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김광석 정규 3집 Album '나의 노래' 중 3번 트랙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김광석
2. 작사: 김광석
3. 작곡: 김광석
4. 발매일: 1992. 3.20.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곡의 원키는 G 조로서, 충분히 밝으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악기는 기타 하나만 사용하면서 목소리를 통해 음악의 빈 공간을 메꾸어야 한다.
특히 시적인 표현을 좋아하는 가수의 성향에 따라, 청취자들의 감정을 매만질 수 있는 가사 접근이 바른 접근이라 생각한다.
시간, 추억, 이별. 전통적인 클리쉐이지만, 충분히 적적한 감정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노래의 제목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이다. 하지만, 상대방을 왜 잊어야 할까. 단지 실연하였기에? 아니면 이 세상을 떠났기에? 지나간 사랑과 경험은 성숙을 만들어주는데, 왜 가슴에 새기지 않고 잊으라 노래했을까. 아무래도 잊어야 하는 큰 이유는 '미련이 남아서'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상대방을 잊지 못하면, 내 삶이 망가지기에. 살아 있는 내 삶을 지키기 위해, 가수 김광석은 '잊어야 한다'라고 혼잣말로 되새기었을 지도.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
잊어야 한다는 / 마음으로
내 텅 빈 / 방문을 / 닫은 채로
아직도 / 남아 있는 / 너의 향기
내 텅 빈 / 방 안에 / 가득한데
2) VERSE_1-1 해석
-
'잊어야 한다는 마음'이라는 어구를 가사의 첫 부분에 도입하면서, '헤어진 연인' 혹은 '멀어진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을 멀어져야 하는 상황임을 알리며 노래를 시작한다. 또한 '텅 빈 방문'과 '텅 빈 방안'과 같은 특정 인상을 가지고 있는 어구를 사용하면서, 화자의 공허함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
'이별'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가수 김광석이 이야기하듯, 텅 빈 방 안에서 잊히지 않는 소중한 사람을 그리며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아 울고 있는 장면이 단번 먼저 떠오른다.
게다가 '향기'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사람의 체취는, 사람이 떠나가더라도 시간이 지남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런 '사람의 향기'가 남아 있는 방 안에 혼자 남아, 혼자서 그 체취를 맡아야 하는 그 상황은 언제 들어도 참 서글프게도 다가온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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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홀로 누워 / 천장을 보니
눈앞에 / 글썽이는 / 너의 모습
잊으려 돌아 누운 / 내 눈가에
말없이 / 흐르는 / 이슬 방울들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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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람을 그리며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 있지만. 하지만 결국 떠오르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 애써 모른척하지만, 가슴은 알고 있고 눈물은 감정을 보여준다. '눈물'을 '이슬방울'로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
'이슬방울'을 떠올려 보자. 아무 때도 묻지 않은 새벽 풀잎 위에 송골송골 맺히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은 정말 이슬방울과 같이 순수하지 않은가. 생각 아주 수려한 표현이다.
5) VERSE_1-3 가사
-
지나간 / 시간은 / 추억 / 속에
묻히면 그만인 / 것을
나는 왜 / 이렇게 / 긴 긴 / 밤을
또 잊지 못해 / 새울까
6) VERSE_1-3 해석
-
지나간 시간과 추억. 그때의 공간과 그때의 공간을 묻을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나의 마음속, 그리고 일기장. 그것이 유이한 기억 보존의 방법이 아닐까.
특히 사랑하며 가슴에 새긴 추억은 가끔은 가시같이 심장을 찌를 때가 있다. 그런 밤을 맞이하는 날에는, 밤을 새울 수밖에. 텅 빈 방 안에 누워, 결국은 밤을 새웠다.
밤의 침울함과 새벽의 생동력, 깜깜한 밤에 가라앉아 있던 감정은, 새벽이 다가오며 어떻게든 움직이려 발버둥 치지 않을까.
-
사실 추억이라는 것은 묻혀 버리는 것만은 아니다. 묻혀 있더라도 언제든 모래 밖으로 나와 반짝일 준비를 하는 것이 연정(戀情)이자 사모(思慕)의 정.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며 '긴 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워' 본 사람이라면 사무치게 느낄 것이다. 그날의 밤은 참 길다는 것을.
7) 후렴_1-1 가사
-
창 틈에 / 기다리던 / 새벽이 오면
어제 보다 커진 / 내 방 안에
하얗게 / 밝아온 / 유리창에
썼다 / 지운다 / 널 사랑해
8)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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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연모의 정을 그리며 깜깜한 밤을 보내고, 생동력을 가지는 새벽이 찾아왔다.
분명히 화자의 마음은 모래알 같은 감정이었지만, 새벽이 찾아오며 어느덧 백사장을 만들어 내었다.
살아 움직이려 노력하는 감정이라는 것은, 결국 성에가 낀 유리창에 '사랑해'라며 격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유리창의 글귀를 바라볼 수 있을까. 유리창에 새기며 결국 내 마음속에 다시 한번 새긴다.
9) VERSE_2-1 가사
-
밤하늘에 / 빛나는 / 수많은 별들
저마다 / 아름답지만
내 맘 속에 / 빛나는 / 별 / 하나
오직 너만 있을 / 뿐이야
10)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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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잊으려 뜬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밤을 꼬박 새버렸지만, 결국 머릿속에 남은 것은 사랑하는 사람 하나뿐이네.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떠 있지만, 결국 화자의 마음속에 모래알처럼 빛나는 존재는 바로 그이. 단 한 사람뿐이다.
11) Refrain 가사
-
창 틈에 / 기다리던 / 새벽이 / 오면
어제 보다 커진 / 내 방 안에
하얗게 / 밝아온 / 유리창에
썼다 / 지운다 / 널 / 사랑해
하얗게 / 밝아온 / 유리창에
썼다 / 지운다 / 널 / 사랑해
12) Refrain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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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며 새벽을 맞이 한 화자에게는 어떻게 감정을, 지금의 심정을 나타낼 수 있을까.
긴 긴 밤을 보내며 그대를 생각하며, 마음속의 빈자리는 얼마나 더 커져만 갔을까.
결국 나의 빈 마음을, 방안의 크기가 커졌다며 애써 모른척하는 표현이 아쉬우면서도 참신하다.
하얗게 맺힌 성에 위에, 잊어야 하는 그이를 사랑한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결국 화자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총평
- 기타 하나로, 목소리 하나로 그리고 시적인 표현들로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 낼 수 있을까.
'김광석'이라는 가수는 흔히 '마음을 들여다본다'라고 표현한다. 이 곡이 가수 김광석의 대표곡인 것처럼 수많은 대중의 창문에
사랑한다는 말을 새기게 만들어 준 명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