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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사 작사가 류익 Nov 08. 2024

#2. 분명 예약을 했는데, 숙소에선 예약건이 없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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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을 사고 금액까지 다 지불한 다음 영수증과 확인증까지 받았는데 만약 그 물건을 받지 못한다면, 어떤 소비자라도 그 상황에 대해서 분노할 것이다. 제 값을 내면 응당 재화와 서비스를 받는 것은 응당 당연한 일이지만, 여행 플랫폼에서는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모든 경우를 미루어 보아 예약을 했음에도 예약 건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몇 있다. 그 사례에 대해서 몇 개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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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째로는 공급사와 판매사가 다른 경우이다. 사실 지금 현존하는 모든 OTA들은 경쟁관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상생 관계라고 할 수 있다. Global OTA인 Booking.com, Agoda, Expedia, Trip.com 등을 필두로 전 세계 수많은 업체들과 국내 OTA인 야놀자, 여기어때 등 전 세계 대부분의 OTA들이 서로 객실 재고를 주고받으며 판매를 도와주고 있다. 예를 들어, Agoda의 객실이 Trip.com에서 판매될 수 있고, 또 Trip.com의 재고가 야놀자에서 판매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객실 재고를 제공한 업체를 ‘객실 제공 업체’라고 부르고 그 객실을 직접 판매한 업체를 ‘객실 판매 업체’라고 일컫는다. ‘객실 판매 업체’는 ‘객실 제공 업체’의 재고를 대신 판매해 주는 대신에 약간의 수수료를 편취한다. 이런 식으로 전 세계 대부분 플랫폼들이 서로 재고를 판매해 주며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간단히 이야기하면, A 업체의 물건을 B 업체가 대신 팔아주는 대신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간혹 손님들이 B 플랫폼에서 예약을 했지만 실제로는 A 플랫폼의 재고가 팔린다. 하지만 이런 경우 객실의 소유자는 A 플랫폼이기 때문에 해당 예약건의 책임은 오롯이 A 플랫폼이 진다. B 플랫폼은 말 그대로 판매만 대행했을 뿐 그 재고의 상태를 볼 수도, 접근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 A 플랫폼 소유의 객실이기에, A 플랫폼의 재고가 줄었을 것이고 B 플랫폼의 전산망에는 조회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경우 고객이 B 플랫폼에서 발행한 예약증을 가지고 숙소로 가고, 숙소에는 해당 예약증으로 B 플랫폼 전산망에서 검색을 하더라도 조회가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당연히 손님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분명 B 플랫폼에서 금액을 지불하고, 그 기록과 확인증이 다 나와 있는데도 숙소 측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이런 경우 업계에서는 ‘도착 후 조회 불가(No Booking found upon arrival)’이라고 부른다.


사실 일정 규모 이상의 숙소에서는 내부 전산망이 모두 갖추어져 있어 B 플랫폼에서 객실이 판매되더라도 A 업체의 재고가 조절되도록 이미 체계망은 다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규모가 큰 숙소들은 이러한 객실 공유 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영세하거나 숙박 OTA에 경험이 부족한 숙소인 경우 이러한 사건이 간혹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또 객실 공급 업체가 신규 업체라 기존 전산망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 또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모든 플랫폼마다 정책은 다르겠지만, 우리 플랫폼의 경우에는 손님이 도착하신 후 15분 이내로 예약건 조회가 되지 않았을 경우 손님이 요청 시 해당 예약건을 무료 취소 혹은 대체 숙소로 변경해 드리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또 다른 경우는 호텔에서 예약 확정을 하지 않았을 경우이다. 호텔에서는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소유하는 모든 객실을 판매하지는 않고 몇 개의 재고를 여분으로 남겨 둔다. 이러한 객실들은 보통 보류상태로 두고, 고객님의 예약 요청을 받은 후 상황에 따라 예약 건을 받기도, 혹은 거절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이것을 ‘보류된 예약(On-request)’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예약 건들은 호텔이 확정 버튼을 눌러주어야 비로소 확약되고, 그전까지는 확정된 것도, 취소된 것도 아니다. 이런 보류된 예약이 생겼을 때 기본적으로는 확정까지 시간제한을 둔다. 입실 시간까지 여유가 있는 경우 2.5시간에서 입실 종료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경우에는 30분 안으로 확정이든 거절이든 해야 한다. 시간은 플랫폼 시스템의 알고리즘이 스스로 계산하여 제한을 정해서 숙소에 메일을 보낸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객실이 보류된 상황에서 고객이 숙소에 방문한다면 예약 건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역시 우리 플랫폼의 경우 도착 후 15분 이내에 예약건 확정이 되지 않는 경우 고객 요청 시 예약건 무료 취소 혹은 대체 숙소 제공의 정책을 택하고 있다.

참고로 제한 시간 내에 숙소에서 보류된 예약에 대해 확약하지 않는 경우 수용 불가로 판단해서, 역시 고객 요청 시 예약건 무료 취소 혹은 대체 숙소 제공을 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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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생리가 이러하기에 혹시 숙소에서 예약건이 조회되지 않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신속하게 직접 예약했던 플랫폼의 고객센터로 연락해 보기를 권장드리며, 더불어 호텔 측에서도 동시에 예약이 조회되지 않는다는 문의를 플랫폼으로 같이 해준다면 더욱 신속하게 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예약은 잘 되어 있으나 그것이 어느 플랫폼의 재고인지 모르고 있는 경우가 절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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