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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25. 2016

산악자전거 주행 연습 - 포장 도로를 벗어나자.

다양한 노면 느껴보기

지난주에는 자전거길 위주의 포장도로에서 산악자전거 자체의 특성에 익숙해지도록 달려보았다.

자전거를 타는 데에 익숙해졌다면 그다음은 다양한 노면에 적응하도록 하자.

자전거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았으므로 아직 XC산악자전거의 주무대인 임도(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 산길)에 갈 수는 없다. 평지 위주의 농로와 비포장길에 익숙해지는 코스를 달려보기로 한다.


서울 근처에도 여기저기 임도는 조금 있지만 경사가 없는 평평하고 긴 비포장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서울에서 가까울수록 대부분의 도로는 포장되고 평지에는 건물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래도, 서울 남부에서는 도심지를 벗어나면 안산, 시흥, 화성, 여주, 이천 근처에 비포장길과 농로가 어느 정도 남아 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하여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교동도를 가기로 하였다. 교통이 불편한 곳이니 자동차에 자전거들을 싣고 가야 한다.


교동도는 강화도 옆에 있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지만 섬 전체를 둘러보면 50km 정도의 코스가 나온다. 비포장길이 여기저기 있지만 농로로 우회할 수 있어 로드바이크로도 다닐 수 있다.


일단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강화도에 갈 때마다 들르는 집이 있다. 외포리의 칼국수집에 가서 밴댕이회와 칼국수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한다. 교동도에도 식당이 있지만 이왕 왔으니 먹고 싶었던 것을 먹는다.


든든히 식사를 했으니 이제 교동도로 간다. 교동도는 북한과 인접한 지역으로 출입 신고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차뿐만 아니라 자전거로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교동면사무소에 주차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일단은 포장도로를 5km 정도 달리면서 워밍업을 한다.


교동대교 근처에서부터 큰길에서 벗어나서 교동도 일주를 시작한다.


먼저 어렵지 않은 농로를 달린다. 산악자전거에겐 농로의 콘크리트 길은 포장도로와 별 차이가 없다. 지니님도 별 불편함 없이 달린다. 사실 미니벨로로도 둘이서 워낙 자주 농로를 다녔기에 이미 콘크리트길의 노면에는 익숙하다.


도로용 자전거로는 다니기 힘든, 완전히 마르지 않은 조금 부드러운 흙길이 나타났다. 농로만 다니면 재미가 없으니 비포장 흙길을 달려보도록 한다.


교동도는 바로 바다 건너에 북한 황해도 땅이 보이는 최전방 지역이라 철조망이 삼엄하다. 출입 금지되어 있는 곳은 접근할 수도 없게 되어 있고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으나 접근할 수 있는 곳은 가까이 가도 문제없다. 



비포장 흙길을 처음 타는 지니님은 긴장하는 것 같다. 습기를 머금고 있는 부드러운 흙길의 느낌이 낯설 것이다. 얼마간 비포장길을 달리다가 풀이 자라나서 더더욱 주행이 힘들어지니 잠시 농로로 나온다.


다시 포장길과 농로를 달린 후에 비포장길에 재도전한다.


교동도의 서쪽에 있는 난정저수지 옆 비포장길을 지나간다. 이번에는 단단하게 굳은 흙길이다. 지니님도 어렵지 않은지 쭉쭉 나아간다.


저수지를 따라서 여기저기 물웅덩이가 있는 흙길을 계속 지나간다.


처음에는 진흙에 물까지 고여있어 긴장한 듯 하지만 익숙해지면서 비포장길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다시 포장도로와 농로를 지나서 몇 개의 마을을 지난다. 난정저수지에서 바로 큰길로 나가면 바로 읍내로 갈 수 있지만 교동도 최남단인 서한리와 동산리까지 두루 달려준다. 어차피 섬이 작으니까 바로 질러가면 코스가 너무 짧아진다.



포장이 안된 거친 노면에서야 말로 앞뒤 샥이 달린 풀서스펜션 산악자전거가 제 역할을 한다. 불규칙한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샥(샥업소버, 충격 흡수장치) 자체가 흡수하느라 매우 바쁘게 움직이지만 그만큼 사람은 편안히 탈 수 있다.



읍내가 바로 옆이지만 차를 세워둔 면사무소로 바로 가지 않고 남쪽의 농로를 타고 바닷가를 달린다. 강화나들길 푯말이 보인다. 



산책객이 거의 없는 강화나들길을 달려본다. 이번에는 풀이 잔뜩 깔려서 진행이 쉽지 않은 길이다. 너무 다리에 힘을 주지 않고 다리 근육이 피로해지지 않도록 저속 기어비로 부드럽게 페달을 돌리는 것이 요령이다.



긴장이 풀어졌는지 예상했던 것보다 쉽게 달린다. 일반적인 자전거 중에 가장 균형을 잡기 힘든 미니벨로를 오래 타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전거를 타는 감각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강화나들길의 비포장 풀길은 읍내리부터 교동선착장 근처까지 1.5km 정도로 그리 길지 않다. 이제 부드러운 흙길, 단단한 흙길, 물웅덩이길, 풀길 등의 다양한 비포장길을 충분히 탔으니 도로를 이용해서 면사무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진흙탕길을 타느라 새 산악자전거가 진흙 범벅이 되었다. 산악자전거로 흙길을 다니다 보면 자전거가 지저분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적당히 흙을 털어내고 차에 싣는다.  


계획했던 만큼의 비포장길과 농로를 주행했다. 지니님도 비포장길의 재미를 느끼는 것 같으니 다음번에는 어렵지 않은 임도에 가보기로 한다. 지니님은 숙련된 도로 라이딩 전문가이니 수준에 맞춰서 속성으로 진행하지만 자전거를 처음 타는 입문자라면 도로 주행을 1~2달 이상 하면서 체력을 충분히 끌어올린 후에 비포장길이나 임도로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산악자전거로 비포장길이나 임도를 타고 싶다면 어느 정도 숙련되기 전에는 반드시 2인 이상 다니면서 더 잘 타는 사람에게 안전하고 올바른 산악 라이딩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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