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윤종신 - 내일 할 일 / 작사 분석

by 여행사 작가 류익

□ 머리글

- 월간 윤종신 2013년 1월 호 1번 트랙 '내일 할 일'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윤종신, 성시경

2. 작사: 윤종신

3. 작곡: 윤종신, 이근호

4. 편곡: 황성제, 박인영

5. 발매일: 2013. 2. 5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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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낸다는 것’은 언제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아무리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어낸대도, 혹은 파멸의 끝을 맞이한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언제나 쌉싸름한 뒷맛이 남는 듯하다.
그렇기에,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항간에 맴돈다. 그 씁쓸한 뒷맛을 조금이라도 지우기 위해서 어떻게든 할 수 있을 때 잘하고, 기회가 될 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을 예견한다. 적절한 시기가 다가왔던가, 혹은 마음이 떠나 버렸던가, 어쩌면 두 개가 동시에 찾아왔든 간에 결론적으로는 끝이 다가옴을 느낀다.

마냥 모를 때는 그저 시작이 좋았다. 아무것도 없는 내게 무언가 시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 주었고, 일단 시작을 하면 그 속에서 늘 깨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이건, 사랑이건, 학문이건 모두 그러하였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처음의 마음가짐과,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로 멍한 상태로 일을 끝마쳤던 경험들이 겹겹이 쌓이며, 점점 시작조차 두려워진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부푼 마음 그 하나만을 가지고 시작한다면, 그 끝에 어떤 결과들이 다가왔는지는 세월이 잘 알려주었다.
그럼에도 우여곡절 끝에 시작을 했다면, 어떻게든 ‘끝’을 내어야 한다. 시간의 흐름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늘 그 순간을 그리며 살아간다. 내가 상상하는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를 그리며 꽤 많은 시간을 ‘마무리를 짓는 일에’ 과감히 쏟아버린다.


필자 역시도 ‘끝’을 생각한다면 늘 그 앞에 경건해지는 듯하다. ‘끝’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그 씁쓸한 맛을 어떻게든 거두어내기 위해 백화점에서 선물을 고르고, 정성 들여 편지지에 글귀를 옮긴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던 “나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욕심일 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 ‘마무리’ 앞에선 마치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려 버린 듯 어떻게든 아름다운 마무리를 맺고자 하는 강박감이 언제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연인 사이에 아름다운 마무리란 결코 없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아름답게 끝내고자 하는 생각과 그렇지 못한 상황이 만나 늘 나의 마음속을 괴롭힌다. 그렇기에, 나는 끝이 언제나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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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의 제목은 ‘내일 할 일’이다. 어제와 오늘, 그 시간의 흐름 속에 '내일 할 일'은 그렇게 커다란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음반은 '끝'이 다가 올 내일을 노래한다. 작사가 윤종신이 생각한 그 아름다운 끝은, 어떤 것인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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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일어나야해

내일 우리들이 이별하는 날

평소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널 만나야겠어

조금도 고민 없었던 것 처럼

태연한 표정이 아무래도 서로 잊기 좋겠지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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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내일'을 이별하는 날로 정했다. 그 앞에서 수많은 망설임과 머뭇거림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고, 결국 결단하여 칼을 뽑아 들 날이 '내일'일 것이다. 내일 맞이할 그 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화자 나름 오랫동안 공을 들려 준비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멋진 모습으로, 또 화자가 상상하는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를 맺을 수 있기를 꿈꾼다.

상대의 앞에 설 때면 마음이 아주 찢어질 듯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를 해야 한다. 서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눈물 펑펑 쏟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수 없는 선택지 하나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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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태생적으로 입 밖으로 가시 돋친 말을 잘 내뱉지 못한다. 누군가의 속을 찌르는 말을 뱉은 나의 마음도 정말이지 괴롭고, 내 말로인해 아파하고 상처받는 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너무나도 안쓰럽다. 그 장면을 감히 상상만 한대도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심장은 멀리서부터 쿵쾅쿵쾅 요동친다. 그럴 때면 그저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그래도 도망갈 수는 없다. 날을 잡아놓고서 수십 번 머릿속으로 예행연습을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아쉬운 시간만 하릴없이 보내버린다.

누군가에겐 '말 한마디로 끝날 일'일 수도 있겠으나, 나 같은 여린 이에게는 끝을 맞이한다는 일 자체가 언제나 중대사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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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제는 이 끝을 내는 일이 너무 벅차고 두려운 것임을 알기에, 함부로 시작조차 잘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아무리 밖으로 '태연한 표정'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가슴속 마음은 이미 다 타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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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직후 검색해보면

혼자 볼만한 영화들이 뜨네

가슴 먹먹해지는 것부터

눈물 쏙 빼는 것 까지

내일은 빠듯한 하루가 되겠어 우리

만나 널 보내랴 무덤덤한 척 하랴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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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엔 그렇게나 많은 이별이 존재하듯, 그 이별을 다채롭게 표현한 예술 작품이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상대방 없이, 혼자 보는 그 모든 이별의 영화들은 모두 화자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 작품들을 감상할 때면,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와 눈물 쏙 빼는 이야기가 남 일이 아니다. 이렇게 혼자 슬픔과 고독,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면서 화자는 이별을 준비한다.


