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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사 작사가 류익 Jan 08. 2024

#10. 윤종신, 정인 - 오르막길 / 작사 분석

□ 머리글

월간 윤종신 2012 6  1 트랙 '오르막길분석


□ 개요

1. 아티스트윤종신정인

2. 보컬윤종신정인

3. 작사윤종신

4. 작곡윤종신이근호

5. 편곡조정치

6. 발매일: 2012. 5.30.




□ 분석

1. 앨범 프리뷰

 노래는 앞으로 힘들어질 시간을 가질 사람들에게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생각보다 힘들 테니 단단히 각오하라고이룸의 짜릿함은 아직 멀다고 말한다현실적이고 낭만적이지 않다하지만 사실이고 그렇기에  옆에 지키고 함께 올라가주는 사람이 고맙다.

정인의 탁하면서도 시원한 이중적인 목소리는 소울과 록이 묘하게 섞인  노래에 더할 나위 없다정인의 앨범에 주려고 써놓았던 월간 윤종신에 쓰이고 윤종신은  새로이 그녀를 위해 곡을 쓴다그녀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하는  작업은 너무나  즐거움이라고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편곡자 조정치의 기타는 다른 어떤 곡보다도  따뜻하고 처절하게 오르막을 오르는 정인의 목소리를 밀어주고 받쳐주고 결국엔 감싸준다




2. 기존  콘셉트  느낌 / 방향 연상

사랑특히 농익어 가는 사랑을 표현하면서 '오르막길'이라는 특정한 주제를 잡았다

뜨거운 사랑과축복 속의 결혼과그리고 힘겨운 실전사랑의 오르막길현실을 살아가며 점점 익어가는 사랑에게 부르는 노래로, '힘이 부친다'라는 느낌이 가득 담겨있는 단어 '오르막길' 보며화자의 사랑이 그렇게 완만하고 순탄한 사랑 이야기는 아닐 듯한 느낌이 든다

반대로 곡의 주제를 '내리막길' 잡았더라면뜨거웠던 젊음의 사랑을 뒤에 두고이제는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뜨겁기만  사랑은 뒤에 제쳐둔  하산을 시작하는 길이었다면아마 정말로 현실적인 슬픈 이야기가 펼쳐질 듯하다.


곡의 세션도 노래 제목 '오르막길'처럼 처음에는 완만한 피아노 반주로 시작하다가곡의 텐션이 올라가면서 드럼전자 기타까지 악기가 점차적으로 추가된다게다가 후렴을 거치면서 A 키에서 Bb으로 약간의  변화를 한다

이렇게작은 부분까지 세부적으로 신경  것이 보이는 아름다운 곡이다.

작사가 '윤종신' 어떤 오르막길을어떻게 오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3. 원곡의 가사  분석


1) VERSE_1-1 가사

-

이제부터 / 웃음기 / 사라질거야 

가파른 /  길을 /   

그래 오르기 / 전에 / 미소를 /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    / 몰라


2) VERSE_1-1 해석

-

음정이 떨어지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며 곡이 시작됨을 알린다짧게 내치는  거칠게 내려가는 음정마치 한숨을 크게 쉬는  무겁게 느껴진다.

화자는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라며장난기 / 웃음기 가득했던 여태까지의 표정과 상반되는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선 '가파른  '  길을 오를 준비를 한다앞으로 힘든 힘든 여정이 있을 것이므로 조금이라도 행복한 모습을 마음에 담아놓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

일반적인 연인에게 속삭이는 이야기  수도 있겠지만나는 '오르막길'이라는 곡명을 보았을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부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남자와  여자가 만든 사랑의 결실은 작게 맺어졌고 사랑의 과정은 '웃음기' '미소'였다는 

하지만 결혼은 끝이 아니라 정말 새로운 시작이기에신혼부부의 가슴 앞에는 기다랗고 구불구불한 길이 놓여 있는  느껴진다화자는 본격적인 결혼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행복했던 결혼의  장면 / 웨딩 카펫을 걸을  지었던  미소를  기억해두고 싶다.

한참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 보면  미소가 언젠가 없어져 버릴지도 모르니.


-

 결혼한 부부의 오르막길은 무엇이고오르막길 끝에 다다르면 무엇이 펼쳐져 있을까.

'신혼부부' 하면 작은 전셋집이나 월세방에 들어가서 미래에 대해 찬찬히 고민하는 이미지가 있다 나름의 계획이 있을 것이고정말 '어른스러운 어른'   있도록  목표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예쁜 모습이 바로 신혼부부가  오르막길을 오르는 참처럼 느껴진다조금  쾌적한 주거 환경조금  유익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을 갖추어 나가는 모습이  걸음씩 오르막길을 내딛는 것처럼 보인다.




3) VERSE_1-2 가사

완만했던 / 우리가 / 지나온 길엔 

달콤한 / 사랑의 / 향기 

이제 / 끈적이는 /  / 거칠게  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 대화일지 몰라


4) VERSE_1-2 해석

-

 신혼 생활을 시작한 부부의 사랑의 과정은 어떻게 보면 완만했을 수도 있다둘은 젊었고 어렸고무얼 몰랐고

그렇기에 서로를 바랐고둘이 하나가 되길 기다렸고서로를 매일같이 그리며 둘만의 '달콤한 사랑의 향기' 찾아내었다하지만 새로운 사랑의 국면을 맞이  지금부터는언제부턴가 둘의 향기 속에  냄새가 배어 버릴  있다.


