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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백이 Apr 21. 2021

딸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다르다.

(너도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될 거야)

 (딸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다르다.)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만 봐도 짜증을 내는 것 같고 화를 낸다. 

모든 것이 성에 차지 않고 마음에 안 든다. 딸이 하는 말 짜증이 늘어서 보기만 하면 화를 낸다고 한다.

“니들이 엄마 화를 내려고 만들잖아 ~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나절이 넘게 자고 부스스하고 나오고 하는데, 화가 안 나겠니?”    


나는 참을성이 없는 것 같다.

더 참아줘야 하는 건가? 지가 마음먹고 할 때까지 참아야 하나?        

성향이 엄마인 나하고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물론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 안 되겠지만, 엄마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여러 교육과 서적으로는 그냥 아이들하고 싶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라고 하지만 나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내 자식을 그냥 보고 기다릴 수 없는 게 엄마인 것 같다. 아니 나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인내력과 자제력이 부족함을 잘 알고 있다.  

      

2년을 약속하였다. 국가고시를 시험 보려고 학교 휴학까지 했다. 

1년이라는 시간은 나의 시간 속에서도 딸의 시간 속에서도 훌쩍 빠르게 지나가 버리고 우리 곁에서 도망가버렸다.  

   

도망간 시간을 엄마인 나는 안타까워하고 아까워하는데, 딸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언제인가 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너 21살이지? 작년에 20살이었지, 그러다 21살이 되었고, 그러다 30살이 되고 35살이 될 거고 40살이 되더라 그러더니 금세 엄마도 48살이 되더라~”

난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 딸은 피식 웃는다.

“왜 잔소리 같니?”

“엄마 원래 좋은 소리는 다 잔소리처럼 들리는 거야”   

     

매일매일 볼 때마다 화가 나서 잔소리를 하다가 다음 날 퇴근하고 올 때까지 결정을 하라고 했다. 차라리 공부하지 말던지, 할 거면 전주로 학원에 다니던지, 스스로 공부를 할 거면 원룸을 구해서 나가서 엄마 안 보는 곳에서 너 자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던지 결정을 해서 이야기 나누자고 결단한 것처럼 말하였다.  

  

나는 가끔 아이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하고 만다. 

“엄마 친구 딸은 방 구해서 나갔데, 집에서는 공부의 흐름이 깨진다고, 학원은 잘 안 맞고 혼자서 스스로 자기 주도 학습을 잘하나 봐”

아이들을 비교하는 난 속물이다. 어릴 때도 안 한다고 하면서도 늘 엄마 친구 딸은 하면서 비교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 같다.     

   

엄마인 내가 보는 기준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속도이다. 어떻게 하루 시간이 12시간일까? 

내 시간은 25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활동하는데, 우리 딸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언제쯤 우리 딸의 시간과 나의 시간의 초침이 똑같이 똑딱거릴지 궁금하다.    


딸이 아주 가볍게 독서실에 아침부터 가서 공부하고 온다고 한다. 

“네가 마음먹고 공부를 하려면 휴대전화하고 컴퓨터랑 유튜브 등하고 안 친해야 해”

이것도 잔소리일 것이다. 

난 딸을 못 믿는다. 독서실에 간다고 해도 아침마다 깨우는 일에 전쟁은 똑같이 시작될 것이고 나의 눈을 속이고 또다시 잠을 잘 것이다.

그래 속는 셈 치고 독서실 1인실이 있고, 집과 가까워서 밥도 먹으러 올 수 있고 끝나고 올 때 무섭지 않은 곳을 찾아서 문의 전화 후 바로 딸과 함께 방문하여 독서실 1인실을 카드로 한 달 독서실 사용료를 결재하고 왔다.    

방을 구하는 것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엄마 돈이 아까워서 독서실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 결정이든 저 결정이든 너에게는 이제 딱 1년의 시간만이 남아 있는 거야”

서로 휴학하는 날 하지 말라고 그냥 학교 다니면서 슬슬 하라고 했건만, 고집부리고 휴학하더니, 역시 시간이란 놈은 기다려 주지 않고 도망가 버리고 결과물은 없고 동영상 강의 결재해준 것이 강의를 한 번도 돌아가지 않은 것 같다. 나의 화는 점점 부글부글 용광로처럼 끓더니 자꾸 잦은 폭발음을 내었다.    

이 폭발음이 계속된다면  튀어나온 불덩어리들이 구멍 뽕뽕 뚫린 돌덩어리가 되어서 서로에게 상처만 더 남길 것 같다.    


그래 1년만 더 참아 보자 저도 나처럼 세월이 흐르면 알겠지, 나도 그 나이 때는 몰랐을 것이다. 알았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 되었을 것이다. 모든 일이 나의 마음먹은 것처럼 다 이루어진다면, 실패란 없을 것이다.     

기다려 보자 후회도 지 몫이고, 결과의 성과도 지 몫이니, 이왕이면 실패의 맛을 많이 봐서 자존감 떨어지지 말고 좋은 결실이 많이 맺어져서 더 큰 일 더 큰 꿈을 꾸었으면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 딸의 자존감은 내가 죽이는지도 모른다. 맨날 화내고 나무라고 늘 반성하고 고쳐야지 하고 집에 들어갈 때 기도를 한다. 화를 내지 않게 해 달라고 하지만, 신도 나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잠재우지 못한다.    

그래 오늘도  한 번 속아보자. 오늘도 한 번 믿어보자

딸도 알 것이다. 시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지나간다는 것을 시간이란 머리가 대머리란 것을 딸과 나의 시간의 속도가 같아지길 기다려 보자. 나의 속물근성도 버려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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