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40년—공급의 질서, 수요의 현실, 그리고 미분양 해소 로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적막이 내려앉았다. 바닥 안내판엔 ‘벤처’, ‘IT’, ‘물류’가 뒤섞여 있고, 유리문 너머엔 닫힌 사무실과 임대문의 스티커가 번들거린다. 이 풍경은 한 도시의 조각이자, 지난 40년 한국 산업입지 정책이 남긴 흔적이다. 본래 ‘아파트형공장’으로 태어나 지식·정보 기업까지 담아내는 ‘지식산업센터’로 이름을 바꿨지만, 지금 이 건물의 빈칸은 우리에게 묻는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
지식산업센터는 1970~80년대 대도시 소규모 제조업의 집적과 무허가 작업장의 양성화를 위해 시작된 ‘아파트형공장’에서 출발했다. 2010년 법 개정으로 공식 명칭이 ‘지식산업센터’로 바뀌며, 제조업뿐 아니라 지식산업·정보통신산업과 각종 기업지원시설을 함께 수용하는 도심형 산업공간으로 재정의되었다.
현행 법체계에서 지식산업센터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과 그 시행령이 요건을 규정한다. 핵심은 ①지상 3층 이상 집합건축물, ②공장·지식산업·정보통신산업 사업장 6개 이상 입주 가능, ③지상층 바닥면적 합계가 건축면적의 300% 이상(예외 있음)이다.
입주 가능한 업종과 지원시설의 범위도 대통령령에 정해져 있다. 산업단지 안팎에 따라 인정 절차가 다르고(관리기관 vs. 지자체장), 지원시설 면적 상한(일반적으로 30% 범위 내, 산업단지 내·복합구역 등 경우별 차등 규정)이 적용된다.
1990년대 이후 도심 제조의 재배치와 서비스화에 맞춰, 지식산업센터는 ‘도심형 산업입지’의 유력한 그릇으로 떠올랐다.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예외 범주(첨단·도시형 산업 등)와 각종 인·허가 간소화, 세제(취득세·재산세 감면) 및 금융여건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며 2000년대 이후 승인 건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2021년 4월 기준 전국 1,235개 중 약 81%가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세제 측면에선 지방세특례제한법이 일정 요건의 지식산업센터 취득세·재산세 경감(2025.12.31.까지 등)을 규정하며 입주 유인을 제공했다.
금융 측면에선 저금리·완화적 대출 관행이 수요를 자극했고, 분양시장에선 중도금 무이자·고LTV에 근접한 관행이 ‘수익형 상품’으로서의 인기를 키웠다.
문제는 ‘산업활동의 그릇’이 ‘수익형 분양상품’으로 과도하게 전환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지원시설의 상업화: 산집법상 허용 범위를 넘어선 과밀한 상업·근생, 레저 기능이 도입되며 산업활동 지원이라는 취지에서 이탈. 지자체·관리기관은 지원시설 비율을 엄정 적용해야 하나, 해석과 집행의 편차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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