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고환율 시대,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새로운 숙제

경상수지 흑자가 더 이상 원화 강세를 보장하지 않는 이유

by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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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34억 7000만 달러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과거 같았다면 원화 가치가 올라야 정상인데, 오히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경상수지 흑자=원화 강세'라는 전통적인 공식이 깨진 것입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벌어들인 달러가 다시 빠져나가는 구조


답은 금융계정에 있습니다. 같은 기간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등 금융계정에서 809억 9000만 달러라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경상수지로 벌어들인 달러가 거의 전액 해외로 빠져나간 셈입니다.


이제 환율의 향방은 '얼마나 벌었나'보다 '돈이 어디로 움직이나'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이 외국인 투자가 아닌 내국인 해외 투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언급한 배경입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거주자 해외 증권투자액은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액의 약 3.4배에 달합니다.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외투자 목표를 채우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달러를 추가로 매수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비스 수지 적자 확대까지 더해지며, 달러 유출 구조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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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의 귀환과 정치적 불확실성


구조적 국내 요인만큼이나 강력한 것이 글로벌 달러 강세입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5.25~5.5%로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세계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관세 및 감세 정책 시행으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까지 커지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느리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일본의 초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저 심화, 중국 경기 둔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자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지수와 디커플링 현상까지 보이며, 대내적 요인의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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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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