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한로로 - 사랑하게 될 거야 / 작사 분석

by 여행사 작가 류익

□ 머리글

- 한로로 Extended Play 1집 Album '이상비행' 중 6번 트랙 '사랑하게 될 거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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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요

1. 아티스트: 한로로

2. 작사: 한로로

3. 작곡: 한로로

4. 편곡: 이새

5. 발매일: 2023. 8.29




□ 분석

1. 앨범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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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지막 종이를 날리기 전까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울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어려운 것을 너무 쉽게 쓰는 것만 같기 때문이에요. 그치만 어려워도 하고 싶은 것이니, 해야만 하는 것이니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을 담아 봅니다.


나는 이제 세상의 사랑, 사랑의 세상이 두렵지 않습니다. 미움이 차올라 눈물 날 때면 당신께 보낸 이 글을 되새기며 살아갈 거예요.


그러니 당신도 나를 사랑해 주세요. 당신을 비롯한 당신의 것들을 사랑해 주세요. 우리는 그렇게 되어야만 하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거예요.」




2.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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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스치고 떠나간 자리는 늘 쓰라리다. 사랑이 떠났든, 사람이 떠났든, 무언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는 늘 공허만이 맴돈다.

나는 이별이란 곧 미래의 붕괴라고 생각했다. 속에서 내심 바랐고, 희망했던 수많은 것들이 상대의 말 한마디로부터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고 말았다. 그 상실감을 이기지 못해 마음 떠난 이 앞에서 울기도, 불기도 하면서 애처롭게 매달리던 날이 많았다. 결국 용서받지 못했지만, 언제나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했던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럼에도 꽉 채웠던 존재가 빠져나가 텅 빈자리가 점점 아물 때까지 버텨야 하는 그 기간은 언제나 무척 괴롭다. 결국은 시절인연(時節因緣) 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독 안에 몰아치는 후회와 성찰의 폭풍우는 온 머리를 뒤흔든다. 이 과정 속에서 끝없는 내면의 성장을 일구며, 또다시 찾아올 사랑의 양분을 만든다.

누군가에겐, 혹은 어쩌면 현재의 필자에게도 스스로 숙의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결국 우리는 사랑하고 싶고, 또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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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음반은 사랑하고 싶은 이에게 들려주는 노래일 테다. 비록 지금은 사랑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언젠가 우리 모두는 비로소 사랑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Love is all(검정치마_Love is all), 이 세상은 사랑이 전부이다.

비록 지금 사랑이 없더라도, 앞으로 사랑을 만들어낼 작사가 한로로가 상상한 사랑의 희망은 무엇이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3.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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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꿈꾸던 널 떠나보내고

슬퍼하던 날까지도 떠나보냈네

오늘의 나에게 남아있는 건

피하지 못해 자라난 무던함뿐야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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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사랑을 할 때 언제나 같은 오류에 빠진다. 그중 언제나 착각하는 것은 '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나는 이상하게도 사랑을 시작할 때는 영원을 꿈꾸고, 막상 시작한 이후에는 끝을 상상하게 된다.


화자는 겨우내 느꼈던 그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 사랑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사랑이 지나간 후에 불어 닥치는 후폭풍은 어찌내 견뎌낼 수 있었지만, 뾰족한 기억이 찢어내던 속살은 어느새인가 뭉툭해져 단단해짐과 동시에 또한 무뎌졌다는 표현도 꼭 알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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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가 주창한 도착 오류(Arrival Fallacy)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목표 달성 후의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행복을 저 멀리로 미루나 보다. 입학만 한다면, 취업만 한다면, 그와 사랑에 빠진다면, 그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 슬프게도 성취는 한순간이며, 삶은 계속된다. 삶은 자연스레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실로 늘 우리를 이끈다.


