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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백이 Apr 15. 2021

봄 단풍을 아시나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색깔로~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듯 오지 않을 듯이 매서운 바람이 불던 겨울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매서운 겨울처럼 추운 날씨만큼 절대 안 떠나갈 것 같던 3월 코로나 역시 조금은 잠잠해지고 있을 때쯤~ 따뜻한 봄은 찾아오고 있었다.


언제쯤 따뜻해질까? 움츠리고 다니던 어깨에는 무거운 외투가 벗겨지고, 가벼운 옷차림이 되어가고 있을 때 땅속 밑에서는 많은 일을 하고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봄 단풍을 아시나요?

단풍 하면 가을의 울긋불긋 단풍만 기억하고 단풍의 명소 모든 산에서는 자태를 뽐내듯이 울긋불긋 예쁜 옷을 갈아입고 마음껏 뽐을 내면서 예쁜 화장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화려함을 구경하기 위해서 단풍 색깔의 울긋불긋 같은 옷을 입고 가방 하나씩 등에 메고 스틱 하나씩 들고 단풍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붐빈다. 그 시절이 그립다. 작년 가을에도 우리는 화려한 단풍 구경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향긋한 봄꽃 축제까지 포기해 가면서 코로나를 서서히 잠식시키고 있었다.    


 3월 초 코로나가 잠시 서서히 가면서 1년여 동안 개강과 휴강을 하다가 끝내는 열지 못하고 문들 꼭 닫고 있었던, 노인대학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어르신들의 활기찬 모습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오전 서너 시간 동안 만보 이상을 걷고 뛰었다고 한다. 슬리퍼 속 하얀 양말이 발바닥이 새까맣게 될 정도로 뛰어다닌 첫날~ 몸은 힘들어도 어르신들의 활기찬 모습과 움직일 수 있음을 감사해하는 모습과 오랜 방학으로 더 애틋한 만큼 서로서로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다는 열정은 우리 젊은 사람들 못지않았다.     


오랜만에 복지관이 북적거립니다. 노인대학의 개강을 축하하기 위해서 포토존 자리를 마련해 두고 한껏 뽐내면서 준비한 꽃을 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함께 흐뭇합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각자의 색깔과 각자의 방식대로 각자의 속도대로 움직이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봄도 마찬가지로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열심히 다지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연한 초록색 새싹을 피울 날을 환한 꽃을 피울 날을~    


 가을 단풍도 이쁘지만, 봄에 피는 싹 봄 단풍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초록의 싱그러움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으면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차를 타고 달리면서 산을 바라봐보세요. 같은 초록색이라도 각자의 색깔의 강도가 달라서 연한 초록, 진한 초록, 붉은 초록, 노란빛이 나는 초록, 나무들도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노인대학 개강의 행복감은 2주를 못 가고 다시 시작되는 코로나의 확산으로 또다시 긴 방학으로 이어졌습니다.  2주 동안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코로나가 사그라들길 기다려 보기 위해서 어르신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음에 만나자고~ 어르신들도 안타까워하고 선생님들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2주가 지나가기 전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 확산은 무기한 연기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서로서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색깔대로 조심하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계속된 안전 안내 문자가 울릴 때마다 우리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고 있습니다. 또 몇 명이나 확진자가 생겨났을까? 하는 마음에 모든 사람이 가슴이 내려앉을 것입니다. 75세 이상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기도 합니다. 백신 접종으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길~ 백신 접종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서 코로나 재난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게~     


재난문자를 바라본 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도민 여러분이 멈춰주시면 유행도 멈춥니다.]


정말 진심이 깃들여 있는 문자였기 때문에~ 

정말 우리는 이제 멈춰줘야 합니다.    

 

 점점 숨통을 조여 오고 있다는 자영업자들~

2달에 한 번 찾아뵙는 세대 방문 시 활동을 많이 못하여 쌩쌩하게 걸어 다니셨던 어르신들이 지팡이로 의지하면서 겨우 현관문을 열어주는 모습~

점점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파 오는 코로나 속 삶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를 고민하고 더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희망을 주는 햇살 담은 초록 나무

 화려한 색깔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편안함을 주는 봄 단풍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대로 열심히 뛰고 있는 여러분 우리 힘을 내면서 서로에게 휴식을 주는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분좋은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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