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추

by 김수현

6. 불행(不幸)으로 가는 길

금순이가 용천사를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정호를 찾는 횟수가 가물에 콩 나듯 하자 정호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눈치를 봐가며 금순에게 공갈도 쳐보고 달래도 봤지만 용천을 만나고부터는 정호로부터 마음이 떠났는지 금순의 마음은 되돌아올 기미가 영영 보이지 않았다. 그럴수록 정호의 마음은 안달이 났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이었다. 그날도 역시 사장 재수의 등정일정은 관악산이었다. 정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장 재수를 관악산 등산 일행들과 합류시키기 위해 관악산휴게소로 향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차들이 정호를 보고 무어라고 지껄였지만 운전을 하고 있는 정호의 머릿속은 온통 금순이 문제로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알아듣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었다.

“어이, 임 기사? 자네 정신이 나갔나? 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뭐라고 하지 않나?”

밖을 내다보던 사장 재수가 차를 운전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차 뒤를 보고 손가락질을 하는 모습을 보다 못해 입을 열었다. 그제야 정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예 사장님!”

하고 옆을 돌아보는데 마침 지나가는 택시기사가 펑크가 났다는 표식으로 차 뒤를 가리키며 손가락으로 둥근 표시를 하자

“아~ 사장님 펑크가 난 모양입니다.”

정비소에서 펑크를 수리하고 관악산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는 사장과 함께 등정을 하려던 일행들은 이미 산에 올라갔는지 한 사람도 없었다. 정호는 그만 낙심하고 말았다. 사장의 등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 오늘 금순과 만날 예상도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장의 입에서

“임 기사, 어차피 마음먹었으니 나는 뒤따라 올라갔다 올 터이니 자네는 집에 갔다가 저녁에 날 데리러 오게......”

하자 천만다행이라 싶어 얼른 인사를 하고 사장 재수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장 집으로 차를 몰았다. 운전을 하면서도 정호는 생각에 빠졌다. 우선 식모 점순이를 집에서 내보내는 일이 급했다.

“점순이를 어떻게 내 보낸다?......”

금순이가 협조해 주지 않으면 점순이를 내보낸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처지에 금순이 스스로 점순이를 내보낸다는 것도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정호는 답답했다. 정호는 너무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평소 차분하게 운전을 하던 때와는 달리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져 있는 신호등조차 무시하고 달렸기 때문에 하마터면 건널목을 건너던 노인을 칠뻔했다. 노인은 정호가 모는 자동차를 향해 한참 동안이나 삿대질을 하며 무어라고 고함을 지르다가 다시 가던 길을 가고 있었다.

정호가 사장 집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집안에는 미주와 그녀의 아들 훈이는 잠이 들었는지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걱정했던 식모 점순이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냉담했던 금순이가 마음을 다시 고쳐먹었나 하고 정호는 생각했다.

사실 금순은 용천을 생각하느라 너무 오랫동안 그 일에 굶주렸다. 남편이 등산을 간 오늘은 분명 정호가 그 일을 요구할 것이라고 금순은 짐작하고 있었다. 이번 한 번 그 일을 허용하고 정호를 잘 타일러 아쉬울 때 가끔 다시 써먹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새벽 일찍 점순이를 깨워서 심부름을 보냈다.

정호는 오랜만에 금순의 육체를 탐할 생각을 하니 마음은 급했다. 식탁에 차린 식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급한 나머지 들었던 수저를 아무렇게나 던지고 허겁지겁 그녀의 육체를 탐닉하려고 달려들었다.

“아이, 왜 이래? 급하게 서둘기는......”

그녀의 욕정 어린 목소리에 오히려 너무 흥분된 나머지 정호는 숨이 넘어갈 듯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사실 그 일에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금순이었다. 그런 금순이 주변에는 지금껏 그 일에는 정호만 한 사내도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나를 영영 버린 줄 알았어......”

정호는 숨이 넘어 갈듯이 헐떡이며 금순의 속옷을 내리고 그녀의 몸속 깊숙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사랑해!”

