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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Jun 21. 2019

나도 결국 늙는다.

<행복의 조건>을 읽고


현재 23살인 나, 대학교에선 졸업반에 발을 들어놓는 중이다. 학교에 가면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해 '나도 이제 늙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밖에 나가보면 아직 사회초년생이다. 나이라는 건 그냥 세월을 먹는다는 것뿐인데 가끔 두렵다. 당장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몇십 년 뒤 나는 어떨까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조차 가지 않는 미래라 내 마음대로 그려본다. 내가 그린 이 미래는 과연 나의 모습이 될까?


창백한 푸른 점 (출처:위키백과)

옆의 사진은 1990년,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지날 때 찍은 지구의 사진이다. 우주 속 창백하고 푸른 저 조그마한 점이 지구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발을 디디며 살고 있다. 우주에서 지구는 먼지처럼 작게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일까? 저 작은 점에서 살고 있는 더 작은 우리들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을까? 바로 행복이다. 행복을 위해 돈을 벌며, 사랑을 하며, 많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원하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행복의 조건>은 세 집단(하버드 졸업생 집단, 이너시티 집단, 터먼 여성 집단)을 나누어 조사한 뒤 이 세 집단의 노화 과정을 관찰하며 '잘 늙는 법'에 대해 분석한다. 이 세 집단을 더 설명하자면, 하버드 졸업생 집단은 1920년대 태어나 사회적 혜택을 받으며 자라난 268명의 하버드대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너시티 집단은 1930년대에 출생한 이들 중 사회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이너시티 고등학교 중퇴자 45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집단인 터먼 여성 집단은 1910년대에 태어난, 지적 능력이 뛰어난 중산층 여성들 9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집단들을 통해 여러 가지 행복의 조건들을 고려해 점수를 매겨 '얼마나 그들이 성공적으로 늙어갔는지'와 '과연 그 조건은 행복에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 연구하며 행복의 조건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과연 나는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책에서 제시했던 조건들을 충족시켜야만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며 너무 당연한 조건들이라 반박할 수 없는 점도 있었다. 다음은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들이다.


마지막 기력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지혜는 남아있다. 지혜 덕분에 우리가 죽음 앞에서 생명에 대해 초연해질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 기능은 쇠퇴해 가더라도, 지혜를 통해 꾸준히 통합을 경험하고 배우고 성취해 나갈 수 있다.
기억력이 주는 저주이자 축복이다. 슬픔은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우리를 병들게 하지는 않는다. 강물에 씻게 묻혀 있던 지층이 드러나는 것처럼, 살아가다 보면 고통과 분노, 미성숙함 때문에 묻혀버렸던 사랑의 기억들이 문득문득 되살아나기도 한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크게 슬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슬픔을 치유하는 것도 역시 사랑이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더라도 소크라테스처럼 끝없이 진리를 탐구하라. 최고의 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늘 말하듯이 '회색  뇌세포'를 움직여라. 프로이트가 말했듯이 일하고 사랑하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사랑하고 돌보라. 우울할 때 말고는 절대 지난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마라. 이겨내기 어려워 보이는 문제들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라. 미래를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것이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올리버 홈스


<행복의 조건>을 읽으며 늙었을 때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다. 늙어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며 '노화'라는 단어가 두렵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와인이 성숙되듯 인간이 성숙해 가는 과정이라 전환하게 되어 오히려 나의 늙어감이 기대가 되어진다. 나도 언젠가 온전한 '나'가 되어 사랑하며 나누어주며 성숙해질 날을 기다리며 '행복의 조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봐야겠다.


<행복의 조건>-조지 베일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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