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차이즈의 구조와 착취적 리스크에 대하여
"본사는 로열티를 챙기고,
가맹점은 리스크를 떠안는다.
이것은 파트너십이 아니라 하청구조다."
-.존 고든(John Gordon), 美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 점주는 하루 14시간씩 쉼 없이 일한다. 아르바이트 4명을 두고 있음에도, 근무 시간은 법정 기준을 훨씬 넘긴다. “이럴 바엔 알바를 하지, 점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 업계의 자조로 떠오른 지 오래다.
2025년 1분기, 국내 편의점 업계 영업이익은 최대 40% 하락했다. 점포 수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물가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고정비 부담은 점주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반면 본사는 안전하다. 식자재 공급, 로열티 수익, 마케팅 비용은 온전히 본사 몫이다. 구조는 기형적이고, 책임은 일방적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마찬가지다. 백종원 브랜드는 '빽다방'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등으로 시작해 수십 개 브랜드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진다. 그 생멸의 중심에서 고통받는 것은 언제나 가맹점주다. 이들이 마루타인가? 아니면 무능력한 선택의 결과인가?
미국 프랜차이즈 전략가 마크 지글러(Mark Ziegler)는 이렇게 말한다.
"브랜드 수명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점주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브랜드는 실험이 아니라 약속이어야 한다."
국내 본사는 브랜드 수명을 상품처럼 다룬다. 초기 입점 시 대대적 홍보와 교육, 수개월 뒤에는 관심 없음. 점주가 고통받으면 ‘경영 미숙’을 탓하며 본사는 발을 뺀다. 실상은 브랜드 전략 실패다. 유행을 쫓는 컨셉 남발, 표준화되지 않은 메뉴 운영, 지역상권 분석 없는 확장이 문제다.
인건비·매출 리스크: 본사는 일절 부담하지 않지만, 가맹점은 100% 감당합니다.
브랜드·로열티: 본사는 브랜드 사용료로 수익을 얻고, 가맹점은 이를 비용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식자재 구매: 본사는 유통 마진으로 수익을 얻고, 가맹점은 지정된 식자재를 반드시 구매해야 합니다.
이 구조는 자율이 아니라 강제다. 시스템은 ‘자영업’이 아니라 ‘제한된 하청’이며, 가맹점주는 사실상 수익은 제한되고 리스크만 떠안는 구조다. 프랜차이즈라 부르기 민망하다.
해외에선 다르다. 미국 유명 브랜드 ‘서브웨이(Subway)’의 경우, 점주 수익률 하락 시 로열티 일부를 면제하거나, 본사가 직접 물류조정에 나서기도 한다. 일본의 ‘로손(LAWSON)’은 본사와 점주 간 이익공유 모델을 개발 중이다. 점주가 망하면 본사도 망한다는 ‘공생’ 개념이 확립된 것이다.
근본적 대안은 단순하다.
1.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 매출 규모 대비 고정비 부담이 과도한 업종에는 인건비 현실화를 유도해야 한다. ‘일괄인상’은 무책임한 처방이다.
2.로열티 수익 분배제 도입
– 본사가 공급 마진 외에 로열티 수익을 점주와 일정 비율로 공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생존 공동체가 되지 못하면, ‘가맹’은 기만이다.
3.브랜드 신설·폐지 시 공개 보고 의무화
– 브랜드 런칭과 철수, 수익률, 본사 수익 모델을 외부에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실험 브랜드’ 남발을 견제할 수 있다.
오늘도 수많은 점주가 ‘사장님’이라는 간판을 달고 실제로는 ‘직원보다 더 혹독한 삶’을 살고 있다. 고정비, 인건비, 마케팅비를 모두 부담하면서도, 결정권은 없다. 사업가가 아니라 ‘고위험 직원’일 뿐이다.
진짜 자영업은 ‘자율성’과 ‘결정권’이 수반돼야 한다. 그게 없다면, ‘프랜차이즈’라는 간판은 기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