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어반자카파 (Urban Zakapa) 정규 2집 Album '02' 중 12번 트랙 'River'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어반 자카파 (Urban Zakapa)
2. 작사: 조현아
3. 작곡: 조현아
4. 편곡: 조현아
5. 발매일: 2012.10.30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곡의 전주에는 강물이 흘러 내려가는 듯 음정이 떨어지는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작게 회오리를 치듯 한 번 음정이 돌고, 다시 음정이 떨어진다.
곡의 소재를 흐르는 '강'으로 잡았다. 언제나 수많은 양의 물이 떠내려가는 강이지만, 가끔씩은 마르기도 하고 또 가끔은 꽁꽁 얼어붙어 버리기도 하고. 같은 공간에, 언제나 같은 물질이 지나가지만 시기마다 형상이 약간씩 다른 강의 모습. 사랑 이야기를 접목한다면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보인다.
이 곡은 흐르는 강에 초점을 맞추어, 지나간 강물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특징을 염두에 두고 작사를 시작하였다.
작사가 '조현아'는 강물에 어떤 것을 흘려보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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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 많이 울었죠 / 그대 맘 / 다 알아요
어제도 / 그대 / 울 생각에 / 많이 염려했어요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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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초반부에 화자와 상대는 이별했는 상황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로는 깊이 사랑하였는 듯 보인다. 이별은 했지만 화자는 상대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마치 의도한 이별이 아니듯, 의젓하게.
화자는 상대에게 마음 어린 애정이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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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이 떠오르는가? 어쩔 수 없이 물리적으로 떨어져야 하는 경우는 우선 이민이나 유학길에 오르는 경우가 떠오른다.
이별해야 함을 미리 알고 있던 화자는 벌써 마음의 정리를 끝내었고, 이제 슬픔의 감정이 찾아오는 상대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모습이 보인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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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 울게 될 거예요 / 그대에겐 / 아직도
많은 / 만남들이 / 있다는 걸 / 그대 알아 / 두기를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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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둘은 감정적으로, 물리적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고. 오늘의 이별과 오늘의 슬픔은 언젠가 끝이 나겠지만, 서로에게는 반드시 또 다른 만남과 사랑은 찾아올 것이다. 상대에게는 아직 많은 만남이 남았고, 많은 이별을 겪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이별의 경험이 많지 않은 상대를 보면서 화자는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다. 제발 오늘의 슬픔에 연연하지 말기를. 어쩌면 더 많은 이별이 남아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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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별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가수 하림은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하림-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라고 노래를 했 듯,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찾아오는 이별에 별 감흥 없이 시니컬하게 넘길 수 있는 것도 어른스러운 사랑의 현대적 척도가 되고 있다.
뜨거운 심장으로 나누었던 사랑을, 차가운 웃음으로 넘겨야 한다는 것은 참 슬픈 현실의 사랑이기도 하다.
5)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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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당신이 / 아니더라도 / 더 좋은 / 누군가라도
흐르는 강물에 / 지나지 / 않 / 아요
6)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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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연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꼭 남녀와 사랑하는 감정이 아니더라도, 우리 곁을 바람처럼 무수히 스쳐 지나가는 많은 인연들 역시. '옷 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실상 두 사랑이 한자리에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확률은 세상 전체적으로 보아서 엄청나게 희박하다. 그만큼 주변에 알게 된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라는 의미인데, 현대 시대에는 'Minimalism'이 유행하면서 인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꽤 많이 달라지고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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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은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말씀의 골자는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되어야 하고,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하되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고.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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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네 관계는 항상 흐르고 있기에, 우리의 작은 힘으로는 몰려오는 사람의 마음을 막을 수도 없으며 떠나가는 마음을 쉬이 붙잡기 힘들다. 하지만 그 사실은 '당신'만 해당되지는 않다. 더 좋은 사람이 찾아오더라도, 어쩌면 정말 완벽한 사람이 찾아오더라도 진리는 변함이 없다. 연이 아니면, 연이 아닌 것이다.
