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p의 야구일기 - 24 -

[SK wyverns]

by Silp

<Review>


저번 주에는 개인적인 일정으로 경기를 주말에 몰아서 보았다. 롯데 원정에서 3연패, 엘지 홈에서 3연승으로 다시 5할에 복귀하면서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한 경기들이었다. 특히 롯데와의 경기는 양팀 다 불펜의 불안감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정말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경기적인 측면으로 넘어가서 선발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저번에 예상한 대로 불펜의 과부하로 인한 불펜의 부진이 보였다. 롯데 선수들이 잘 친 것도 있지만, 불펜 투수들이 지친 모습을 보여주면서 구위가 떨어진 것이 컸다. 힐만 감독은 최대한 불펜 투수를 아끼면서 시리즈를 치르려 하였지만, 롯데 타선이 상승세를 타면서 쉽게 막을 수 없었다. 계속된 출루로 신인급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힘들었고, 타자들이 잘 해줘서 동점, 역전을 만들었기 때문에 상황상 더욱이 기회를 주기 힘들었다. 채병룡 선수가 체력 문제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서진용 선수는 부진과 부상으로 제외된 불펜은 전적으로 박희수 선수가 책임을 져야 했다. 하지만 박희수 선수가 체력이 저하된 듯 제구도 안되면서 밋밋한 공이 안타가 되어버렸다. 물론 타자가 정말 잘 쳤지만 박희수 선수의 페이스가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젊은 투수 김찬호, 허건엽 선수가 최근 등판 기회를 얻게 되었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면서 힐만 감독이 차근차근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패하는 동안 힐만 감독이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세 가지 관점을 통해서 보면

1. 연패하는 동안 변화를 강조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감독들 대부분이 연패를 하게 되면 1군과 2군의 잦은 엔트리 변화로 반전의 기회를 얻으려고 한다. 변화된 엔트리와 작전은 팀의 컬러를 변화시키고, 기존의 승리하던 방식을 벗어난 방식으로 승리하려고 노력했다. 만약 성공한다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연패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팀의 장점을 계속 살리는 방향으로 연패를 받아들였다. sk 선발 투수들이 비교적 긴 이닝을 던져주기 시작하면서 불펜의 과부하를 점차 줄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의 구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타자들이 점수를 내도 실점을 계속하면서 경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힐만 감독은 타자들의 페이스가 상승세임을 생각해 타자들에게 이전과 같은 적극적인 스윙을 강조하였다. 비록 게임은 졌지만, 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가지고 엘지와 경기를 할 수 있었고, 로맥, 한동민, 정진기, 최정 선수들의 홈런 페이스를 이어가게 만들었다. 불펜 활용을 정상화 궤도로 만들기 위해 무리해서 선수들에게 긴 이닝을 강조하지 않았으며, 신인급 선수들에게도 등판의 기회를 주면서 엘지와의 경기를 준비했다.


2. 선수들의 탓을 하지 않았다.

앞의 부분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힐만 감독은 절대 연패의 책임을 팀, 선수에게 두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연패를 하면서 팀이 보여준 장점을 보고, 그 장점을 살리는 것을 강조하였다. sk와 롯데의 난타전 속에서 어느 쪽 타자들이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만드느냐의 싸움이었다. 역시 sk는 홈런의 팀답게 홈런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한동민 선수가 중요할 때 장타를 날려주면서 sk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힐만 감독은 한 가지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게 대타 기용이었다. 경기 후반부에 대수비, 대주자를 하면서 선수를 교체하였고, 중요한 상황 승부처에서 대타 기용의 카드를 좀처럼 쓰지 않았다. 이는 선수를 믿음과 동시에 다음 경기에 대한 포석이라고 보았다. 휴식을 준 선수에게 쉬면서 경기력과 체력 회복을 요구하는 것과 선발이 된 선수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면서 페이스를 유지하거나 떨어진 페이스를 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롯데전에 이어 엘지전에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것을 알 수 있다.


3. 경기 운영에 있어서 급하지 않았다.

현재 sk에 관련한 얘기에서 힐만 감독에 대한 불만이 여러 차례 나오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게 선수를 보는 안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힐만 감독은 아직 우리나라 1군 선수를 본 것이 6~7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물며 2군 선수들까지 체크할 시간이 부족하다. 전적으로 2군 감독, 코치, 프런트를 통해 선수단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 만약 힐만 감독이 sk를 감독한 지 2~3년째인데 새로운 선수를 키워내지 못한다면 맞는 지적이지만, 현재 이런 지적을 한다는 것은 단지 감독을 욕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박승욱, 서진용과 같은 선수는 현재 실패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진기, 조용호 선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작년에 기회를 못 받던 김동엽 선수도 필요할 때 장타를 날려주면서 핵심 플레이어가 되어있는 걸 보면 힐만 감독에게 시간을 더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대교체와 더불어 유망주 육성을 기존의 선수들과 융합을 시키면서 조금씩 기회를 주려는 시도인 것이다. 성급하게 유망주 선수들을 1군에 올려서 좋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면 이후 팀에서 기회를 주기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당장의 우승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2~3년의 육성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것을 통해 유망주를 육성하려는 팀의 방침에 따라 힐만 감독도 급하지 않게 천천히 팀을 준비해 가고 있다.

선수들에게 휴식일을 주면 그 경기에서 전적으로 빠진다. 이는 한 시즌을 준비하는 데에 컨디션이나 체력을 위한 힐만 감독의 전략이다. 투수가 안정화되지 못했지만 연투를 지양하고 많은 투구 수를 던진 다음에는 무조건 휴식을 주었다. 또한 급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바꾸거나, 퀵후크를 통해 불펜의 소모를 늘리려고 하지 않았다. 타자들도 다음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게 되는 선수는 대타, 대주자로 기용하지 않는다. 지고 있는 경기를 억지로 이기기 위한 작전이나 변화를 주지 않고, 선수들의 능력 안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한 시즌으로 보면 현명한 선택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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