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G-DRAGON 정규 1집 Album 'Heartbreaker' 중 1번 트랙 '소년이여'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G-DRAGON
2. 작사: G-DRAGON
3. 작곡: G-DRAGON, CHOICE 37
4. 편곡: CHOICE 37
5. 발매일: 2009.08.18.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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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꿈에는,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기만 해야 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백만 관중 앞에서 노래하는 가수든, 100층이 넘는 건물을 설계하는 위대한 건축가든, 백만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이든, 100개의 야구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는 괴력의 야구 선수든, 그 모두에게는 기다림 속에서 꿈이 영글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상 속의 꿈이 구체적으로 농익고 무르익기 위해서는 마음속에서 충분히 그려 보고 숙성시키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이 농익을 때까지 엄청나게 오랜 시간을 참고 인내하며, 그 꿈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실제로 현실에서 좌절되기 전에 미리 정제된 학문으로 한 번 강산이 바뀔 만큼의 시간을 보내고, 수많은 연습을 통해 스스로를 완전히 체화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그 혼자만의 기다림 속에서 열정의 불씨가 꺼지기 십상이다. 우리는 모두 꿈을 익혀야만 하는 소년·소녀 시절을 보낸다. 소년 시절에는 성공도 실패도 없이 어떠한 결과도 받아본 적이 없기에, 과연 본인의 실력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마음속으로 궁금해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 땅의 소년·소녀들은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 하다가도, 그 과정에서 꿈이 깨어질까 두려워 감히 나아가지 못한다. 꿈은 어른이 되어서 이루는 것이라는 환상이 우리의 의식을 모두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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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역시도 그러하였다. 소년 시절에는 당장 교문 밖을 박차고 나가 한 뮤지컬 무대 위를 쏘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나를 받아주는 이는 단연코 없었을 것이다. 모두의 시선에서 나는 그저 호기심만 가득한 애송이일 뿐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가 된 아티스트 역시 꿈을 익혀야만 했던 소년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여느 사람의 꿈처럼, 그 역시도 자신의 소망 앞에서 고민하고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티스트도 우리도 결국 같은 사람인지라, 그가 당시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고, 여전히 그의 소년 시절 품었던 고민들에 지금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꿈 앞에서 가만히 멈춰 서 있어야 했던 세계적 아티스트의 소년 시절은 과연 어떠했는지, 작사가 G-DRAGON이 그려낸 자신의 소년 시절의 고민은 어떤 것이었는지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Intro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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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 choice
Drop it on me, yah
2)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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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었는데 잠은 안오고 늘어난 두통과 싸우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생각에 잠겨 (ah), 또 펜을 붙잡고
빼곡히 써내려가는 가사 이 안에 내 철학이 가득하다
뿌연 담배연기 꽉찬 내 방, home sweet home, 아늑하다
3)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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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실력은 늘어가지만, 꿈을 향한 시간은 계속 미루어지기만 한다. 언제까지 꿈만 꾸어야 하는지, 과연 꿈을 이룰 수는 있는지에 대한 고뇌 앞에 선 한 소년은 그저 무력함만을 느낀다.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이상과 현재 처해 있는 현실의 괴리가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일까, 불면증에 이어 이내 두통까지 밀려오는 듯하다. 아무리 자신의 철학을 가득 담아 펜을 붙잡고 가사를 빼곡히 써 내려간들, 결국 세상에 내비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젠가 무대에 올라 대중을 마주할 수 있기까지는 그저 무한한 기다림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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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지난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역시 가장 괴로웠던 것은, 내가 처한 상황과 하고 싶은 것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원하던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지 못했을 때, 군 입대로 인해 사회생활과 완전히 단절될 수밖에 없었을 때, 마음에 들어온 이성과의 인연이 결국 이어지지 않았을 때, 들어가고 싶었던 직장에서 불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 등, 마음은 이미 환상 속에 가 있는데 그 자리를 쉽게 허락받지 못할 때가 내심 가장 힘들었다. 마음가짐을 달리 가져 보려 한대도 성취하지 못한 것은 여전했기에, 밤이 되어 침대에 얼굴을 묻을 때이면 못내 성취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스멀스멀 다가왔다. 그래도 침대 위에서는 이내 괴로운 것들을 잊어버릴 수 있었으니, 어찌 되었든 아늑하게만 느껴졌었다.
