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짱뻬라고 부른다. 어깨에 걸치도록 만든 대나무로 만든 긴 장대 양쪽 끝에 균형을 맞춰 각종 짐을 매달고 산을 오른다. 1kg당 980원을 받는다. 전체 인원은 360명이다.
가벼운 것도 있지만 80kg 이상의 짐을 가지고 가야 될 때도 있다. 짐꾼이 나르는 품목은 다양하다. 관광객들의 물품과 중간중간 산장이나 휴게소에 필요한 식자재를 나르기도 한다. 만일 정상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산악 구조대 역할을 한다.
그들 중 여자 짐꾼들도 있다. 체중이 48kg인 여성의 어깨에 매달린 45kg 무거운 짐이위태위태하다. TV로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무게가 전해지는 듯하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초등학생딸과 함께 산을 오르는 어머니 짐꾼도 있다. 엄마 엉덩이를 툭툭 치며 걷는 철없는 아이의 모습이 애처롭다.
산 입구 평지에서는 짐꾼들이 무거운 짐을 어깨에 걸친 채로 뛰기까지 한다. 산이 워낙 험해서 오후 2시가 되면 하산을 금지한다고 하니 제시간에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 뛴다.
5시간의 여정 동안 온몸은 땀으로 범벅된다. 산장에서 쓰는 휘발유를 운반하는 짐꾼은 냄새에 어지럽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들중 할아버지, 아버지를 이어 짐꾼을 대대로 물려받는 이들도 있다.어쩌면 숙명처럼 피할 수 없는 운명 같기도 하다.30년 동안이나 산을 오른 짐꾼은 참 대단하다. 마을 청년들은 대나무에 물통을 매달고 달리는 연습을 한다. 매년 9월이면 짐꾼 자격시험이 있기 때문에 체력을 키운다.
유튜브로 극한직업 태국 짐꾼 편을 보는 내내 여러 생각이 오고 갔다. 푸 끄라등 산은 누군가에게 인생의 추억을 담고 가는 산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힘들어도 돈을 벌기 위해 인내를 하며 매일 같이 올라야 하는 산이다.
푸끄라등 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짐꾼으로 살아야 한다는 걸 당연히 받아들이 청년이 있다. 할 수 있는 일이 짐꾼밖에 없어서 해야 한다는 청년도 있다. 배움의 기회도 쉽지 않고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 시스템을 잘 갖추지 못한 태국의현실이다.
얼마 전 통계청이조사한 우리나라 인력부족률 자료에 의하면 농림어업직 다음으로 음식 서비스직에도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한다.
매장마다 구인난으로 아우성이다. 20.30인구수가 전반적인 감소에다가 힘든 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다. 자영업자는사람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이처럼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 키오스크 ( 무인 주문기)는 일상이 되었고 서빙이 필요한 음식점은 로봇이 사람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추세다.
농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하루 일당 18 ~ 20만 원을 불러도 일할 사람이 오지 않는다. 그나마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 가을 수확철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다. 태어나고 자란 자국에서 돈을 벌고 살아가는 게 행복한 삶이다. 그러나 만일 푸끄라등 짐꾼이 우리나라 농촌에 와서 일을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상대적으로 짐꾼 일보다 쉽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으니 한국으로 앞 다투어 오려할 거다. 물론 우리 농촌일이 힘들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태국 짐꾼에 비하면 말이다.
지구상의 각 나라들마다 극한 직업은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각자에게 놓인 환경과 상황이 다르지만 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힘들어도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고 있기에 우리 사는 세상이 그래도 돌아가는 거 아닌가..
남편과 사별 후 딸아이 둘과 함께 사는 어머니 짐꾼은 가냘픈 몸에 오늘도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