-

다수의 사람이  목표를 향해 같이 나아가다 보면정말 '눈빛만 봐도   있는순간이 온다굳이 말을  해도 나의 눈빛과 심장 박동 두근대는 소리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으니더욱이 부부라면 서로 '끈적이는 ' 보는 것과 '거칠게 내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충실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있다그것이 '유일한 대화'일지라도 관계없다서로는 통하고 있기에.




5) VERSE_1-3 가사

-

한걸음 / 이제 한걸음 /  

아득한  / 끝은 보지 /  

평온했던 / 길처럼 / 계속 나를 / 바라봐줘 

그러면 / 견디겠어


6) VERSE_1-3 해석

-

' 걸음'이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아득한  '보다는 바로 앞에 있는 현실에 집중하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끈적이는 ' 흐르고, '거칠게 내쉬는 ' 나오는 힘든 오르막길일지라도. 완만했던 서로가 지나온 에서 보았던 상대의  웃는 표정과 사랑스러운 눈빛이라면 쉽게 견뎌낼  있을  같다.


-

 곡의 공식 가사를 보면 '한걸음'이라고 적혀져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한걸음' ' 걸음' 다르다는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에 달려가다'라는 말처럼 쉬지 않고 계속 걷는 걸음을 뜻하고, ' 걸음'  그대로  발을  번씩 내딛는 ' 개의 걸음' 뜻한다.

그러므로 오르막길을 걸으며 내딛는 걸음걸음은 ' 걸음' 정확한 표현이다.




7) 후렴_1-1 가사

-

사랑해 /  /  / 함께 가는 /  /  

굳이 /  /  / 나를 / 택한 /  / 대여 

가끔 바람이 /  때만 /   / 풍경을 / 바라봐 

올라온 / 만큼 / 아름다운 / 우리 / 


8) 후렴_1-1 해석

-

굳이 고된 화자를 택하여화자와  길을 걷는 그대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힘든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보면 '끈적이는 ' 식혀주는 바람이 이따금씩 부는데 달콤한 순간을 즐기기 위해  풍경을 바라본다면서로가 힘차게 올라온 '내리막길' 보일 것이고어찌 보면 '완만했던 '보다는 조금은  아름다워 보일  있겠다. ' ' 함께 걸어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

개인적으로 사랑에 있어서 '굳이'라는 단어는, '굳이 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모든 사람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듯'굳이나를 택한 이유 따위는 없다. ''라는 존재는 상대에게 있어서, '굳이다른 이유 없이 그저 열렬히 사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9) 후렴_1-2 가사

-

기억해 / 혹시 / 우리  / 놓쳐도 

절대 / 당황하고 / 헤매지 / 마요

 이상 / 오를  없는 /  곳은 / 넓지 / 않아서 

우린 / 결국엔 / 만나 

오른다면 


10) 후렴_1-2 해석

-

만약 '오르막길' 오르던 와중 서로의 손을 놓쳐도당황하고 헤매지   강조하고 있다상대를 잃어버린 상황에서도 오르막길을 계속 오른다면결국은 정상에서 만나게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오른다면'.


-

화자는 상대를 향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있다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당장 놓치게 되더라도 흔들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을아무렴 그것이 사람이라면게다가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존재'라면 불안에 떨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길은 올라야 한다계속 오른다면언젠가 만날  있음을 믿고 있기에서로는 그렇게 믿고 있기에.


-

 첫걸음을 내딛은 부부에게 오르막길의 끝은 어디일까

모든 것이 다른  뿌리가 합쳐져서 만들어낸 사랑의 열매를 정성스레 길러내는 ?

'백년해로'라는 말처럼 서로의  미래를 보면서 오늘을 준비해 나가는 ?

물론 많은 정답이 있겠지만멀리 보이는  오르막길의 끝이 왠지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르막길이 끝이 나버린다면둘은 무슨 힘으로 사랑을 이어나가리오.

' 이상 오를  없는 넓지 않은 그곳'다음의 '오름'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11) VERSE_2-1 가사 (*Verse 반복)

-

한걸음 / 이제 한걸음 /  

아득한  / 끝은 / 보지 /  

평온했던 / 길처럼 / 계속 나를 / 바라봐줘 

그러면 / 견디겠어




12) 후렴_2-1 가사 (*후렴 반복)

-

사랑해 /  /  / 함께 가는 /  /  

굳이 /  /  / 나를 / 택한 /  / 대여 

가끔 바람이 /  때만 /   / 풍경을 / 바라봐 

올라온 / 만큼 / 아름다운 / 우리 / 




13) 후렴_2-2 가사 (*후렴 반복)

-

기억해 / 혹시 / 우리  / 놓쳐도 

절대 / 당황하고 / 헤매지 / 마요

 이상 / 오를  없는 /  곳은 / 넓지 / 않아서 

우린 / 결국엔 / 만나 

크게 소리  / 사랑해요 /  / 끝까지




□ 총평

신혼부부에게 들려주고 싶은 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고되고 힘든 오르막길을 걸을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나는 '오르막길'처럼  개의 은유적인 주제를 가지고 작사를 풀어가는 것을 좋아한다발음의 용이성과 들리는 느낌도 물론 중요하지만가사가 담고 있는 무게가 작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라고 항상 생각한다.

나는 이처럼  번쯤  생각하게 되는아름다운  같은 예쁜 가사를 쓰고 싶다작사가 '윤종신' 이렇게 이미지성이 있는 은유적인 단어를 예리하게 잡아내는 경향이 있는데 부분이 항상 놀랍기도 하고 닮고 싶기도 하다.

작사가 '윤종신' 은유적 주제 선정과 참신한 표현 방식을 가감 없이 보여준 감성적인 음반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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