7) 후렴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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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 우리는 평생 / 흐르는 강물을 / 붙잡으며 / 살아갈 거예요
이해할 수 없는 그대 / 그대도 나를 절대 / 이해 / 할 / 수 / 없죠
8) 후렴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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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아직 어리기에- 손끝을 스쳐간 강물을 언제나 잡아 보려고 한다. 지나간 것을 붙잡으려 하는 것은 미련밖에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어쩌면 평생 그럴지도 모를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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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다'라는 말은 '어떤 일을 깨우치는' 뜻도 있지만, '남의 사정을 헤아려 받아들이는' 뜻도 있다.
지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쉬움'이다. 연인과의 헤어짐에 있어 모든 사정이 헤아려지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런 아쉬움은 우리의 마음속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헤어진 연인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고, 상대 역시도 우리의 모든 것을 절대 헤아려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9)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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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 힘들겠죠 / 나도 / 알고 / 있어요
하지만 / 지금 / 우리 사이 / 받아들여야 / 해요
10)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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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받아들이고 납득하는 과정이 가장 힘이 든다. 왜 상대가 우리를 떠나갔을까. 의문에, 상실감에, 자책감에.
쉬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불 보듯 뻔한 힘든 나날이 이어질 것이다. 그 사실을 화자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화자는 마음의 정리를 이미 어느 정도 하였듯, 아쉽게도 상대 역시 그 감정을 받아들일 차례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무언가 둘의 사이를 갈랐을지언정,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서로의 몫에 달렸다. 마음을 다잡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냉정한 어떤 것이다.
11) VERSE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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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 더 만난다 해도 / 우린 / 그대로일 거 / 예요
그러니 / 그대 / 두려워 / 마요 / 괜찮아질 / 거야
12) VERSE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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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강물을 잠시 손에 쥐어 볼 수는 있겠지만, 이내 손 틈 사이로 모두 흘러 버리곤 한다. 인연이란 억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변화하는 것은, 없다. 그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상처가 아물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괜찮아, 결국은 아물고 성숙해질 테니까.
13) 후렴_2-1 가사 (*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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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당신이 / 아니더라도 / 더 좋은 / 누군가라도
흐르는 강물에 / 지나지 / 않 / 아요
14) 후렴_2-2 가사 (*후렴 반복)
-
하지만 / 우리는 평생 / 흐르는 강물을 / 붙잡으며 / 살아갈 거예요
이해할 수 없는 그대 / 그대도 나를 절대 / 이해 / 할 수 / 없죠
15) Refrain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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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당신이 / 이해한대도 / 세상을 / 버린다 / 해도
시간이 지나면 / 알 거라 / 믿 / 어요
그리고 / 그대는 다시 / 아프고도 예쁜 / 추억들을 / 만들어 / 갈 테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 이해하지 않고 / 그저 / 믿어주면 / 되죠
16) Refrain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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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다'라는 단어는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 '필요가 없는 물건을 내던지는' 뜻도 있지만, '어떤 일에 집착하지 않고 돌보지 아니하는' 뜻도 있다. 그리고 '세상을 버린다'라는 문장은 '세상을 뜬다'라는 뜻의 관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곡의 가사에는 '어떤 일에 집착하지 않는 상태'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상대가 화자의 많은 것을 헤아려 주고, 이제는 더 이상 돌보지 아니하는 순간이 오게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그저 그것이 둘의 인연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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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상대는 지나간 인연을 뒤로 두고 아프면서 또 예쁜 인연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비록 지나간 인연이 모두 헤아려지지 않더라도. 헤아려지지 않은 채 그저 버려두어도, 좋다.
□ 총평
- 흐르는 강물에 초점을 잘 맞추었고, 지나가는 인연의 심상과도 어울리는 부분이 많은 가사였다.
'강물은 흐른다'라는 시각적인 인상이 존재하기에 직감적으로 가사를 이해할 수 있었는데, 추상적인 표현이 많이 있어서 정확하고 섬세히 풀어내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지나간 인연에게 위로하듯 건네는 어반자카파 세 가수의 목소리는 가히 아름다웠다. 정말 사랑하였다면 이야기할 수 있겠지.
"이제 눈물은 그만 흘리고, 일어 나라고". 따뜻하게 이야기 건넬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