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 줄이고, 여행은 간다

2025년 사회조사가 보여주는 한국 가계의 진짜 얼굴

by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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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사회조사 결과를 한 장씩 넘겨보면, 숫자 사이로 요즘 한국 경제의 공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겉으로는 "버틸 만하다"지만, 속으로는 "내 몫은 내가 알아서"라는 체념 섞인 긴장이 깔려 있습니다.


1. 내년 살림은 '그대로일 것' 54%, 좋아질 것 27%


먼저 가계 전망입니다. 내년 우리 집 재정상태가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4.0%, "좋아질 것" 27.0%, "나빠질 것" 19.1%입니다. 수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좋아질 것'은 2021년 23.5%에서 꾸준히 올라왔고, '나빠질 것'은 20%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이 구조를 뒤집어 보면, 다수는 "경기 회복"이 아니라 "저성장에 적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체감경기는 나빠질 것 같지는 않지만, 소득이 뚜렷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L자형 성장'에 익숙해진 심리, 그 위에 얇게 덧칠된 소극적 낙관이 현재 가계의 기본 정서입니다.


2. 가장 먼저 줄이는 건 외식·의복·문화비


이 심리는 소비 패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우선적으로 줄일 지출 1순위는 여전히 외식비(67.2%)입니다. 그다음이 의복·신발비(43.1%), 식료품비(40.4%), 문화·여가비(39.6%)입니다.


특징적인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식료품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40%를 넘는다는 점입니다. 이미 물가가 충분히 오른 상태에서, 이제는 장바구니까지 조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입니다. "필수지출이라 줄이기 어렵다"던 영역까지 절약의 대상이 됐다는 뜻입니다.


둘째, 연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2023년보다 감소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이미 최대한 아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더 줄이고 싶어도 줄이기 힘든 비용'이 생활에 고정비로 박혀 있다는 거죠.

20대 이상이 여가활동에 불만을 느끼는 1순위 이유가 "경제적 부담"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시간보다 돈이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휴일에 시간을 내도 지갑이 허락하지 않는 여가, 이것이 2025년 한국인의 일상입니다.


3. 그런데 여행 경험률은 최고치


흥미로운 역설도 있습니다. 국내관광 경험률은 70.2%, 해외여행 경험률은 31.5%로, 팬데믹 이전을 이미 넘어선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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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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