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D+110 2015. 1. 3. (토)
ㆍ 하루하루는 빨리 가는데 큼지막한 덩어리는 잘 안 간다. 벌써 전입 온 지 두 달이 지난 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앞을 내려다보면 암담하다.
ㆍ 얼굴에 근심과 걱정이 가득한가 보다. 행정보급관님이 지레 추측하셔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대부분 해 주시는 조언들은 추상적이긴 한데, 내 상황에 구체적으로 들여 맞혀 보면 꼭 들어맞을 때가 많다.
핵심을 보는 눈이 대단하시다.
여하튼 오늘을 즐겁고 또 행복하게 살자.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은 덜어놓고 사는 것도 아주 좋은 것 같다.
ㆍ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글을 쓰고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개인 브랜드 HOW'나 내 블로그 방문자 수에 신경이 가는 것을 보면 '내 글'에 대한 욕심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아리스토 텔레스가 이야기했던 '토피카'를 쌓게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
ㆍ 군대에 들어가면서 먹었던 마음, 꽤나 많이 잃은 것 같다. 많은 성장을 기대하며 들어온 이곳에서 더욱 정진해야겠다. 하루에 1시간 이상을 꼭 나를 위해, 열린 배움터를 이용하도록 하자. 한자 자격증, 한국어 능력 평가 자격증 꼭 따서 후회 없는 군 생활 보내자. 핀잔을 안 받으려면 '내가 이 일을 해도 될까?'를 생각하자. '안 된다'라는 판단이 서면 과감히 버리자.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사나이가 되도록 하자.
ㆍ 출타하는 꿈을 꿨다. 내 몸은, 간절히도 사회를 바라고 있나 보다.
입대) D+115 2015. 1. 8. (목)
ㆍ 요즘 다시 느낀다. 연륜의 힘을 절대 무시 못 한다는 것을. 역시 감히 볼 수 있는 어른은 없다. 확실하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정말 크게 다친다. 현명한 사람이 왜 과거를 잘 반성하는지 알 것 같다. 더욱더 현명할 수 있도록 겸손하게, 나를 낮추어서 사람을 사랑해야겠다.
입대) D+116 2015. 1. 9. (금)
ㆍ 드디어, 첫 외박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너무 기분이 좋다. 사회에서의 3박이라니. 말로만 무수히 내뱉었던
"집에 가고 싶다." 했던 것이 진짜로 이루어지기 직전이다. 후유증이 약간 걱정되기는 하지만, 주어진 기회
열심히 놀아야겠다.
ㆍ 첫날 나가자마자부터 지용이 형을 볼 것 같다. 서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으니, 난 참 운이 좋은 젊은이다. 어쨌든 지용이 형을 시작으로 가족ㆍ친구ㆍ친지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너무 좋다. 빨리 일요일이 왔으면 좋겠다.
ㆍ 이제는 웬만하면 혼날 일은 없는 듯하다. 친하고, 편안하게 대해 주시는 선임분들도 있고, 하루하루 열심히
또 즐겁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수한 깨달음을 주는 이곳에서, 더욱더 성장하는 나 자신이 되기를 기도한다.
ㆍ 깨닫는 것들이 무수히 많지만, 그중 하나가 '표현 앞에 장사 없다.'이다. 나 혼자 아무리 앓아도, 타인에게 표현하지 않다면 그것만큼 헛수고가 없는 것을 느낀다. 김기철 상사님이나, 본부 중대장님이나 선임이나 여타 다른 동료들에게 더욱 표현하니 진심이 통하는 것 같다. 되도록이면, 상대의 좋은 점을 정확히 캐치하고, 그것을 더욱 부각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청년이 되어야겠다.
ㆍ 뿌리가 강하면 흔들리지 않는 법. 앞으로 기초가 탄탄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입대) D+117 2015. 1.10. (토)
ㆍ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그대여.' 내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이다. 참 아름다운 문장이다.
ㆍ 어반자카파 4집이 나왔단다. 언젠가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ㆍ 내일 드디어 휴가, 설렌다.
입대) D+121 2015. 1.14. (수)
ㆍ 신병 위로 외박을 다녀왔다. 죽고 싶다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 새삼 느낀다. 사회에서의 며칠은 정말 꿈같다. 꿈을 꾸었듯 허탈했고, 행복했고, 빨리 지나갔다.