나의 소년 시절 역시 그러하였다.
4)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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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나이에 와서 쉴틈없이 달려 왔어
멋 모르는 자신감 내겐 가장 큰 무기였어
오르막길이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I can't let go
5)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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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역시 소년 시절을 돌이켜 보면, 거의 열세 살 즈음에 생애 첫 꿈을 가졌던 것 같다. 꿈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는 것도 그때가 처음으로 기억난다.
당시 나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졌고, 작중 주인공인 드라마 PD에게 큰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그들처럼 한 드라마를 총괄하는 PD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교내 방송부 및 방송제 등에 참여하면서 기본적인 방송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전교생 1,000여 명 앞에 방송 시그널을 보낼 때면 마치 무엇이라도 된 것처럼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나 역시도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아주 먼 미래를 바라보았다. 말 그대로, 멋 모르는 자신감 하나가 나에게는 가장 큰 무기가 돼 주었다.체화와 내재화의 과정을 거친 뒤에도, 본인의 실력이 확실히 올라가는 것처럼 와닿는 날이 있고, 반대로 현저히 느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다. 기어코 떨어지고 떨어져 바닥까지 꺼져버리는 듯 느껴진다 하더라도, 결국은 놓지 못한 채 다시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포기하지 못해 잡고 있었던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생애 가장 중요한 가치인 ‘시간’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경제학은 ‘매몰비용’을 예로 들어 이미 투자해 땅속으로 묻힌 가치들은 잊어버리라고 분명히 경고했지만, 생애 가장 중요한 재산을 기꺼이 투자한 사람들에게 그것을 깨끗이 포기하고 잊어버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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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낭인이 되고 유랑자로 남는다. 너무 멀리 돌아온 길을 결코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이다. 실패를 인정하기 힘든 사람들의 마음은, 그 모두가 다 동일하다.
6)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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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back in the day, 빛나던 꿈을
난 절대 잊지 못해 그때 그 꿈을
Don't forget back in the day, 소년이여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7)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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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티스트는 기어코 그 꿈을 실행에 옮겼고,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름 빼고는 모든 것이 다 뒤바뀌어 버린 환경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년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일깨우려 애쓴다. 이루지 못했던 꿈 앞에서 두통과 맞서 싸우던 어린 시절의 그날 밤을, 자신의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한없이 연습을 이어가던 그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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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역시 수많은 밤을 고민과 걱정 속에 지내던 소년 시절이 있었다. 결국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손아귀에 쥐긴 했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초심을 뒤흔드는 무력감과 타성으로 이 소중한 하루를 무료하게 날려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옛 일기장을 뒤척인다. 누군가 기회를 준다면 그의 구두를 핥을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며 무력감을 씹어냈던 그날의 심리를, 글을 읽음으로써 다시 상기하고 기억하며 무료할 뻔한 오늘을 흘려보낸다.
