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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 남는 감동 영화 리뷰
영화를 보고 난 후 남은 잔잔한 삶의 잔상들.
by
임세규
Mar 7. 2021
한 편의 영화가 주는 잔잔함.
영화 속 그녀와 소년은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소년은 그녀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가 (마이클)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는 실오라기 하나조차 걸치지 않은 케이티 윈슬릿 (한나), 그녀의 순수한 눈빛이 그녀만의 매력을 발산한다.
독일의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는
영화 《The Reader》2008
. 의 원작이다. 우연히 도움을 받은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사랑은 점점 깊어간다. 한나는 마이클과 섹스를 하기 전 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
두 연인의 사랑은 사회적 도덕성을 넘어선 위험한 사랑이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소년과의 사랑이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그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아무 소식도 남기지 않고 떠난다.
소년은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았지만 그녀를 다시 만난 곳은 8년 후 법학도가 된 소년이 재판을 견학하기 위해 교수와 친구들과 앉아있던 방청석이었다.
홀로코스트 (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의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량학살). 나치 수용소의 감시원으로 일을 했던 그녀는 전범 재판 법정에서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 조차 모른 채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
자신이 맡은 일을 했고 그뿐이었다는 그녀의 항변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법정에서 역부족이었고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고 죄를 경감시키기 위해서 그녀가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야
하지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였을까.. 그녀는 차마 그 말을 하지 못한다.
마이클(소년)은 한나의 비밀(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법정에 알리려 했지만 끝내 하지 못한다. 결국 그녀는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그녀는 사면을 받던 날 스스로 목을 매고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녀가 남긴 유품에서 마이클은 그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이 실린 신문기사를 발견하고 눈물을 흘린다. 한나는 마이클과 나눈 사랑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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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Fiction)과 개연성 (Probability)은 우리에게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려주곤 한다. 영화나 소설책을 보는 재미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보고 싶어 하는 마음,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 할 수 없는 것들, 상상할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한 대리 만족과 현실에 대한 위로일 것이다.
돈이 많은 부자로 살고 싶고, 부조리와 맞서는 변호사가 되고 싶고, 세상의 악(惡)과 싸우는 영웅이 되고 싶고, 꿈꾸던 직업을 갖고, 세계 여행을 가보고 싶다.
케이티 윈슬렛.《타이타닉》의 여주인공이며 뱃머리의 영화 속 장면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녀가 좋다. 《The Reader》에서 보여준 그녀만의 순수한 매력은 내게 알 수 없는 묘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영화 《택시 운전사》에서 송강호의 명품 연기가 떠오른다. 팔베개를 하고 옆으로 돌아누워 흐느끼면서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하늘로 간 엄마의 옷을 붙잡고 울고 있던 딸아이를 보고 있으려니 미칠 것 같았다고..
1891년 에디슨이 영사기를 발명했지만 최초의 대중적 영화는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상영한 <기차의 도착>이다. 1950년대 이후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할리우드 영화가 세계 영화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시원시원한 액션이나 공포, 멜로도 좋지만 우리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담아낸 영화들이 더 좋다. 주말이 되면 누군가와 함께 신촌에 가고 싶다. 독립영화 한 편을 보고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다.
바쁜 일상의 삶은 잠시 생각할 여유조차 주지 않을 때가 있다.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바다가 주는 평온함을 간직하고 돌아오면 마음속에 필름의 한 장면이 남아 있는 것처럼 가끔 떠올려 본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후 남은 잔잔한 삶의 잔상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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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독립영화관 필름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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