ㆍ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사람들을 많이 만날걸, 부지런히 움직여서 하고 싶었던 일 다 할걸, 그것도 아니라면 보고 싶었던 '더 지니어스'나 '무한도전'이라도 마저 다 볼걸. 여태까지나 미뤄 놓았던 포스팅이나 마저 더 할걸. 무척이나 후회가 많이 남는다.
ㆍ 오자마자 경계근무라니, 너무 잔인하고 정말 최악이다. 거기에 내일 전투준비 태세까지 한다면 진짜 울고 싶을 듯하다. 3박 4일의 신병 위로휴가는 3.4초처럼 지나간다는 게 정말 실감이 난다.
입대) D+125 2015. 1.18. (일)
ㆍ 군 생활을 시작한 지 18%가 지났다. 모든 인원들이 손꼽아 전역을 기다리는데, 멀리 나 있는 전역을 벌써부터 꼽는다는 건 의미 없는 것 같다. 시간이 빨리 가기를 기대해 본 적이 살면서 있긴 했었을까. 구속의 힘이 무섭기는 한가 보다. 자유와 독립의 가치, 그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양이다.
ㆍ 한동안 잠잠했던 눈이 또다시 내린다. 모 간부의 말에 의하면 '악마의 똥'이 내린단다. 오늘 밤에는 '대설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똥을 자꾸자꾸 싸주시려나 보다.
ㆍ 그래도 제설하면서 처음으로 '눈 결정'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야 보일 줄 알았는데, 육안으로도 결정이 생생하게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각기 제각각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눈 결정은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닮았다.
ㆍ 앞으로 한자 공부를 조금씩 했으면 한다. 조금씩 쌓이고 또 쌓이다 보면 실로 엄청난 결과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ㆍ 외박을 이용해서 '여름 산타'라는 봉사 프로그램을 참여하려 한다. 약자의 입장에서, 더욱 약자는 살필 줄 아는 안목 있는 청년이 될 수 있기를. 더불어 더 좋은 사람을 만나 볼 수 있는 참신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입대) D+131 2015. 1.24. (토)
ㆍ 2015년의 1월도 약 1주일 밖에 안 남았다. 딱 한 달 전만 해도 한성 대성당에서 정연우 병장님과 말차 이야기를 했었는데, 멀게만 느껴졌던 그날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고 어렴풋이 예상했던 혹한기 훈련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힘들지만, 짬도 차고 조금씩 시간이 타들어 가기 시작한다.
ㆍ 오합지졸 3중대는 아직도 독립성이 없다. 더욱 열심히 배우고, 알아서 할 줄 아는 어느 중대에서 뒤지지 않는 중대로 만들고 싶다. 더욱 노력하는 1인 T.O. 행정병이 되어야겠다.
ㆍ 혹한기 훈련이 마무리되면 잠시 잊고 있었던 한자 자격증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거기에 매일 '한글'에
매달려있으니 한글 자격증 취득도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하다. 한자ㆍ컴퓨터 자격증 꼭 따고 전역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게다가 블로그 글 게재도 저변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연극에서 책으로, 영화로, 이제는 '문화'를 논하는 눈을 기르고 있다. 시선의 성숙함을 기르는 청년이, 청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입대) D+138 2015. 2. 1. (일)
ㆍ 혹한기 훈련이 끝났다. 원래는 영상의 온도를 웃돌 것이란 말을 듣고 '따뜻하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막상 혹한기 훈련 당일이 되니 꽤 쌀쌀해지더니 영하 10도를 맴돌았다. 아직 별로 아는 것이 없는 우리는 훈련에서도 대부분 견습으로 끝났고 행정 계원인 나는 진짜로 밥만 타주다 끝났다.
체감 각도는 거의 45˚되는 산 중턱에 무거운 밥을 가득 싣고 옮기는 건 힘든 일이기도 했지만 처음 텐트에서도 자보고 Hot pack도 터뜨려 보고 또 밤에 누워서 오순도순 나누었던 전우들과의 대화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ㆍ 며칠 전부터 보민이에게 편지가 많이 온다. 정말, 보민이는 착해도 너무 착한 것 같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온다. 이렇게도 속이 깊은 아이를 만나다니. 나도 참 복이 많은 듯하다. 앞으로도 서로 도움이 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ㆍ 단조로운 군대 생활, 그중 특별함을 찾는 나. 이루고 싶은 그 어떤 것. 변하지 않는 몸짓에 뻗어보는 손짓. 이상향을 향한 두드림, 견디고 싶은 나.
