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윤종신 정규 3집 Album 'The natural' 중 1번 트랙 '오래전 그날'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윤종신
2. 작사: 박주연
3. 작곡: 윤종신, 정석원
4. 편곡: 정석원
5. 발매일: 1993.11. 1.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곡의 원키는 D 조로서, 밝으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악기는 기타 하나만 사용하면서 목소리를 통해 음악의 빈 공간을 메꾸어야 한다.
당시의 윤종신은 어느 정도 궤도로 나아가고 있는 가수였고, 그를 정상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정통이다. 정통 발라드와 90년대 초반 당시 대중에게 먹히던 미성을 이용해서 조용히 읊조리듯 한 노래와 가사가 가수와 방향에 맞을 것이다.
노래의 제목은 '오래전 그날'이다.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곡의 방향을 접근하였다.
가수 싸이처럼 '희미해진 그때의 기억을 빈 잔에 묻으(싸이-어땠을까)'면서 쉽게 털어버리려 노력할 것인지, 아니면 그때의 추억을 다시 곱씹어 보는지, 같이 확인해보자.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
교복을 / 벗고 / 처음으로 / 만났던 / 너
그 때가 / 너도 가끔 / 생각 / 나니
뭐가 / 그렇게도 / 좋았었는지
우리들만 / 있으면
2) VERSE_1-1 해석
-
노래의 시작에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난' 그녀에게 얘기하는 것을 알려준다. 즉 학창시절을 끝내고, 정식으로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상대방을 만나게 되었는데, 성인이 되었다는 표현을 굉장히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
대부분의 청춘에게 '첫사랑'이란 언제쯤 찾아올까. 아무래도 처음으로 '자유'라는 것을 만끽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되면서 대부분의 청춘들이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맛보지 않을까.
흔히 '첫사랑'을 순수의 결정체라 생각한다. 서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알아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
오늘은 조금이라도 더 상대방에 대해서 알고 싶게 만드는 밤들, 그런 나날들이 이어지는 사랑이 바로 '첫사랑'이 아닐까 싶다.
예사 그렇듯, 대학생의 첫사랑은 '가난한 사랑'으로 흔히 표현되곤 한다. 벤치에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만 나누어도 서로의 사랑이 충만한. 화자 역시도 그렇게 '둘만 있어도 그렇게 좋은' 첫사랑을 만나게 되었구나.
3) VERSE_1-2 가사
-
너의 집 / 데려다주던 / 길을 / 걸으며
수줍게 / 나눴던 / 많은 / 꿈
너를 / 지켜주겠다던 다짐 / 속에
그렇게 몇해는 / 지나
4) VERSE_1-2 해석
-
예사 연인들이 그렇듯, 연인의 집 앞까지 배웅을 해주고 그러면서 상대방을 지켜주겠다는 다짐을 한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
연인들이 함께 있으며 가장 센티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왜 연인과 함께 걷는 산책은 데이트 순위 1순위로 항상 꼽힐까. 걸으면서,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무언가 진솔함이 담겨있다. 특히 달빛에 의지하며 길을 걷는다면, 상대방으로 꽉 채운 하루를 보낸 다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내 보금자리 앞까지 데려다준다면.
그렇지, 우리의 꿈과 희망은, 또 우리의 미래는 바로 그런 순간에 쉬이 내뱉을 수 있지 않을까.
서로의 뜨거운 마음을 확인하면서, 당연히 서로는 서로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쉽게 맺게 될 것이며.
5) VERSE_1-3 가사
-
너의 / 새 남자친구 얘길 / 들었지
나 제대하기 / 얼마 전
이해했던 / 만큼 / 미움도 / 커졌었 / 지만
6) VERSE_1-3 해석
-
하지만 화자가 군대 생활을 마무리하기 전, 이전의 애인의 새로운 사랑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를 만나지도 못하는데 계속 기다려 주고 있는 그녀를 위한 미안함과, 그녀가 떠나가며 혼자 남게 된 나 자신을 보며 본능적으로 향하게 되는 상대방에 대한 미움.
-
세상에 좋은 이별, 깔끔하면서도 미련이 남지 않는 이별이라는 것은 과연 존재할까.
아무리 좋게 끝나더라도, 혹은 좋지 않게 끝나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방에게 약간의 진심이 들어있었다면 언젠가는 미련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한에 상황에 처해 있는 군대 생활 도중에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어찌 보면 삶의 유일한 낙이 되는 그대가, 나를 이곳에 혼자 두고 내게서 떠나간다면, 충격과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않을까.
