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기타 연주를 잘할 수 있어요?

by 임세규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소리가 보인다.

기타는 오래된 친구처럼, 연인과 같은 애틋함을 지닌 채 음악과 함께 내 곁에 있다.

이승훈. 노래를 잘하는 고교 동창생의 이름이다. 성은 다르지만 유명 가수의 이름과 똑같다. 그가 '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를 부른다.

' 너는 장미보다~아름답진 않지만 ' 노래 가사와 소리가 허공에 한 바퀴 두 바퀴 작은 원을 그리며 날아오른다.


그때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소리가 보일 리 없다. 단지 그때의 강렬한 느낌일 뿐이다. 27년 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대강당의 무대 위로 조명이 켜지고 일렉기타의 리듬이 선명히 울려온다. 나는 나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티얼스, 진달래꽃, 두 달을 준비 해온 밴드 공연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동료들과 직장인 밴드를 결성하고 사내 각종 행사에서 연주를 한다. IPO(International Post Office ) 밴드에서 내가 연주를 맡은 기타 포지션은 세컨드다.

점심시간에 틈을 내어 꾸준히 연습을 한다. 어설픈 만남의 시작과 다듬어지지 않은 밴드의 순수함이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었고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가꾸어 간다.

여러 대가 함께 연주하는 기타는 내게 또 다른 울림 울 준다. 직원들이 모여 기타 하나씩을 들고 동그랗게 모여 있다. 직장 동료들이 통기타 동아리를 만들고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 저마다 학창 시절 기타 한 번쯤은 잡아 보았노라며 신이 난 얼굴들이다. 어느 부서 누구누구 소개를 마치자 동료가 묻는다

'' 기타를 언제부터 연주하셨어요?''

''스무 살이 되던 해 기타를 처음 만져본 이후 나를 위해 무엇인가 조금씩

해보고자 했고 그렇게 꾸준히 기타와

함께 했지요.''

'' 어떻게 하면 기타 연주를 잘할 수 있어요?''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잘 하든

못 하든 배우는 과정을 즐기셔요.

우리 모두가 잘하거나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잘하는 이들의 연주는 즐기면 되죠. ''


'' 하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함이 앞서다 보면 조금 하다가 한계를 느끼고 금방 포기하게 됩니다.''

'' 조금 서툴러도 악기 연주 하나쯤은 해야 할 이유를 찾아보세요. 막연하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자, 도부터 시작할까요? ''


오늘 우리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때로는 친구이며 연인처럼 다정한 기타를 연주한다. 동아리 이름은 ' 오아시스' 다. 퍽퍽한 삶 속의 샘물과도 같다는 의미라 한다.

27년을 함께 한 기타는 신나게 목소리를
내고 다음 연주를 기다린다. 그는 나와 너, 우리 곁에서 음악을 들려주고 목마른 삶에 단비가 내리는 이유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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