군 생활 20%가 지났다.
입대) D+139 2015. 2. 2. (월)
ㆍ 어제 일기에서 하나 빼먹을 게 있는데, 밥을 타다 주러 갈 때면 1.25톤 트럭을 타고 갔었다. 그런데 적재된 짐에 가림막까지 쳐진 트럭 화물칸에 타고 갈 때는 '팔려가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을 했다.
ㆍ 2월이 되면 바로 한자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을 하긴 했는데 마음만 먹었지 또 미루기 시작한다. 이놈의 게으름 병, 언제쯤에야 나으려나.
ㆍ'남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었다. 책을 받으며 느낀 점이 있다면, 매력 없는 일을 도맡았다간 큰 코다친다는 것, 괜히 욕심에 눈이 멀어 한 도전에는 후회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입대) D+154 2015. 2.17. (화)
ㆍ 첫 외박을 다녀왔다. 쓰고 싶은 게 많다.
일단 현지를 만났다. 같이 술도 마셨다. 말도 안 돼, 현지랑 같이 술을 마실 날이 오다니. 그리고 오랜만에 현지와 대화를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대화다운 대화를 해 본 적이 있었나. 서로 알고 지낸 지는 꽤 되었지만 사실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르고 있었다. 내가 지금 현지의 상황을 겪어보지 못해서 그녀의 심정은 100% 이해하진 못하지만 내가 했던 고민들을 온전히 다시 하는 그 친구를 보며, 세상에 대해 이해하려 발버둥 치는 모습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우리는 이상하고도 신기한 관계다. '인연'이라는 것이 진짜 있긴 있는듯하다.
ㆍ 경주 집에 갈 때 '공수기'를 이용해서 갔다. 비행기를 타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른 속도감에 놀랐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30분이면 오다니, 놀라운 속도이긴 하다.
ㆍ 오랜만에 집에 갔는데 부모님,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이야기라도 조금 나눌걸. 약간 후회가 남는다. 고향까지 내려가는 2박 3일은 너무나도 짧은 것 같다.
ㆍ 첫 외박을 이용한 첫 봉사활동 '여름 산타'. 원래 아기부터 시작해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내게 적성도 꽤나 맞는 것 같다. 1회 친목모임에 1회 봉사인 프로그램도 꽤나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나는 요리를 완전, 또 아예 못하기에 괜히 짐만 되는 건 아닐까. 사실 어제 했던 요리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대파, 고추 손질만 좀 하다가 잠시 아이들과 피구 하며 놀다 보니 어느덧 음식이 다 되어있었다.
복귀 시간이 임박해서 만든 음식을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하고 바로 왔다. 짐을 '도심 속 창고'라는 곳에 맡기려고 했으나 지도에는 나와 있어도 도저히 찾을 수 없기에 캐리어 끌고 복귀했다. 구멍가게에 일단 맡기긴 했는데 이를 어찌해야 할지.
ㆍ 그전에 준서 형에게 너무 고맙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는 등 모든 것을 도와주셨다. 서울에서 아는 사람이 생기다니 신기하다. 항상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 천운을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또 난 어디에 떨어지든지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입대) D+157 2015. 2.20. (금)
ㆍ 설날이다. 이렇게 의미 없었던 명절이 있었는가. 그냥 하루 종일 자고 TV 보는 날이다. 포상 휴가가 걸려 있는 운동경기도 몇 하긴 했지만 운동신경이 엉망인 나는 사실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ㆍ 노래자랑도 했다. 처음에는 나갈 생각이 없었는데 현우가 명단에 넣었단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근무로 인해 빠지고 결국 혼자 독박 썼다. 무슨 마음인지 잘 모르겠으나 다들 나를 믿고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찌어찌 무대는 마무리를 지었지만 약간 기대했던 입상은 못 했다. 오히려 아무 준비 안 했다가 끝나고 막간 타임에 잠시 노래 부른 병사가 포상 휴가를 받긴 했지만 상식이 안 통하는 곳이니 그러려니 했다.
ㆍ 이런 의미 없는 명절을 몇 번이다 더 보내야 하다니. 갑갑하다 정말.