황홀한 꿈은 그들 둘을 무아지경으로 이끌어 갔다. 지금 이 순간은 어느 누가 무엇이라 하던 그들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

그때였다.

“드르륵”

현관문이 열리고 미닫이 덧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 일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그들의 귀에는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릴 턱이 없었다.

집안에 들어선 사람은 등산을 갔던 사장 변 재수였다.

그는 운전기사 정호를 보내 놓고 먼저 간 일행을 쫓아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한참을 빠른 걸음으로 일행을 쫒다가 일행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는 일행을 쫒는 일을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이왕지사 올라온 것 혼자라도 등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쩐 일인지 그날따라 등정할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는 등산 가방을 마루에 내려놓고 엉덩이를 걸치며 신발 끈을 풀려고 막 앉으려는 순간 주방 입구인 거실에서 두 남녀가 엉겨 붙어 있는 정사 장면을 보게 된 것이었다.

“저, 저런!......”

안으로 들어선 변 재수는 처음에는 두 남녀가 벌거벗은 채 엉켜있는 광경을 보자 집을 잘못 들어왔나 생각했다. 재수는 한동안 말문이 막혀 어쩔 줄 모르고 두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다가 앞에 당사자가 정호와 아내 금순인 것을 확인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놈!”

하고 소리를 지르며 거실로 올라섰다. 뜻하지 않았던 두 사람에겐 사장의 목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깜짝 놀란 정호는 바지도 입을 새 없이 팬티만 겨우 걸치고 도망갈 구멍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망간다는 것은 마음뿐이었다. 정호로선 도망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금순은 급한 대로 주방 구석에 웅크리고 몸을 숨겼다.

놀란 것은 거실 입구에 있는 변재수도 마찬가지였다. 신발 끈도 풀지 않고 등산화를 신은 채 거실 마루에 올라섰다. 그는 등산용 지팡이를 잡고 눈만 부라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공포에 질린 정호의 눈에는 넓은 거실입구가 온통 사장 재수로 인해 꽉 막힌 듯했다.

한참을 굳은 표정을 짓고 서 있던 변 재수는 그때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등산용 지팡이를 쳐든 채 정호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다.

이때 이리저리 도망갈 구멍을 찾던 정호의 눈에 거실 구석에 세워 놓은 골프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재수가 평소에는 골프를 치지도 않았는데 거래처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어서 장식용으로 보관하고 있던 골프채가 든 가방이었다.

그는 돈을 쓰기보다 아끼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아니 아끼는 것이 아니라 쓸 일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노랑이가 아니라 하루 밥 세끼만 먹으면 족한 사람이었다. 돈을 벌려고 버둥대는 것이 아니라 하루 밥 세끼를 먹으면 다른 곳에는 돈을 쓸 일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 돈이었다.

그의 집 거실에는 선물로 받은 외제 골프채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골프를 치러 가지 않았고 다만 장식용으로 거실 한쪽에 놓아둔 것이었다. 돈 있는 사람들이 골프를 치러 강원도 어디를 간다, 외국 어느 나라에 간다고 호들갑을 떨어도 그는 그런 일이 적성에 맞지도 않았고 어울리기도 싫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돈 안 들고 건강에 좋다는 등산을 찾아낸 것이었다.

바로 그 골프 가방을 정호가 본 것이다. 정호는 엉겁결에 골프채 하나를 빼 들었다.

“네놈이, 이럴 수가?......”

재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등산용 지팡이가 정호를 향해 날아왔다. 그러나 그보다 한발 빠르게 정호가 든 골프채가 재수의 머리통을 향해 힘차게 날아갔다. 정호로서는 피할 수도 없는 강한 저항일 수밖에 없었다.

“퍽!”

재수는 찍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픽 쓰러졌다. 이를 쳐다보던 금순은 순간 앞으로 일어날 결과가 먼저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을 감고 돌아앉아 버렸다.

정호는 자신이 든 골프채와 쓰러진 재수를 번갈아 보다가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얼른 피 뭍은 골프채를 거실 한쪽 구석에 던져 버렸다.

