

김 : 누구를 기다리는 건가.

이 : 지금은 커피의 맛이 우러나오기를 기다리지.

김 : 싱겁기는.

이 : 싱거워지지 않으려고 했지. 근데 나이가 들면서 좋았던 기억마저 잊혀지고, 젋고 열정 많을때 만들던 관계조차 끊어지니, 내가 마치 이 싱거운 커피 같아지는 것 같아.


....


김 : 나도 그래.

이 : 싱거운 사람 두 명이서 뭉쳐봤자, 더 싱거운 그룹이 되는거지 뭐.

김 : 싱겁다는 것은 순수해지는 것일수도 있지. 한때는 진했으니, 덜어내면서 순수해지는 것이지.

이 : 그건 자네나 그렇게 돼라.

김 : 난 이미 그렇게 됐어.


....


김 : 무엇을 기다리면서 살아야하는 것일까.

이 : 무슨 의미야.

김 : 죽음을 기다리면서 사는 건 당연한데, 그것 이외의 가치말이야. 이젠 나이가 들어서, 소설도 읽기 싫어. 그걸 읽다보면 내 젊음이 그립고, 내 열정이 그리운데 나는 완벽히 꺾였단 말이야.

이 : 자네는 이미 정신은 죽은 것 같구먼. 난 이제 일어나서 산책 좀 하겠네. 저기 가서 희망을 품고 고도라도 기다려야지. 자네는?

김 : 난 고도 대신 고독. 고독을 기다리며 그냥 앉아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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