입대) D+162 2015. 2.25. (수)
ㆍ 아직 내 쇼맨십은 죽지 않았다. 또다시 느꼈다. 역시 무대 체질인가 보다.
ㆍ 대대장님이 특별 휴가를 주셨다. 기쁘다!
ㆍ 국군 수도통합병원에 외진을 갔다. 실컷 먹고 실컷 놀았다. 모든 것이 치유되는 기분이다.
입대) D+165 2015. 2.28. (토)
ㆍ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 대대에도 병장이 몇 생겼고 내 밑으로 공군 후임이 셋 더 들어왔다.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것이 약간 실감이 난다. 그래도 앞으로 남은 533일의 벽이 너무나도 크게만 느껴진다.
ㆍ 자주 인트라넷을 쓰니 '국방 FM'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들어 봤는데 가요도 틀어주고 좋더라. 앞으로 틈틈이 들어야겠다.
ㆍ 해군 군가가 세련되고 되게 좋은 것 같다. 자주 흥얼거리게 된다.
ㆍ 잊고 지냈던 '훈련병의 품격_충무공의 후예'편을 보았다. 수료 날 잠시 인터뷰했었는데 방송으로도 나왔더라. 저장해 두어야겠다.
ㆍ 운동이랑은 담을 쌓고 살았던 내가 스스로 공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있으니 이렇게 하게 되는구나. 놀랐다.
ㆍ 조금 더 의젓하고 신중한 어른이 되고 싶다. 난 너무 천방지축이다.
입대) D+171 2015. 3. 6. (금)
ㆍ 사격을 다녀왔다. 나는 축소 사격을 했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3중대 인원들은 영점 사격을 했다. 그런데 영점 사격을 한 모든 인원들이 사격장에서 올바로 하지 못했나 보다. 엄청 욕먹었다.
ㆍ 중대장 님은 너무 불통(不通)이다. 애초에 자신을 바꿔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답답하다.
입대) D+194 2015. 3. 29. (일)
ㆍ 3월의 거의 마지막 날 즈음이다. 정연우 병장이랑 성탄 미사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왔다. 되돌아보면 빨리도 갔지만 앞을 내다보면 깜깜하다.
ㆍ 진짜 외롭긴 한가보다. 강재영 일병님이 주변 여성 분들과 연락을 하는 것을 엿들었는데, 목소리만 들어도 너무 귀여웠다.
ㆍ 군 생활 진짜 언제 끝일까. 너무 힘들다. 힐링이 필요하다.
ㆍ 리더십의 부재, 풀어가야 할 숙제.
입대) D+199 2015. 4. 3 (금)
ㆍ500일이 깨졌다. 군 생활이 일주일이라면 이제 막 화요일을 넘긴 셈. 앞으로 수요일 주간 정신 교육도 남았고 전투 체육도 남았고 주간 장비 점검도 남았네. 그래도 수고했다, 기윤아.
ㆍ 현지에게 편지가 왔다. 공부하느라 시간 없을 텐데 4일이나 내리 쓴 걸 보면 열심히 안 하나 보다 그래도 좋다. 열심히 안 하면 또 어떤가?
ㆍ'나'는 누구일까? '나'도 가면이 있겠지?
입대) D+203 2015. 4. 7. (화)
ㆍ 침묵은 금이다. 입을 닫고 생활했더니 수동적인 인간관계가 되어 버렸다. 어느 정도 필요한 말만 하는 내가 바라왔던 그런 인간관계인 것 같다. 소통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껴본다.
ㆍ 한자 공부를 요즘 열심히 하고 있다. 사실 딱히 할 게 없어서 하고 있다. 매일 보는 TV는 죄다 비슷비슷하고 나오는 사람도 비슷, 나오는 노래도 비슷하다. 미치고 환장할 것만 같았던 걸그룹도 약간 질린다. 그래서 공부한다. 딱히 할 게 없어서. 마음먹은 김에 컴퓨터 자격증도 꼭 따야겠다.
입대) D+206 2015. 4.10. (금)
ㆍ이 간부는 이렇게 하라 하고 저 간부는 저렇게 하라 하면 중간에 끼인 나는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다 잘 안되면 또 다들 혼내러 나를 찾아온다. 일은 별로 부담되는 것은 없는데 이런 지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ㆍ 이런 부분에서 보면 그래도 최소 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은 있나 보다. 그래, 일에 대한 책임감은 꼭 가져야지.