그때 작은 방문 하나가 두어 뼘 정도 열리면서 그 사이로 미주의 모습이 보였다. 미주는 살며시 문 사이로 팔을 뻗어 골프채를 문안으로 가져갔다. 두 사람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변 재수를 정신없이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미주가 골프채를 가져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미주는 살며시 문을 닫고 골프채를 책장 옆으로 던지듯이 넣어 버렸다. 책장 옆에는 벽면 전체를 다 채우지 못하고 한쪽 귀퉁이에 어른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수직 공간이 있었다.

사장 재수가 피를 흘리면서 쓰러지자 한참 만에 정호가 재 정신이 든 모양이었다. 금순도 정신이 들자 정호 옆으로 다가왔다. 아직 그녀는 가슴을 드러낸 채 팬티만 입고 있었다.

금순은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자신의 드레스를 집어 들고 팔을 끼우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

“죽었으면 어떡해?”

“차라리 잘 됐지 뭐!”

정호는 젊은이답지 않게 천천히 바지를 입으면서 침착하고 차분하게 대꾸했다. 바지를 다 입은 그는 죽은 듯이 쓰러진 사장 변 재수의 손목을 잡고 맥을 잡아 봤다. 그는 맥박이 실 날같이 뛰고 있는 것을 느꼈다.

“아직 살아 있어!”

금순은 이 말을 듣자 죽었으면 어찌나 걱정했던 것이 살았으면 당장 남편이 깨어난 다음에 닥칠 일이 더욱 걱정스러웠다. 금순의 입장으로는 남편 재수가 살아 있어도 걱정 죽었어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어떡해, 살아나면 우리는?”

금순의 걱정스러운 말에 정호는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게 생각이 있어!”

“무슨 생각?”

“끈이라도 좀 찾아!”

“끈은 왜?”

“변 사장을 묶어야지, 혹 깨어나면 큰일이 잖아!”

“그래서? 어떡할라고?”

“차 트렁크에 싫어 뒀다가 밤이 되면......”

그는 불안에 떠는 금순의 귀에다 대고 무슨 말을 소곤거렸다. 한참 동안 정호의 이야기를 듣던 금순의 얼굴에 차츰 안도의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등산을 갔던 변 재수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금순은 정호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실종 신고를 냈다. 운전기사는 약속한 시간에 사장을 모시러 갔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늦은 시간인데도 사장을 찾으러 산에 올라갔지만 찾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집에 들어와 밤새 연락을 기다렸으나 아무 연락이 없어 신고하러 왔다고 했다.

실종신고를 하고 또 하루가 지났다.

관악산은 평상시는 일요일과 같이 등산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등산객이 눈에 띄게 보였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등산객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연주암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어휴! 이제 나도 늙었는가 보구나!”

“이 사람, 그래도 자네는 연주암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라오더구먼, 아직 오십대라고 해도 믿겠구먼 뭘 그래!”

“아니야, 거....... 먼가? 협착증이라는 거 있지? 내 소싯적엔 그리 튼튼하다고 자랑하던 내 허리가 이제는 협착증이 원인이 돼서 다리에 통증이 와, 허리를 구부리고 올라오니 괜찮았는데 허리를 펴고 걸으면 다리에 통증이 와, 이제는 등산도 다니기 힘들어, 인생 다 산 거지 뭘!”

“그래? 나는 자네가 협착증인가 뭔가 있는지는 전연 몰랐는데?”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오르던 두 사람은 어느덧 연주암 가까이에 이르렀다.

“야, 참 멋지구나!”

“그래, 그 옛날 이런 곳에 어떻게 암자를 지으려고 마음을 먹었을꼬?”

“불심이 대단한 거지.”

연주암에 다다른 두 사람은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멀리 붉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감탄을 하면서 잠시 쉬고 있었다. 어두컴컴하던 산들이 이글거리는 태양으로 인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니? 저게 뭔가?”