그렇기에 간접 경험이란 그토록 무섭다. 모두 나의 마음으로부터 엮어 나온 실타래 같다. 이것마저 무덤덤해진다면, 이 세상에 눈물 흘릴 일은 더 있을까 싶다. 아픈 것은 싫지만, 아프지 않게 되는 것은 더욱이나 싫다.




5)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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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 나의 사람아

하루 종일 이별 준비야

너 떠난 뒤가 막연했기에

아무리 떠올려봐도

그려지지 않는 너의 이별표정도

이밤 지나면 보게 되겠지




6) 후렴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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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 나의 사람아

내일 슬프지 않기로 해

마지막은 기억에 남기에

눈물은 미련이라는 것 쯤

서로의 가슴은 알기에

우리 편하게 내일 이별해


7) 후렴_1-1, 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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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얼마나 준비한대도 모자라게 느껴진다. 툭하고 말 한마디 던지는 것으로 끝이 날까, 눈물 쏙 빼면서 상대 앞에 읍소하듯 빈다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까. 정해진 결말 앞에서 수많은 방법론을 곱씹는다. 이별의 소식을 들은 상대방의 모습은 또 어떨까 화자는 마음속에서 그려본다. 수백 번을 그려 본대도, 직접 마주하게 될 그 모습은 도저히 상상되지 않는다.


아마도 상대방은 결코 예상하지 못한 이별일 수도 있겠다. 그런 만큼 상대에게는 밤하늘에 떨어지는 벼락처럼 느껴질 것이다. 꽤나 오랜 사랑을 이어 온 커플들에게는 이별의 느낌이 멀리서부터 다가왔대도 애써 외면했을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어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그래도 화자는 어차피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미 놓인 결과 앞에 눈이 부르트도록 울고 불며 슬픔을 보여주기보다는 차라리 웃는 모습으로 가볍게 이별을 대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마음의 짐을 조금 덜 수는 있을까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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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 소름처럼 돋듯이, 이별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생각이 돋아난다면 이를 잠재우기는 어렵다. 잠시 한눈 판 사이 뿌리를 내려 어느새인가 깊게 자라 가시가 되어 마음 이곳저곳을 찌른다. 외면할 수 없다. 생각의 가시가 돋아나는 순간 이미 이별은 시작되었고, 그 시기를 기다리는 공간 속에서 그저 하염없는 기다림만 있을 뿐이다. 그 영겁 같은 시간 속에 무수한 반성이 이어진다. 지금까지의 나와, 이 이별이 가져다 줄 교훈을 상상하면 그만큼 막막한 순간은 없다.




8) Bridge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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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괜찮아도 바로

다가오는 다음 날 부턴

단 하나의 준비조차 없는데

그날 부터 난 뭘 해야 하는건지


9) Bridge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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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앞에 막막한 것은 화자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생애 꽤 오랜 시간을 상대방과 낭비했기 때문에, 이미 그에 익숙해진 지 오래이다. 그렇기에 상대 없이 살아가아 할 앞으로의 나날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꿋꿋이 혼자 나아가야 한다. 이전에도 그러하였듯 자신을 구원해 줄 이는 오롯이 자신뿐이다.




10)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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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 나의 사람아

하루 종일 이별 준비야

너 떠난 뒤가 막연했기에

아무리 떠올려봐도

그려지지 않는 너의 이별표정도

이밤 지나면 보게 되겠지




11) 후렴_2-2 가사(*후렴 반복)

-

안녕 오랜 나의 사람아

내일 슬프지 않기로 해

마지막은 기억에 남기에

눈물은 미련이라는 것 쯤

서로의 가슴은 알기에

우리 편하게 내일 이별해




12) Outro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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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잠을 자려해

아마 나는 잘 할 수 있을꺼야

수많았던 우리 만남들 중에서 그 마지막을


13) Outro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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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화자는 마지막 휴식을 취한다. 아마 잠은 잘 자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할 것은 해야 한다. 긴장되더라도, 활시위는 어떻게든 당겨야 한다.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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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진 '끝을 감지하는 감각'은 늘 구슬프게만 다가온다. 아주 사소한 것이 겹겹이 쌓여 끝을 만들어 내었든, 커다란 존재가 징을 치며 무섭게 다가오든 상관없이 '끝이 다가왔다.'라는 사실은 어떤 흔적도 없을지라도 늘 정확하게 감지하고 있다.


가장 친하고 가까웠던 존재로부터 무(無)의 상태로의 회귀는 그 어떤 것보다 아쉬움이 크겠지만, 해야 할 것은 해야 하고 뱉어야 할 말은 꼭 뱉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속에서 곪기 시작한다면, 그 작은 생각 하나가 온 정신을 다 갉아먹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기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약지의 끝 마디를 잘라내듯 마음속에 가지치기를 용감히 잘라야 한다. 결연한 마음도 중하겠지만, 세상으로 옮겨내는 마음은 더욱이 괴롭다. 끝을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잘 돌아보게 되리라 믿는다.


그 끝이 그리도 괴롭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기에, 시작조차 이리도 겁을 내는 어른이 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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