그러므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그렇게나 힘든 일일테다. 일단 속(續)한다는 것은 그 안에서 성숙해질 여지도 있겠으나, 부패되어 고인 채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단지 경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 진심의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아주 높은 수준의 관계이겠지만, 그 이후에도 무르익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 역시도 쉽게 부패하고 도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주 쉽게 이를 간과하고, 설익은 채로 열매를 떨어뜨리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것은 분명히 잘 알고 있음에도, 기꺼이 나는 낭만에 빠지고 싶다. 영원한 것은 없지만, 영원을 바라고 싶다. 비록 이후에 남는 것이 남루하고 슬플지라도 말이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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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나는 얼마만큼 울었는지

이곳의 나는 누구보다 잘 알기에

후회로 가득 채운 유리잔만

내려다보네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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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떠나버린 지난날에는 눈물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날의 눈물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화자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되돌리고 싶은 것이 있겠지만, 그저 후회로 남기고 앞으로 다가 올 사랑에 희망을 품고자 한다.


바보 같게도 필자는 사랑할 때 언제나 비슷한 실수를 저지른다. 상대가 싫다는데도 계속하였고, 결국 나의 뜻을 쉽게 굽히지 않았다. 스스로의 고집을 꺾지 못해 이내 이별을 맞이하여 후회가 깊게 남을지라도 이것들이 반복되지 않을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한다.



5)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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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가 그리 샘이 났길래

그토록 휘몰아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6)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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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휘몰아치듯 사랑했다. 마치 전장 속에서 한꺼번에 모든 포탄을 다 쏟아버리듯, 혁명 이후 열린 곳간을 내어주듯, 화자와 상대는 순식간에 많은 것을 주었고 또 빼앗아왔다. 그만큼 기쁨과 슬픔이 파도처럼 몰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대개 이런 사랑 이후에는 뜨거운 화상 자국이 남는다. 흉터는 남더라도 그 뜨겁던 온도는 식는다. 그렇게 마음과 정신이 차분해지면서, 화자는 상대와 스스로를 용서하고 다시 사랑할 희망을 찾는다.


필자 역시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첫눈에 감정이 끓어올랐고, 감정이 서로 통하여 울림을 만들었다. 아니, 사실 그럴 것이라 믿었다. 빠르고 서투르게만 다가갔고, 뭐가 그리 샘이 났길래 어설프게 부딪히기만 했다. 결국 나와 그녀는 이어지지 못한 채 찰과상만 입고서 등을 돌려야 했지만, 앞으로의 사랑은 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새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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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별 앞에서는 화해가 필요하다. 상대에 대한 미련이든, 자기 자신과의 타협이든, 어떤 형태로든지의 화해는 꼭 필요하다. 그 끝에는 또 용서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상대가 밉더라도, 혹은 나 자신이 미워 죽겠더라도 용서하지 않으면 구렁텅이에 빠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도 용서는 필연적이다.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모든 일은 온유함에서 나온다. 새롭게 살아갈 힘도, 새로이 사랑할 의지도 모두 다 말이다.



7)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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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했지만 또 아파도 되는 기억

불안한 내게 모난 돌을 쥐여주던

깨진 조각 틈 새어 나온 눈물

터뜨려 보네


8)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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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매몰되어 미래를 살아가면 안 되겠지만,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며 살아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오히려, 잃을 수 있을 때 모두 잃어버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불태워 버릴 때 부채질을 하는 것이다. 그 시절, 그래봤자 모두 잃는다 해도 그렇게나 삶에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몽땅 다 잃어버리는 경험도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안한 화자에게 모난 돌을 쥐어 주었고, 그는 그것으로 자신의 내면이든 밖으로의 감정이든 모두 깨트리고 말았다. 모두 다 깨어지고 눈물이 터진대도 다시 차오르는 것 역시 순식간이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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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SE 01의 '가득 채운 유리잔'의 심상과, VERSE 02의 '깨진 조각틈'이 극명하게 대조되며 화자의 마음속 상처와 아뭄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낸 것이 눈에 띈다.



9) 후렴_2-1, 2-2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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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가 그리 샘이 났길래

그토록 휘몰아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아 뭐가 그리 샘이 났길래

그토록 휘몰아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사랑하게 될 거야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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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끌렸고, 저항 없이 빨려 들어갔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필자 역시 서툴렀던 나의 모습을 반추하고 자책하며 앞으로의 사랑에 이를 반복하지 않으리 다짐한다.


결국은 화해와 다짐이 미래와 희망을 만든다. 그렇기에 지금은 나도 모르게 끓어오르는 가슴이 두렵기도 하지만, 도태되지 않도록 늘 낭만을 가슴에 안고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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