먼 산을 향하던 눈길이 어느덧 발아래에 펼쳐지는 높은 절벽 아래를 내려 보던 사내가 물체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뭔데? 어디 말인가? 아니? 저건 사람 아닌가?”

“여보시오, 저기 사람이 떨어졌는데...,.. 여보시오!”

두 사람이 소리치자 등산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웅성거리며 아래를 살피던 한 사내가 변사체를 발견하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경찰에서 변사체를 조사한 결과 어저께 실종신고가 들어온 변 재수와 일치했다.

그리고 다음 날 일간지 사회면에 변 재수의 사망 소식이 조그마한 기사로 올라 있었다.

「경찰은 00일 새벽 5시쯤 관악산을 등산 중이던 변 재수(00세, KA구 YC동 소재 )씨가 연주대에서 실족해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두부가 함몰되었고 장기조차도 파열되어 사망했는데 경찰은 새벽이슬로 인해 바닥이 미끄러워 실족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경찰에서는 보다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는 기사였다.

정호와 금순은 여러 차례 걸쳐 경찰서에 불려 가서 진술을 받았다. 정호는 사장을 모셔주고 평소 하던 대로변 사장 집안에 들려 아침 식사를 하고 하루 종일 정원을 정리했다고 진술했고 이를 뒷받침하듯 사장 부인 금순이 그 사실을 입증했다. 식모 점순이도 금순과 정호의 알리바이를 입증했다.

경찰에서는 피의 응고 상태로 보아 사장 재수의 사망 시간이 그들이 진술한 대로 일요일로 추정하였고 금순이와 운전기사 임 정호의 말에 의하면 일요일 아침에 등산을 가기 위해 관악산까지 승용차를 타고 갔다는 것으로 봐서 일요일 아침에 연주대에서 실족사했다고 단정하고 말았다.

변 재수와 전처 사이에 미주라는 딸이 있었는데 딸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고 후처인 권 금순은 변 재수와 스무 살 차이로 두 사람 간에 낳은 아들이 있었다. 금순이 설령 유산에 탐이 나서 재수를 죽일 수도 있겠으나 남편 재수가 등산 중에 연주대에서 실족해서 죽었다는 그 시간에 금순은 집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성립됨으로 결국 그 근거를 찾아낼 수 없게 되자 사건은 일단락되고 끝이 났다.

사장 변 재수가 죽자 운전기사 정호는 진술을 받기 위해 여러 차례 경찰서에 불려 다니며 곤욕을 치렀다. 진술과정에서 정호는 진절머리가 났던지 더 이상 금순을 따라다니지 않았다.

사실 금순과 정호는 골프채의 흔적이 시신에서 발견이라도 되면 어찌하나 하고 마음을 조아리며 걱정을 했었지만 부검결과 몸에 어떤 상처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자 둘은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

금순과 정호는 경찰에서 재수의 신원을 확인했을 때 재수가 입고 있던 옷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즉 죽은 재수가 입고 있는 옷만 보더라도 분명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는데도 둘은 부검 결과 유전자가 재수와 일치된다는 말에 시신을 한 번도 자세히 돌아보지 않고 재수의 시신이 맞다고 얼른 수긍해 버렸다. 더군다나 자기들이 한 행위 때문에 사전에 줄을 놓아 남편과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경찰 고위 간부에게 돈을 주고 이 정도에서 남편의 죽음을 무마하도록 부탁까지 했던 상태였고 수사결과도 재수의 시신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었음은 물론 타살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터라 두 사람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결국은 수사기관에서 재수가 실수로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고 사건을 종결하고 말았다.

더구나 용천의 말 한마디로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짓고 수사를 종결하게 된 것이었다.

용천의 말에 따라 금순은 시신을 화장하여 용천사에 안치하고 49제를 올렸다. 재수가 죽자 금순은 49제를 빌미로 용천사에서 살다시피 들락거리게 되었다.

용천을 좋아했던 금순이 죽은 재수로부터 많은 재산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되었고 이제 과부가 되어 용천사를 자기 집처럼 들락거리니 용천은 그야말로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단 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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