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잔나비 - 뜨거운 여름밤은 ... /작사 분석
□ 머리글
- 잔나비 정규 1집 Album 'Monkey Hotel' 중 2번 트랙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잔나비
2. 작사: 잔나비
3. 작곡: 잔나비
4. 편곡: 잔나비
5. 발매일: 2016. 8. 4.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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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뜨겁다. 빨갛고 열정 있게 타오르는 느낌이 확연히 든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든 새까맣게 타버리고 난 이후에는 볼품없고 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잿더미가 되어 버린다. 어떤 형태의 물건이든지, 어떤 형질의 물건이었든지, 활활 타버리고 난 이후에는 새까만 색과 엇비슷한 모양으로 남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생김새와 마음가짐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꽃피우는 사랑의 시작과 발단, 발화와 결말이 사실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비슷한 모양의 흔적으로 모든 이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사랑을 했던 거의 모든 이들이 비슷한 형태의 경험과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음반을 작사한 잔나비의 사랑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잔나비가 빠졌던 사랑 이야기 역시 겪어놓고 보니 참 볼품없었다고 느꼈을 터이다. 그래, 우리가 겪었던, 우리가 행했던, 우리가 진심으로 느꼈던 모든 사랑의 과정과 감정은 그저 작게만 치부하며 가볍게 시선을 흘겨도 되는 것일까.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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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 난 / 어떤 마음이 / 었길래
내 / 모든걸 / 주고도 / 웃을 수 / 있었나
그대는 / 또 / 어떤 마음이 / 었길래
그 / 모든걸 / 갖고도 / 돌아서 / 버렸나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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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이야기한다.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주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사랑이라고. 온전히 주는 것이 전부인 사랑 앞에서 무게 추를 '받는 것'에 두어 버리면 그 자체에 모순이 생겨버리고 그것이 왜곡되어 '애정 결핍'이나 '집착' 등의 불순한 결과물이 만들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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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상대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모든 것을 주었다는 것은 진심을 다해 사랑했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주는 사람은, 즉 사랑하는 사람은 기쁘다. 마음속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이가 이 사랑을 기꺼이 받아주고 있기에. 주는 이의 마음은 점점 비어가도, 기쁨은 점점 차오른다.
손을 떠나간 사랑은 받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마음이 떠나버린 이에게 아무리 뿌리 깊은 애정을 전달한들 그 독이 차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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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른 이의 생각을 결코 꿰뚫어 볼 수 없기에 참 비극적이다. 나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느끼고, 그 사실로 인한 안정을 찾고 싶기에 계속해서 상대의 애정을 확인하고 갈구한다. 상대방의 마음과 내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굳이 실감할 때 몰려오는 슬픔과 실망감은 마치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듯하다. 나의 모든 것을 받고도 떠나가는 상대의 뒷모습을 보고, 그것을 차츰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이 성숙하며 단단해지는 과정 중 하나인 것이다.
3)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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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 / 거운 / 여름밤은 / 가고
남은 건 / 볼 품 / 없지만
또 / 다시 / 찾아오는
누군갈 / 위해서 / 남겨 / 두겠소
4)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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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지나갔다. 화자는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웃었고, 상대는 그 모든 것을 받고도 돌아섰다. 마치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듯한 화자의 마음속에는 생채기만 남아 언뜻 볼품없어 보인다. 그 상처 위에 여린 피가 스며들고 있더라도 그 안에 반짝이는 것은 있다. 모든 것을 주면서, 나 자신이 줄 수 있는 애정의 끝을 볼 수 있었다는 것. 본인은 사랑할 줄 알고, 사랑할 수 있으므로 존재할 수 있는 인간에 실존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속 한구석에 반짝이고 있다는 것이다.
5)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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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은 / 세워올린 / 모래성은
심술이 또 / 터지면 / 무너지겠지만
6)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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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란, 굳게 먹은 다짐이란, 순식간에 무너지기 나름이다. 오랜 기간 겹겹이 쌓아 온 그리움도, 세심히 다져온 분노 역시도 커다란 감정의 심술 앞에선 순식간에 나약해지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모래성을 쌓는다. 언젠간 갖은 풍파를 견디고선 파도 앞에 의연히 서 있는 커다란 모래성이 될 수 있도록.
7)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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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 / 거운 / 여름밤은 / 가고
남은 건 / 볼 품 / 없지만
또 / 다시 / 찾아오는
누군갈 / 위해서 / 남겨 / 두겠소
8) 후렴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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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 리운 / 그 마음 / 그대로
영원히 / 담아 / 둘꺼야
언 / 젠가 / 불어오는
바람에 / 남몰래 / 날려 / 보겠소
9) 후렴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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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앞에 남겨진 인간의 존재라는 것은 참으로 초라하고 안쓰럽기 짝이 없다. 누군가에겐 볼품없게 느껴지는 사소한 경험과 감정 따위도, 또 누군가에겐 대단히 소중한 것이다. 비록 그 경험과 감정이 너무나 비루하고 절망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하게 가지고 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났을 때 미련 없이 훌훌 날려버릴 수 있도록 끝까지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는 것이다.
10) VERSE_3-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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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던 / 그 순간들도
가슴아픈 / 그대의 / 거짓말도
새하얗게 / 바래지고
비틀거리던 / 내 발걸음도
그늘아래 / 드리운 / 내 눈빛도
아름답게 / 피어나길
11) VERSE_3-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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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깊게 사랑했었고, 내게 가장 슬픈 감정을 가져다주었던 상대의 거짓말도, 자신을 단단히 만드는 소중한 날들이었고.
슬픔에 취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거리를 걸었던 날들도, 화자를 단단히 만드는 소중한 날들이었고.
12) VERSE_3-2 가사(*VERSE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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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던 / 그 순간들도
가슴아픈 / 그대의 / 거짓말도
새하얗게 / 바래지고
비틀거리던 / 내 발걸음도
그늘아래 / 드리운 / 내 눈빛도
아름답게 / 피어나길
13) VERSE_3-3 가사(*VERSE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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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던 / 그 순간들도
가슴아픈 / 그대의 / 거짓말도
새하얗게 / 바래지고
비틀거리던 / 내 발걸음도
그늘아래 / 드리운 / 내 눈빛도
아름답게 / 피어나길
□ 총평
- 지나간 사랑에 기죽지 않고 다가오는 사랑을 기대하겠다는 간단한 이야기를 감성 가득히 녹여내었다. 아티스트 잔나비가 잔잔히 읊조리는 낮은 음성이, 지나갔고 볼품없었던 우리의 기억 속 어딘가를 살짝궁 건드리고 있는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