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백예린 - 우주를 건너 / 작사 분석
□ 머리글
- 백예린 미니 1집 Album 'FRANK' 중 2번 트랙 '우주를 건너'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백예린
2. 작사: 백예린
3. 작곡: 백예린, 구름
4. 편곡: 구름
5. 발매일: 2015.11.30.
□ 분석
1. 앨범 프리뷰
- '우주'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신비로우면서도 공허한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과학만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는 우주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의 감정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 전에 없던 독특한 감성의 곡을 완성했다. 백예린은 일차원적인 사랑과 이별을 넘어, 너와 나의 공간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함에 대해 노래한다.
-'FRANK'의 타이틀곡으로 가사의 감정과 악기 연주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백예린은 이 곡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과 그 공간이 갖고 있는 독특한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보컬적으로도 쓸쓸함을 담아내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2.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우주'라는 독특한 상관물을 이용하였다.
항상 생각하지만, 글과 가사를 쓰는데 독특한 주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독특한 만큼 참신하게 써야 하기에.
'우주를 건넌다'라는 문장, 과연 성립하는 문장일까.
문장이 성립하든 아니든, '나의 우주', '너의 우주'라는 단어 자체는 참 예쁘다.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가지며 살고 있다. 그 각자의 우주의 속에는 각자의 별이, 태양이, 해왕성이 존재하지.
내가 너의 우주로 건너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마음의 로켓을 상대방에게 쏜다면 얼마나 공전하며 머물러야 할까.
재미있는 접근이자, 발상이다. 독특한 주제로 감성에 접근하면 가사가 쉽게 써진다.
작사가 '백예린'은 어떤 우주를 건넜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3.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
혼자서 널 / 기다릴 때면
나 혼자 / 다른 행성에 / 있는 듯 해
여기서 / 네가 있는 / 곳까지
얼마나 / 오래 걸릴지
난 궁금해, / 상상이 안돼
2) VERSE_1-1 해석
-
노래의 시작은 화자가 상대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제시한다. 상대방을 기다리는 심정을, '다른 행성에 있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나의 우주는 곧 나의 마음이자 감정이고, 상대방을 만난다는 것은 곧 우주와 우주의 결합, 새로운 우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명확하지 않다. 약속을 하고 상대방을 기다리고 있는 중인지, 아니면 적적한 날 카페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상대를 대책 없이 그리고 있는 중인지.
하지만 가사에서 보면 화자와, 화자가 그리는 '상대방'은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닌가 보다. 상대방의 우주를 만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걸릴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 참으로 답답한 상황.
-
여러분들은 상대방을 바라며 하염없이 기다려본 적 있는가?
필자는 소위 '호구의 사랑'을 많이 했기 때문에, 여자를 기다려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학창 시절, 내 첫사랑의 이별 통보는 데이트를 할 때 가끔 들리던 초등학교의 놀이터에서 받았다.
헤어지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얘기를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어서 그 놀이터에서 계속 기다리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만나긴 했지만 결국 그녀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였었고.
군대에서도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가 그 아이에게 도착은 했을까, 또 답장을 써줄까. 하루하루 기다리던 맘 졸이던 날.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는 전 여자친구에게 한 가지 커다란 실수를 해서 용서를 빌러 도쿄까지 날아가선 한참이나 카페에 앉아 그녀를 그리며 앉아 있었던 그날.
항상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대방의 우주를 기다릴 때면 항상 '다른 행성에 있는 듯' 하는 느낌이 든다. '나의 우주'를 만나러 오기 위해 나에게로 발걸음을 돌려주던 그 '우주들'이 내게는 참 멀었었지. 얼마나 멀리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었지.
3) VERSE_1-2 가사
-
내게 좀 더 / 빨 / 리 / 와 / 줘
그대가 없는 / 이곳은 / 내게는 너무 / 캄캄해
나 여기서 / 두 / 팔 / 벌 / 려
그대를 / 안아줄 / 준비가 / 돼있어.
4) VERSE_1-2 해석
-
그대가 없는 이곳은 너무나 어두우므로, 그대를 안을 준비를 한 채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
빨리 상대방이, 또 다른 우주가 내게 와서 내 우주에 안기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 역시도 '호구의 사랑'을 할 때 하염없이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빨리 내게로 와서 내 우주에 폭 안겨 줄 것만 같은 기대감이, 내 기다림의 원동력이 되곤 했지.
나 역시도 항상 다른 사람을 기다릴 때면 내 마음도 항상 두 팔을 벌린 채 사시나무 떨듯 한참이나 기다리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5) 후렴_1-1 가사
-
너와 나 사이의 / 우주를 건너
내게로 would you /
like to come over to me
너와 나 사이의 / 우주를 건너
내게로 날아 / 와줘 /
더 이상 / 기다리게 / 하지마
6) 후렴_1-1 해석
-
일단 눈에 띄는 것은 '우주'와 'would you'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라임을 만들었다는 것. 똑같은 라임이 '가인-피어나'라는 곡에 사용되기도 했다. 역시 상대방이 나의 우주로 빨리 날아 오길 기다리는 마음이다.
-
기다리는 것도 물론 좋지만, '왜 먼저 상대방의 우주로 다가가진 않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상대방의 우주로 다가간다면, 화자가 찾던 그곳을 조금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텐데.