초심을 잃어버리기는 참으로 쉽지만, 꾸준히 불씨를 살리려 한다면 그 열기를 더할 수 있는 밀랍은 충분히 굳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8)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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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RAGON 남들이 뭐라건 작다고 어리다고
난 G-DRAGON 남들이 뭐라건 (whoa)
사람들은 말해 내가 부러워 가진 게 너무 많아 (yeah)
연예인들은 다 편하게만 살아
딱 하루만 그 입장이 돼 봐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알아
9)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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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갈 길을 갔고, 만인들이 쏟아내는 가시 같은 말들에도 주눅 들지 않고 성취를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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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만들어 낸 이후에도 인생은 여전히 이어졌다. 다른 이들의 시선이 쏟아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삶이 펼쳐졌을 것이다. 갑자기 모든 것이 뒤바뀐 삶의 모양에 적잖은 혼란이 생겼고, 멋 모르고 했던 행동들에 도끼눈의 대중들은 손쉽게도 아티스트를 손가락질한다. 뭐 그렇게 가진 것도 많으면서 배부른 소리를 하느냐고, 고급 스포츠카 위에서의 눈물이 다른 이의 눈물과 같으냐고. 그래도 역시 사람인지라, 늘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화자는 기꺼이 이야기한다.
10) VERSE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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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가면서 외로움만 커져 갔어
멋 모르는 의무감 내겐 가장 큰 부담였어
오르막길이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도망치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I wanna go
11) VERSE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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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가 크게 느낀 혼란은 바로 외로움이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여전히 홀로서기는 혼자만의 숙제이다.
유명세가 오르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순식간에 불어나고, 그럴수록 개인의 어깨 위에 놓이는 짐의 무게는 훨씬 더 커진다. 그 짐은 ‘의무감’이라는 이름으로 전신을 짓누른다. 이미 사회에 자신의 모습을 보였고, 대중은 고착화된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코 그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다. 그 손 안에는 아티스트의 삶을 고스란히 비추던 빛이 모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VERSE_1-2와는 약간의 변조를 주었다. ‘I wanna go’라며 가끔씩 저 멀리로 도망치고 싶은 한 인간으로서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12)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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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back in the day, 빛나던 꿈을
난 절대 잊지 못해 그때 그 꿈을
Don't forget back in the day, 소년이여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13) Bridge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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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동안 수많은 물음들과
내가 흘린 수 많은 땀방울들과
내가 참아온 차가운 눈물들
Ah, ah, 자, 시작해 보는거야
14) 후렴_3-1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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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back in the day (oh), 빛나던 꿈을
난 절대 잊지 못해 그때 그 꿈을 (no-no, no-no, no)
Don't forget back in the day (oh, no), 소년이여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난 절대 잊지 못해 (forget) 그때 그 꿈을 (huh)
Don't forget back in the day (way back), 소년이여 (what?)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uh, uh, uh, uh)
15) Refrain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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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도
(Come back to me now) 10년이 지나도
(Come back to me now) come back to me now
지나간 세월 (내 청춘을)
Remember back in the day (it's time to shine)
난 절대 잊지 못해 (that's choice)
Don't forget back in the day (brought to you by GD)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16) Refrain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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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화자가 다잡을 수 있는 것은 마음뿐이다. 결핍했고 간절했던 그 어린 소년 시절의 날들을 기억하며,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길은 스스로의 손으로 선택했고 한 길만을 바라보며 나아왔으니,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붙잡고 나아가는 것이다.
장인에게 ‘뚝심’은 꼭 필요하다. 결정했으면 믿고 나아가는 것, 나 자신을 신뢰하고 미래로 발을 뻗는 것. 이름을 날리고 싶다면, 끝까지 걸어가야만 한다. 꿈 앞에서 괴롭고 길었던 소년 시절, 청춘의 한복판에서 꿈을 향해 보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빛난다는 것을 화자는 잘 알고,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그때의 선택에 그저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어제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기에 내일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긴다.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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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소년·소녀들의 가슴속에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그 시절의 소중한 꿈을 어떻게 계속 기억해 낼 것인가는 이미 다 커 버린 어른들의 숙제이다.
청춘의 열정을 되살리는 것에 대해서는 개개인이 저마다의 방법을 가지고 있겠지만, 모두 소년 시절의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어여쁘게 느껴진다. 필자 역시 울컥울컥 촛농이 올라올 때마다, 꾸준히 나를 덥히고 일깨워 줄 수 있는 ‘지금의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