입대) D+212 2015. 4.16. (금)
ㆍ 사랑은 주는 것에 있는 것이다. 기대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로, 나 또한 역시 사랑을 주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겠다. 이성 간의 사랑이든 동성 간의 우정이든.
ㆍ"다 놓고 포기하면 편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내 모든 것을 포기한 적이 있었나? 욕심이 많은 것 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어린 탓인지 자꾸만 미련이 남는다.
입대) D+231 2015. 5. 5. (화)
ㆍ 오랜만이다. 일기 쓰는 거.
ㆍ 군 생활하면서 나도 찔리는 날이 왔다. 물론 억울한 지점도 많지만 그래도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어려서이기 때문은 아닐까.
ㆍ 생일도 가까워지는데, 부모님과 가족들이 너무나도 보고 싶다. 나도 다시 쉬고 싶다.
ㆍ 어는 날 교회에 피아노가 있길래 치고 있다가 사령관님이 날 우연히 보셨다.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찬양단에 가입하라고 하셨다. 그 길로 나는 찬양단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 일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ㆍ 계속 고민해 오던 '동성 간의 관계'의 실마리가 약간 잡힌다. 핵심은 신뢰와 이해, 그리고 배려.
입대) D+238 2015. 5.12. (화)
ㆍ 해군 후임이 들어왔다. 얼마 만에 받는 해군 후임인가. 흥분하지 않으려 했지만 내심 또 흥분이 된다. 처음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말은 약간 거칠더라도 진심이 전해지길 빈다.
ㆍ 생일도 지났다. 집 밖에서 맞는 5번째 생일.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나 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나는 어느새 군인이 되었고, 대학교 입학을 앞둔 누나는 어느덧 교사가 되어있으니. 첫 월급 받았다고 동생 옷가지도 척척 사줄 수 있는 벌써 믿음직한 누나가 되어 있었다. 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달라지는 것을 보면 새롭기도 두렵기도 하다.
ㆍ 사실 무리에 끼어 있어도 '소속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었다. 그래서 특히나 더 외롭기도 했나 보다. 유난히도 나는 이성친구를 갈망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도 군대에 와서 계속 남자들과 지내다 보니 약간은 알 수 있는 것 같다. 존중, 그것은 남녀 분별이 아닌 불문율이었다. 신뢰, 그것은 남녀 분별이 아닌 불문율이었다.
입대) D+244 2015. 5.18. (월)
ㆍ 연(緣)이란 것은 참 신기한 것 같다. 20살 초반에 잠시 스친 인연이 계속해서 유지가 되고 또 서로 이어 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지난주 금요일, 생일 선물로 택배 한 박스가 왔다. 여행지에서 스친 사람들이 생일 축하한다고 군대까지 선물을 보내 주었더라.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었기에 또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이러한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또 앞으로 그들에게 어떻게 갚아 나가야 할까?
ㆍ 부대 개방행사를 했다. 부모님들이 직접 부대로 들어오시어 부대 구경도 하시고 우리가 직접 준비한 무대도 보시고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별것 아닌 공연에 어머니는 눈물을 쏟으셨고 덩달아 나도 울컥했다. 부대 견학을 마치고 같이 떠난 2박 3일간의 서울구경. 한강 유람선도 타보고 63 빌딩도 올라가 보고 북촌 한옥마을에 깡통 만두. 광화문, 광화문 광장, 거리 공연, 고궁 박물관, 해군 호텔 등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꼭 만든 것 같다. 남은 군 생활에 두고두고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ㆍ 주변에 결혼한다는 사람이 많다. 하느님, 그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세요.
ㆍ 사람들에게 더욱 관심 주고 신경 쓰는 내가 되어야겠다. 능력을 갖추고 남을 생각한다는 것. 늘 손해 보고 살면 하늘이 도우실 것이라 믿는다.
입대) D+267 2015. 6. 9. (화)
ㆍ 전국이 메르스(MERS)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노인층의 치사율이 무려 10%에 달하고 있다. 방역 작업이니 뭐니 살면서 손을 이렇게 자주 씻어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이놈의 메르스 때문에 전군이 출타 제한 걸렸는데, 빨리 마무리돼서 빨리 출타 제한 풀렸으면 좋겠다.
