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하림 - 위로 / 작사 분석
□ 머리글
- 하림 정규 2집 Album 'Whistle In A Maze' 중 11번 트랙 '위로'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하림
2. 작사: 하림
3. 작곡: 하림
4. 편곡: 하림
5. 발매일: 2004. 4. 9.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우리는 감정을 느낀다. 느낀다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라 일반화시키긴 정말 어렵지만, 우리 인류는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이를테면 누군가가 물줄기를 가리키며 ‘저건 물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명확히 배우지는 않았더라도 우리는 살며 기쁨이 무엇인지, 슬픔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분노가 무엇인지에 대해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 누군가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도.
우리 인간은 모두 머릿속에 편도체라는 기관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편도체가 우리네 일생을 마구잡이로 흔든다. 흔히 ‘감정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편도체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편도체를 통해 평생 기쁨이라는 감정만 알고 산다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신은 우리에게 슬픔 역시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이 슬픔의 힘은 아주 강력할 때도 있어서 어떤 이를 완전한 구렁텅이로 내몰아 버릴 때도 있다. 모든 인간은 슬픔을 느껴본 때가 있었고, 그렇기에 어떤 이가 슬픔을 느끼고 있다면 다가가 쉬이 위로의 말을 건네곤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능력으로 다른 이를 치유하는 아름다운 과정이 ‘위로’가 아닐까.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
외롭다 / 말을 / 해봐요
다 / 보여요 / 그대 / 외로운 거
힘들다 / 말해도 / 돼요
괜찮아요 / 바보 같지 / 않아요
2) VERSE_1-1 해석
-
의젓하고, 어른스럽다.
흔히 ‘아이답다’라는 표현에 반대되는 발화이다. 우리의 하루는 감정 변화의 연속이지만- 기쁨을 말하지 않고, 슬픔을 숨기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이다. 우리는 모두 외로움의 감정을 알며 태어나지만, 그러한 관념 하나로 쉬이 ‘외롭다’며 이야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화자는 상대에게 ‘외롭다’라며 말을 해보라 격려한다. 아마 화자의 눈에는 의젓하고 어른스러워 보이려 부단히 노력하는 상다의 모습이 예쁘면서도 참 딱하게도 보였나 보다. 아닌 척하고 있지만 그대 눈망울에는 외롭다는 감정이 다 쓰여 있는걸.
사회는 전쟁터라며, 약점을 보이면 안 된다며 우리들을 다그치지만 화자는 그 역시도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히 이야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 그렇게도 무서운 타인과 사회의 시선은 결코 ‘힘들다’라는 말 한마디로 바보 취급 하지 않는다며, 괜찮다며.
3) VERSE_1-2 가사
-
그대 맘 / 같지 / 않나요
어떤 / 사람도 / 어떤 친구 / 조차
애써 / 웃으려 / 말아요
다 알아요 / 다 그런 거죠
4) VERSE_1-2 해석
-
내 마음 같은 것이 없다. 멀리 있는 그도, 가까이 있는 친구도, 나와 꼭 붙어있는 나 자신조차도.
그리고 우리는 기대를 한다. 대체적으로, 희망적인 방향으로. 하지만 내 마음 같은 것은 많이 없기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한 상황은 곧 실망으로 바뀌게 되고, 그 실망은 종종 좌절을 몰고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애써 씩 웃는 것뿐. 가슴은 아프지만, 어른스러워 보이게.
하지만 화자는 그것마저도 하지 말자며, 다 그런 것이라며 타이른다.
‘자연스럽다’라는 정의는 참 오묘하다. 사람들이 만들어 낸 체계와 인위적인 환경 위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움은 참 부조화하다. 우리가 자연스럽다며, 다 그런 것이라며 쉬이 넘기는 것들은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결과 뒤에는 어느새인가 승복하고 순응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다 그렇다’고 내뱉은 활자 뒤에는 어쩔 수 없는 우리의 무기력함에 안타까움이 잔뜩 느껴진다.
5) 후렴_1-1 가사
-
세상엔 / 많은 / 사람들이
슬퍼도 / 울지 못한 채 / 살죠
눈물 흘려요 / 이제껏 / 참을 만큼 / 참았어요
손 올려 / 닦지 / 말아요
그저 흘러 / 갈 때로 / 멀리 떠나 / 가도록
6) 후렴_1-1 해석
-
사회는 물론 사람들이 만든다. 보이지 않는 규범과 예의가 지켜지는 사회에서는 다들 그렇듯 제 목소리를 꽁꽁 숨긴 채 살아간다. 화자도, 상대도, 사회 구성원들도. 슬퍼도 울지 못한 채.
하지만 결국 우리는 힘든 만큼, 힘들었던 만큼 눈물 흘려도 되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굳이 무엇을 더 보태려 하지 말고, 그저 그대로, 흘러가는 방향으로 조심히 놓아둔 채.
7) VERSE_2-1 가사
-
그대는 / 강하 / 잖아요
음 하지만 / 약하기도 / 하죠
아무도 / 몰라 / 줬겠죠
그래서 더 / 많이 / 힘들었 / 겠죠
8) VERSE_2-1 해석
-
응당해야 할 일에 대해서 성실히 수행했지만,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씁쓸함이 밀려올 수도 있다. 일이라는 것은 결과가 있고, 그 결과가 성과로 인정을 받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자동차의 엔진을 꺼뜨리는 것과 같다. 관계에 있어서도 인정은 반드시 우선순위이다. 그렇지 못했던 상대는 아무리 강한 존재였을지라도- 음, 많이 힘들었을 수밖에.
8)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
세상엔 / 많은 / 사람들이
슬퍼도 / 울지 못한 채 / 살죠
눈물 흘려요 / 이제껏 / 참을 만큼 / 참았어요
손 올려 / 닦지 / 말아요
그저 흘러 / 갈 때로 / 멀리 / 떠나 / 가도록
9) Bridge 가사
-
지금 / 울고 있나요 / 무얼 그렇게 / 참고 있나요
흘려 버려요 / 그대의 / 가슴 가득 / 고인 눈물
10) Refrain 가사
-
손 올려 / 닦지 / 말아요
그저 흘러 / 갈 때로 / 멀리 / 떠나 / 가도록
□ 총평
-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해 보이는 위로를 담담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아티스트 하림의 모습. 물론 그 역시도 누군가로부터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