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와事의 갈림길, 우리는 어디에 서있나?

중용의 덕을 잃고 돈만 좇는 시대, ‘사(士)’의 참뜻을 다시 묻

by 김선철
ChatGPT Image 2025년 8월 8일 오전 10_44_51.png


士와 事, 한 글자 속 서로 다른 뿌리


‘사(士)’와 ‘사(事)’는 같은 소리를 내지만 태생부터 분화된 글자다. 士는 고대 중국에서 지식과 덕을 갖춘 선비 계급을 뜻했다. 인격을 앞세운 학인이자 사회적 지도층이었다. 반면 事는 나라가 맡긴 임무‧사건을 가리켰다. 국가 권한을 위임받아 공적 업무를 처리하는 자, 즉 판사‧검사 같은 사법직이 여기에 해당한다.

시간이 흘러 현대 한국 사회에선 士가 전문 자격인의 상징이 됐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따면 바로 민간 시장에서 개업하거나 취업할 수 있다. 개인의 이름으로 경쟁하고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 만큼, 시장 논리가 그들을 지배한다.




‘선비의 길’은 어디로 갔나


‘士’(선비 사)는 본디 중용(中庸)의 덕을 몸으로 실천한 지식인을 뜻했다. 그러나 2025년 오늘, ‘○○사’ 자격증 간판이 한 해 수만 장씩 쏟아지는 현장은 ‘덕목’보다 ‘단가’가 화두다. 실제로 2020~2025년 사이 변호사 징계 건수는 746건으로 급증했고, 제명·정직 수준의 중징계도 매년 늘고 있다. 징계 사유 1위는 다름 아닌 ‘광고 규정 위반’—수임료 경쟁에 밀려 품위 대신 홍보를 택한 결과다.


우리 시대의 ‘선비 사’들은 법복 대신 브랜딩에, 청렴 대신 수익 모델에 더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 “연봉 1억 원 컷”을 넘기 위해 부당 광고, 이해충돌 수임까지 무리하다가 결국 제명(除名) 선고를 받는 사례가 해마다 기록을 경신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선철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1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8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8화보험 사기, 내 돈 빼가는 숨은 세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