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여기다 돈을 쓰는 거지?
내가 속한 본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가 하나 있다.
'나이스 지키미' 라는 신용 관련 컨텐츠 제공 서비스다.
내 정보를 어디선가 보게 된다면 알람으로 알려주는 경보 서비스, 내 신용도 보기, 매달 사용 금액 보기 등 정말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해준다.
처음 이 회사에 입사할 때 "도대체 이런 서비스를 누가 사용할까?"라는 생각을 했고
좀 더 다니다 보니 들었던 생각은
" '나이스지키미'를 운영하는 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사용할까?"였다.
사실 이 회사가 꽤나 좋은 회사기 때문에 신용도 관련해서는 걱정할 일이 없다.
그리고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관리하는 방법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들 빼고 다른 부서 사람들은 사용도 안 하고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실제로 조사해보지 않았지만 아마 1프로 밖에 안 될 것이다. 사용하는데 돈을 내야 하니까)
"우리도 사용하지 않는데 일반인들이 서비스를 사용할까?"
토스에서 나중에 kcb랑 계약을 해서 '나이스지키미'랑 똑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데도 신기하게 사용한다.
그것도 돈을 내고!!!!!!!!!!!! 굳이 왜???????????????????????????????
가장 저렴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신용지키미도 1년에 2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서 나는 혼란이 왔다.
그리고 이 1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지금까지 사업이 성공하려면
1.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애정을 갖고 사용해야 한다.(운영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와 대박이다"라고 생각해도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업 )
2. 캐쉬카우가 있어야 한다.
3. 확실한 타겟층이 있어야 한다.
4.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들을 해결해 줘야 한다.
5.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여야 한다.
경영 전문가분들이 '나이스 지키미'를보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나이스 지키미'는 2번만 만족하는 서비스다.(3번은 약간 애매)
1, 3, 4, 5가 없는데 2번이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하다.
여기서 배운 것들은 총 4가지다.
1. 캐쉬카우를 만드는 것은 진짜 미친 듯이 정말 정말로 중요하다.
2. 굳이 특정 타겟이 없어도 된다. 모든 이가 나의 타겟이라 생각하고 사업을 기획해도 된다.
3. 꼭 불편한 점을 해결해줄 필요는 없다. 그리고 꼭 한 달에 한 번씩 사용해야 할 서비스를 만들 필요는 없다.
이는 특정 타겟이 있어야 하는 서비스에나 먹히는 것이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면 굳이 이런 복잡하고 정교한 서비스를 기획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정말 또 한 번 크게 배운 것이 있다.
지금까지 1번이 없으면 서비스는 발전이 없을 것이고 점점 망해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신기하게 그것도 아니다.
그냥 다른 곳들이 한 것들을 잘 베끼면 된다.
굳이 내가 필요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이 서비스를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제일 어려운 것)
'사업' 참 어렵다.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도용한다'라고 피카소가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위대한 아이디어들을 도용했다는 사실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 - 스티브 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