사실 이번 외박 때 중현이와 만나려고 했으나 메르스 때문에 빠르게 무산되었다.
ㆍ 이번에 '병영 문학상'에 도전을 해 볼 작정이다 편하지만 힘들었던 내 군 생활을 과연 원고지 위에 잘 담아낼 수 있을까?
입대) D+283 2015. 6.25. (목)
ㆍ 매일매일이 너무 빠르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느껴진다. 상병 전까지는 세월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던데 딱 그 꼴이다.
ㆍ 글씨가 많이 예뻐진 것 같다. 군대 와서 얻는 것이 있다면 단연코 이 글씨다.
ㆍ 병영 문학상 응모를 위해 약 3주를 써서 글 하나를 썼는데, 알고 보니 2편 제출이 기준이었다. 1편 더 쓰려니 당황스럽다. 주제는 '피아노'이다. 이 주제로 5,000자를 담아낼 수 있을지?
ㆍ 출타가 또 잘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1차 정기휴가도 못 나갔는데. 어쨌든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은 정말 끔찍하다.
ㆍ 한자 능력 시험 3급 응시를 위한 단어 암기의 초벌 작업이 끝났다. 9월에 있을 시험에 대비해 더욱더 정진해야겠다.
입대) D+295 2015. 7. 7. (토)
ㆍ 메르스 때문에 출타가 고착된 지 어언 2개월. 너무 힘들다. 시간이 너무 안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6월까지의 군 생활은 타들어 갔는데 7월에 진입하면서 시간이 갑자기 더디게 가는 듯하다. 1차 정기휴가를 쓸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아쉽게도 타이밍이 약간 어긋나서 8월로 미뤄졌다. 생각 없이 살고 싶어도 쉽게 그리되지 않는 내 군 생활이다.
ㆍ 7월이면 시작 이랬는데, 진짜 어느덧 7월이 오고야 말았다. 벌써 보낸 사람만 3명, 매일을 기다리던 그들이 가니 새롭기도, 아쉽기도 하다. 날이 오는구나. 나도 웃으며 전역할 수 있을까?
ㆍ 다한증을 고치려 아예 체질을 뜯어고치려 하고 있다. 오늘부터 유산소, 웨이트 운동을 매일 40분 이상 꼭 하고 밥도 많이 먹고 군것질은 적게 하련다. 지민이가 내 팔 만져보고 근육이 없대서 충격 먹었다.
ㆍ 메르스 출타 제한이 이제야 풀렸다. 5월 셋째 주부터 참았으니 약 8주 정도 참은 것 같다. 그나마도 가위바위보에 져서 못 나갈뻔했는데 행보관님께 나가고 싶다고 졸라대서 일단 명단은 올렸다. 빨리 나가서 쉬고 싶다.
ㆍ 다한증이 심해지는 것 같다. 의무실에 찾아갔더니 수통에 외진 가보란다. 토ㆍ일ㆍ월 외박에 화요일 수도통합병원 외진, 수요일 정신교육까지. 빨리빨리 7월이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ㆍ 교회에 다니는 아기들 덕분에 생각이 긍정적이게 되는 것 같다. 여진ㆍ세진ㆍ하진ㆍ지민ㆍ아민ㆍ서윤ㆍ하율ㆍ하음 등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조만간 교회에서 열린 성경학교도 기대된다. 애들이랑 재미있게 놀고 싶다.
입대) D+298 2015. 7.10. (금)
ㆍ 드디어 내일 출타다. 범식이랑 영화관 가서 영화도 보고 보람이 누나도 만나기도 했다. 설레고 신난다. 다시 신병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오랜만에 부대를 나가니까 좋긴 하구나.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ㆍ 재호가 군입대하고 편지를 보내왔다. 계산해 보니까 530일 정도 남았더라. 답이 없다. 물론 내일 400대가
깨지는 나도 답이 없긴 하지만. 어쨌든 50사단 훈련소 편하다고는 하는데 자기가 편하다니 뭐 다행이네.
