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00달러 시대, 시공사 공사비는 얼마나 뛰는가?
1973년 10월 16일, 아랍 산유국들이 원유 공시가격을 배럴당 3달러에서 5달러로 7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석 달 만에 가격은 11달러를 넘겼다. 세계는 그 사건을 위기의 원인이라 불렀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이후 밝혀낸 것은 달랐다. 제1차 오일쇼크는 서방 산업경제에 이미 내재된 구조적 취약성이 표면으로 드러난 계기였다. 산이 무너질 때 사람들은 마지막에 굴러 떨어진 돌멩이를 탓하지만, 균열은 그 전부터 시작돼 있었다.
2026년 3월, 브렌트유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중동 주요 생산국의 수출이 막혔다. 재개발 추진위 사무실마다 같은 질문이 쌓인다. "이번엔 공사비가 얼마나 뛰나요." 중동 보도가 나올 때마다 시공사 견적이 올라갈 것이라는 불안이 번지고, 조합원들은 사업비 시뮬레이션을 다시 꺼낸다.
1973년의 교훈이 2026년 재개발 현장에 다시 묻는다. 지금 우리가 주시하고 있는 유가가 진짜 원인인가, 아니면 그 뒤에서 작동하는 구조를 드러내는 신호인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이 2022년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때 주거용 건물 생산비는 약 0.142% 오른다. 일반 토목은 공종에 따라 0.144에서 0.443% 수준이다. 브렌트유가 80달러에서 100달러로 25% 오를 경우 주거용 건물 기준 직접효과는 약 0.36%다. 평당 공사비 900만 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당 약 3만 2천 원의 상승이다.
그러나 유가는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장에 실제로 가해진 충격은 유가, 유연탄,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위기였다. CERIK은 이 전쟁형 복합충격 국면에서 건축물 약 1.5%, 일반 토목 약 3.0% 수준의 원가 상승 압력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평당 900만 원 기준으로 적용하면 약 13만 5천 원이다. 유가 단독 직접효과의 네 배가 넘는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을 기준으로 2025년 1월 133.28까지 올랐다. 통계 발표 이후 최고치였다. 이 상승을 유가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자재비, 노무비, 환율, 공급망 교란이 층층이 쌓인 결과다. 2023년 주택 누적 착공물량이 전년 대비 약 11만 가구 감소하면서(2023년 기준) 수요 압박이 일부 완화됐지만, 공사비 지수의 상승 추세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유가는 이 체인의 도화선이었다. 그 뒤에서 작동하는 연쇄가 공사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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