7) 후렴_1-2 가사
-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eh eh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8) VERSE_2-1 가사
-
저 멀리 널 / 보고 / 있으면
너와 나는 / 다른 생각을 / 하는 듯 / 해
여기서 / 언제까지 난 / 기다리고 / 있어야 하는지
궁금해 / 답답하기만 해
9) VERSE_2-1 해석
-
Verse_2에서도 여전히 수동적인 화자의 상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상대방은 그를 그토록 기다리고 있는 화자에게 다가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화자와 상대방의 사이는 그렇게 긴밀하지는 않나 보다.
화자는 여전히 상대방의 우주가 자신에게로 다가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한 상황이 펼쳐진다.
-
상기하였듯, '기다림'이라는 행동 자체는 절대 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듯, 무언가 기다릴 때에는 본인이 할 일을 한 다음 결과를 기다려야 복이 열린다.
가사만 보아서는 화자가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나를 비롯-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여 명심하자. 행동을 해야 분명히 열린다는 것을.
10) VERSE_2-2 가사
-
내게 지금 / 빨 / 리 / 와 / 줘
그대가 없는 / 이곳은 / 내게는 너무 / 막막해
꼭 / 잡 / 은 / 손,
그대를 / 놓치지 않을 / 준비가 / 돼있어
11) VERSE_2-2 해석
-
Verse_1-2에서 약간의 가사의 변형을 주었다. '캄캄했'던 이곳은, '막막해'졌고 '두 팔 벌려 안아 줄 준비를 했었'지만 '꼭 잡은 손'으로 '상대방을 놓치지 않을 준비'를 하였다.
재미있는 점은 '꼭 잡은 손' 부분부터 약간의 리듬 변형을 주었다.
12) 후렴_2-1 가사 (*후렴 반복)
-
너와 나 사이의 / 우주를 건너
내게로 would you /
like to come over to me
너와 나 사이의 / 우주를 건너
내게로 날아 / 와줘
더 이상 / 기다리게 / 하지마
13) 후렴_2-2 가사 (*후렴 반복)
-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eh eh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14) Bridge 가사
-
멀리 있는 / 것만 같아도
손 내밀면 / 잡힐 듯한 / 그대 그림자
그댈 꼭 안고 / 내 마음 느낄 / 수 / 있도록
놓지 않을래 / I’m waiting for you now
15) Bridge 해석
-
멀리 있는 듯하지만, 손에는 잡힐 듯한 화자와 상대방의 거리. 화자의 마음이자 우주를 느낄 수 있도록, 또다시 놓지 않으며 기다린다고 표현한다.
-
사실 Bridge가 더 예쁜 가사가 되려면, 곡 전체에 담아 왔던 태도와 약간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면 매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이 Bridge 부분에 조금 더 용기를 내어서 '이제는 내가 다가간다'라는 듯한 가사를 담았다면 더 매력적인 가사가 될 수 있을 듯 보인다.
16) 후렴_3-1 가사
-
너와 나 사이의 / 우주를 건너
내게로 would you /
like to come over to me
너와 나 / 사이의 거리 / 그 사이의 우주 / 가득히
너로 채울게 / 나에게 다가와
17) 후렴_3-1 해석
-
곡의 끝에서도 역시나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대방이 다가온다면 막연한 행복을 꿈꾸는, 마치 백마 탄 왕자님의 키스를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보는 듯하다.
동화 같으면서, 안타까운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바라보는 사람이 안타까운 이 마음이 이 곡의 매력을 더 극대화할 수 있겠지.
18) 후렴_3-2 가사
-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eh eh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Baby I need you now
Baby I need you now
□ 개사 포인트 및 개선점
1. 개선점 및 방향
- Bridge와 후렴 3-1에서 화자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가사의 기-승-전-결을 가미함.
2. 음반의 개사
-
개사곡: 우주를 건너
혼자서 널 기다릴 때면
나 혼자 다른 행성에 있는 듯 해
여기서 네가 있는 곳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난 궁금해, 상상이 안돼
내게 좀 더 빨리 와줘
그대가 없는 이곳은 내게는 너무 캄캄해
나 여기서 두 팔 벌려
그대를 안아줄 준비가 돼있어.
너와 나 사이의 우주를 건너 내게로
would you like to come over to me
너와 나 사이의 우주를 건너 내게로
날아 와줘 더 이상 기다리게 하지마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eh eh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저 멀리 널 보고 있으면
너와 나는 다른 생각을 하는 듯 해
여기서 언제까지 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지
궁금해 답답하기만 해
내게 지금 빨리 와줘
그대가 없는 이곳은 내게는 너무 막막해
꼭 잡은 손, 그대를
놓치지 않을 준비가 돼있어
너와 나 사이의 우주를 건너 내게로
would you like to come over to me
너와 나 사이의 우주를 건너 내게로
날아 와줘 더 이상 기다리게 하지마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eh eh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멀리 있는 것만 같아도
손 내밀면 잡힐 듯한 그대 그림자
그댈 꼭 안고 내 마음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다가갈래 I’m going for you now
너와 나 사이의 우주를 건너 네게로
would you mind to come over to me
너와 나 사이의 거리 그 사이의 우주 가득히
너로 채울게 너에게 다가가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eh eh
I’m waiting for you now eh eh
Baby I need you now
Baby I need you now
Baby I need you now
□ 총평
- 가수 백예린의 음악 중 가장 대중성을 보여 준 음반이자 가사가 아닐까 싶다. 가사의 내용만 들여다본다면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가사 안에 담긴 그 '지질한 감성'이 이 음반의 매력을 감미해준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
상대방의 우주를 만나고 싶다면, 내 우주에서 열심히 로켓을 쏘아보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