ㆍ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배드민턴 치다 손 까지고 제독기에 손가락 찍히고 어디서 긁혔는지 팔에는 상처가
나있고. 웨이트 들어서 온 근육이 다 욱신욱신하고 얼굴, 등에 좁쌀 여드름 조금씩 있다. 건강 베린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입대) D+302 2015. 7.13. (월)
ㆍ 2박 3일의 외박이 끝났다. 계획 없이 시작된 외박은 역시 계획 없이 끝났다. 범식이와 '연평 해전' 영화를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보람 누나ㆍ재은 누나ㆍ승훈이ㆍ보민이까지 각기 다른 자리에서 만난 이들을 모두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집 갈 때 아무 연락 없이 가서 약간 혼나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좋고 행복했던 2박 3일이었다.
특히 승훈이랑 같은 자리에서 7시간 동안 술 마셨는 게 참 기억에 남는다. 보민이가 그렇게 술이 센 줄은 몰랐는데, 승훈이도 비틀비틀할 정도로 마셨으니 말 다 했다.
ㆍ 재은이 누나는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항상 생글생글 웃는 모습- 게다가 작년에 했던 전국 대학생 인문학 활동 문학 활동 책을 이제야 받았다. 그래도 받기를 너무나도 고대했던 책을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어쨌든, 너무 행복했던 2박 3일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ㆍ 요즘 정신을 어디 팔고 사는지 모르겠다. 항상 무언가를 하나씩 빠뜨리고 다닌다. 집에서 지갑을 두고 오질 않나, 버스에 핸드폰을 두고 오질 않나. 버스 기사님한테도 정신 차리라고 혼났다.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
입대) D+303 2015. 7.14. (화)
ㆍ 전국 대학생 인문학 활동 '문학'팀에서 발행한 책 '고백'을 읽었다.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경민이ㆍ성민 누나ㆍ예슬 누나ㆍ은정 누나ㆍ준혁 형ㆍ철홍 형ㆍ종원이 형ㆍ승빈이ㆍ은아 누나ㆍ남영 누나까지
전부다 보고 싶다.
ㆍ 특히 경민이랑 성민 누나 서희 누나는 더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할수록 너무 그때가 그립고 사회가 고프다. 빨리 내년이 왔으면.
ㆍ 한자 시험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1차 정기휴가 전까지는 단어 외우고 휴가 이후로는 문제 풀이해야겠다. 그래도 여태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기를.
입대) D+309 2015. 7.20. (월)
ㆍ 돌이켜보면 항상 빠르고, 아무것도 아니다. 상병 진급으로부터 약 2주 남은 지금 언젠가 지금 보내고 있는 일병 생활도 아무것도 아니게 되겠지. 먼 미래에 아무리 내 군 생활이 좋게 포장되더라도 잊지 말자, 내 일병 생활은 꽤나 힘들었다는 것을.
ㆍ 소통의 중요성은 '듣는 귀'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남의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자신의 지레짐작에 뱉어버리는 말은 정말, 더럽다는 것을 느낀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더러운 말을 뱉어 왔겠지. 타인의 행동을 보며 나 자신을 다잡는다.
ㆍ 1차 정기 휴가까지 약 3주 남았다. 신병 위로 외박 끝나고도 일기 쓰고 실실 댔는데. 어느덧 상병에 1차 정기 휴가라니. 감회가 새롭다. 9박 10일의 휴가. 너무나도 기대된다.
ㆍ 제14회 병영문학상 원고 응모를 했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에 맡기기로 했다. 도움 주신 주임원사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입대) D+310 2015. 7.21. (화)
ㆍ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라, 그리고 묵묵히 결과를 기다려라.
ㆍ7월도 그렇게나 안 갈 것 같더니 어느덧 중순을 지나 말월로 달려간다. 초복에 외박을 나갔었는데 어느덧 내일이 중복이다. 하루하루가 더 빨리 갔으면 좋겠다.
ㆍ정태환 병장님도 전역을 했다. 갔다, 진짜로. 배웅은 못 하더라도 하나 둘 떠나간다.
ㆍ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게 헛된 말이 아닌 것 같다.