7) 후렴_1-1 가사
-
오늘 난 / 감사 / 드렸어
몇 해 지나 얼핏 / 너를 봤을 / 때
누군가 널 / 그토록 아름답게 / 지켜 / 주고 / 있었음을
8) 후렴_1-1 해석
-
하지만 화자는 결국 나를 떠나간 그녀와, 그녀의 연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내가 채워주지 못했던 그녀의 빈 공간을 어찌 되었든 다른 사람이 채워주고 있었고, 그녀를 다시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으니.
-
하지만 사랑에서 '내'가 아니라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과연 괜찮은 걸까. 세상 모든 사랑에 '나 자신'이 빠진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참함과 슬픔을 남겨 놓지는 않은가. 그녀가 마음속 빈자리를 채웠든, 사랑을 되찾아 다시 행복하게 되든, 정말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 그녀를 아름답게 해주든. 그것이 내가 아니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9) 후렴_1-2 가사
-
그리고 / 지금 / 내 곁엔
나만을 / 믿고 있는 / 한 / 여자와
잠 못 드는 / 나를 달래는 / 오래전 / 그 노래만이
10) 후렴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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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화자의 그녀가 떠나갔듯, 화자도 다른 사랑을 찾게 되었고, 결국은 다른 여자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었다.
하지만 가끔 첫사랑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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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문득 첫사랑이 떠오를 때는 그때 들었던 노래를 듣곤 한단다.
나 역시도 지나간 사랑의 추억을 꼽으라면, 같이 들었던 음악이 단연 처음으로 떠오른다. 어느 날, 어디에서 어떤 노래를 들었었지,라는 생각이 송글몽글 떠오르며 어느덧 내 생각은 그 노래를 듣던 그때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한 여자가 있는 한, 그런 기억과 추억이 무슨 소용이랴. 이따금씩 생각날 때엔 그때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11) VERSE_2-1 가사
-
새 학기가 / 시작되는 / 학교에는
그 옛날 / 우리의 / 모습이 / 있지
뭔가 / 분주하게 약속이 많은 / 스무살의 설레임
12)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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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 우리가 만났던 곳은 단연 대학 캠퍼스였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세월이 지나도 언제든지 캠퍼스에는 새로운 꿈이 가득할 것이고, 새로운 청춘이 새로운 사랑을 수없이 만들어 가겠지.
새 학기가 시작되는 캠퍼스를 보며, 화자의 옛 기억을 더듬는다.
-
그래, 스무 살은 바쁘다. 무언가 해보려고, 그리고 적응해 나가려고. 어찌 보면 도태되지 않으려고, 누구나 다 분주히 노력한다.
그리고 그 스무 살은 설렘이 가득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설렌다는 단어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익숙해지고, 또 바라지고.
젊음의 푸르름이 가득한 지금은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먹고 싶은 것도 많다. 모든 것이 설렘이지. 그럼.
13) VERSE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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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학교 / 그 앞을 난 / 가끔 거닐지
일상에 찌들어 / 갈 때면
우리 / 슬픈 계산은 / 없었던 시절
난 만날 수 / 있을 테니
14) VERSE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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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 화자도 그 기뻤던 젊었던 날의 캠퍼스와 청춘을 그린다. 하루하루가 힘든 하루를 살며, 어느샌가 지쳐갈 때에는 캠퍼스를 거닐고 또 다른 젊음을 보며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때 만났던 첫사랑. 우리에게 조건이라는 게 있었을까. 마음이 가는 것이 바로 그때의 조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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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이상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바로 대학생 때라고 생각한다. 나는 젊고, 내 친구도 젊고.
또 우리는 사랑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하고. 혹시 사랑이 맞지 않다면 얼마든지 주변에는 대체재가 있고.
그저 사랑 하나만 바라보며 나의 일상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그때.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그리워하겠지만.
당연히 대체재가 많으니 슬픈 계산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젊음은, 계산하기에도 시간이 아깝다.
15) Refrain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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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 새 남자친구 얘길 / 들었지
나 제대하기 / 얼마 전
이해했던 / 만큼 / 미움도 / 커졌었 / 지만
오늘 난 / 감사 / 드렸어
몇 해 지나 얼핏 / 너를 봤을 / 때
누군가 널 / 그토록 아름답게 / 지켜 / 주고 / 있었음을
그리고 / 지금 / 내 곁엔
나만을 / 믿고 있는 / 한 / 여자와
잠 못 드는 / 나를 달래는 / 오래전 / 그 노래만이
□ 총평
- 나만 알지만,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윤종신 음악의 큰 정점으로 남았다.
청춘이란 무엇이기에,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그리고, 또 바라고, 또 공감할까.
뭇사람들의 기억과 청춘의 추억을 간지럽히듯 사랑스러운 가사를 남긴 작사가 박주연의 역작으로, 윤종신 음반의 명반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