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다시 읽어봤다.

by 설규을

분명히 좋아한다는 너의 말이 남아있는 편지를 다시 꺼내봤다. 그땐 서로에게 다정하게 말했던 거 같은데, 어쩌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하루를 보내면서 남아있는 순간마다 너가 생각난다. 같이 걷던 거리나, 같이 웃던 곳들 모두 다 생각이 난다. 헤어나오지 못 하고 있다. 덮어쓰기라도 해야할텐데, 혹은 덮어쓰기 하지 않더라도 멀쩡히 이 공간을 봐야할텐데, 그러지 못 하고있다.


그냥 힘이 든다. 너가 나를 응원한다고, 인생을 좀 즐기라고 하는 너의 말이 참 밉다. 이렇게 헤어질꺼면, 그런 말들은 하지 말지. 서운하다. 너무 서운하다. 이 이역만리 같은 땅에 나는 그대로 서있다. 헤어진 그때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봤다. 근데도 그대로다. 그냥 여기 선채로 그날 그 순간에서 있는 것 같다. 사실 아프다. 아파서 잘 못 움직이겠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언제쯤 너가 생각나지 않는 날이 올까.


일도 모르겠고, 사랑은 더 모르겠다. 혼자 있고 싶다. 난 바라는게 너 하나였는데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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