입대) D+313 2015. 7.24. (금)
ㆍ 부대 내 벧엘교회에서 하는 1박 2일 일정의 '여름 성경학교'가 오늘 시작되었다. 어느 집사님의 추천으로 어쩌다 이러한 행사에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일단 일과 빠져 좋긴 하다. 맛있는 것도 먹고 귀엽고 천사 같은 아이들과 하루를 같이 지내니 정말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진 것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1조에 배정되어 5살짜리 '세아'랑 처음 말을 섞었는데, 갑자기 다리 위에 올라가더니 내려올 생각을 않더라. 한 시간 정도 내 다리 위에 서 있었던 것 같다. 찬양 프로그램으로 율동을 3~4개 준비했는데 초등부 용이라 5살 세아는 어렵다고 했다. 굳이 강요 안 하고 언니 오빠들 춤추는 거 같이 구경했다. 세아와 같이 공과 수업도 받고 아이들과 같이 뛰어다니며 레크리에이션도 했다. 아무튼 하루 동안 아이들과 같이 지내며 느끼는 것이 많다. 내일까지 이어질 성경 캠프. 재미있고 또 안전하게 끝났으면 좋겠다.
권사님께서 갑자기 2분가량의 인형극을 시켜줬는데, 재미있었다곤 해도 그 2분이 어찌나 길던지. 게다가 내일 또 하라니.
입대) D+315 2015. 7.26. (일)
ㆍ 여름 성경학교가 끝났다. 노는 게 진짜 힘들긴 힘들다. 아이들은 어떻게 그런 무한 에너지가 나오는지. 업히고 안기고 올라타고 털 뽑고 발로 차고. 몸이 만신창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이들과 같이 있다 보니까 아이들과 지내는 법을 약간 알겠다.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아이들이 다가오는 것을 경험해 보니 사람 마음 얻는 건 한 끗 차이라는 것을 느낀다.
어쨌든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밤 9시까지 빡빡한 프로그램 일정을 소화했는데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은 '센터 학습'과 '물놀이다. '성령의 방망이'라고 신문지로 만든 방망이로 풍선을 터뜨리는 게임인데, 나도 꽤나 터뜨리기 힘들어 애들이 쉽게 터뜨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산이었다. 어찌나 잘 터뜨리는지 풍선이 남아나질 않았다.
물놀이에선 '사탄' 역할을 맡았는데 아이들이 성경 말씀을 외우지 못하게 하는 그런 역이었다. 풀장에서 암송 카드를 찾아 외우고 있는 아이의 성경 카드를 뺏기도 하고, 쉽게 외우지 못하도록 "가나다라마바사!!"하고 옆에 가서 크게 외치기도 하고. 덕분에 특히 미움받는 사탄이 되긴 했지만. 결국에는 모든 아이들의 물세례를 받으며 "잘못했어요~ 착하게 살게요-"하고 외치며 끝났다. 개중에 우는 아이들도, 내가 울린 아이들도 있었지만, 다치지 않고 재미있게 끝내서 너무 좋았다.
ㆍ 여하튼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고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게 캠프를 끝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감사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꼭 이러한 행사가 '신앙'의 프레임에만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이런 프로그램을 꽤 많이 겪었고, 그런 경험이 있기에 선뜻 이런 행사에 지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앞으로 이 아이들이 더 자라서 지금 받은 이 기쁨, 사랑을 기꺼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청년이,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희망한다. 어쨌든 캠프에 준비한 모든 분들 모두 고생했다.
입대) D+318 2015. 7.29. (수)
ㆍ 1차 정기휴가가 1주일 후로 다가왔다. 그토록 안 갈 것 같던 7월도 그럭저럭 훌쩍 지나갔다. 누구 말대로 하루하루 멍 때리며 살아가니 하루가 금방금방 간다. 이틀 후면 상병이라니 이런 날은 안 올 줄 알았는데. 2년, 빠르다는 말이 조금씩 와닿는다. 2년을 마무리 지을 땐 뭔가 이루고 나갈 수 있겠지?
ㆍ 다한증 약을 먹어서 그런지 확실히 손ㆍ발에 땀나는 것이 줄어들었다. 원인도 대충 알 것 같은 것이 시원한
곳에 있으면 땀이 안 난다. 땀이 안 나니 너무 좋다.
ㆍ 슬기 누나, 성균이 형이 면회를 왔다. 전역할 때까지 면회는 못할 줄 알았는데, 어쨌든 이마트에서 맛있는 것도 사다 주시고, 재밌는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 사실 이렇게까지 연(緣)이 이어질 줄 몰랐는데. 너무 감사하다. 내가 그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피아노 쳐 드린 것이 전부였다.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 인연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성균 형, 슬기 누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