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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y 06. 2016

산악자전거, 산길을 가다.

산악자전거 초보자를 위한 임도 코스 1

2016년 5월 5일 - 광덕산 임도

지난번에는 비포장길이 많은 평지 코스에서 적응 훈련을 하였다. 지니님이 빠르게 적응하는 듯해서 이번에는 임도 중에 쉬운 코스를 달리기로 한다.


지니님이 타고 있는 XC풀서스펜션 산악자전거XC는 Cross Country의 줄임말로 잘 닦인 포장길이 아닌 다양한 자연환경 속에서 달리는 것을 말한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산림 관리나 산불 방지용으로 차량이 접근할 수 있는 산길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이를 임도라고 하며 XC 산악자전거 대회는 대부분 임도 코스에서 열린다.


임도는 자갈이나 흙으로 된 길이 많으며 경사가 심한 커브길에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있기도 한다. 관리가 안된 임도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통행이 매우 힘들기도 하다. 임도에는 급경사 오르막이 상당히 많으므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유리한 가벼운 XC산악자전거가 좋다.

군포 수리산 임도

서울 주변에도 잘 찾아보면 임도가 있다. 가까운 임도 코스로는 서울 남부에서 산악자전거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군포 수리산 임도가 유명하다. 분당과 광주 사이의 문형산, 영장산에도 임도가 있으며 서울 북부에는 축령산 임도가 있다. 좀 더 길고 다양한 임도는 가평, 양평, 춘천 쪽에 많이 있다.


지니님은 아직 비포장길에 완전하게 적응하지는 못했으므로 이왕이면 좀 더 쉽고 오르막길이 적은 임도를 가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조금 멀리에 있는 아산의 광덕산 임도를 타기로 한다.

어린이날이자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외암 민속마을 근처는 몰려든 차들로 교통 정체가 심하다. 원래 차를 세우려 했던 송악면사무소까지 가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출발한다.


오른쪽에 보이는 망경산 중턱의 긴 줄이 우리가 갈 광덕산 임도이다.

광덕산 임도는 예전에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렸던 곳이라 그런지 처음 가는 사람들은 강당골에서 시작되는 대회 코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힘든 오르막길을 두 번 올라가야 하는 코스이다. 우리는 힘든 길을 피해서 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르막을 한 번만 올라가면 되도록 수철리 쪽에서 올라간다.


623번 포장도로로 언덕을 올라가다가 정상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면 농장 뒤에 임도 입구가 있다.



임도가 처음인 지니님은 넘어져 다칠 수가 있으니 출발하기 전에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한다. 사고가 났을 때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호대를 착용함으로서 심리적으로도 긴장하지 않아야 사고가 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자갈이 많은 비포장길이 나온다. 자갈이 적은 곳으로 잘 조향해서 달려야 한다. 자갈길을 달릴 때는 가벼운 기어에 놓고 부드럽게 페달링 하는 것이 요령이다.



얼마 후 잠깐 고라니를 만난다. 고라니, 멧돼지, 족제비, 너구리, 뱀 등등의 야생동물들은 한적한 임도에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중간중간 적당한 휴식은 필수이다. 광덕산 임도에는 정자가 많아서 정자를 휴식 포인트로 하면 좋다.



초반부에 계속 올라가다 보면 중반부터는 경사가 심하지 않고 자갈도 적은 길로 오르내리게 된다. 햇빛이 강한 날이지만 나무 터널이 우거진 광덕산 임도는 시원하다.


비포장길에서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잘 선택해야 한다. 안전하게 달리고 싶다면 자갈이나 모래가 적은 곳으로, 물웅덩이나 떨어진 나뭇가지를 피해서 다녀야 한다.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방심하지 않도록 한다.


XC 산악자전거는 뒷샥이 없는 XC하드테일과 뒷샥이 있는 XC풀서스펜션으로 나뉜다. XC하드테일은 뒷샥이 없는 만큼 가볍고 힘 전달력이 좋다. XC풀서스펜션은 뒷샥이 있어 조금 더 무겁지만 돌이 많고 거친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고 접지력을 조절해주어 거친 비포장길을 편하게 탈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는 자전거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풀서스펜션도 매우 가벼워지고 힘 손실도 효과적으로 제어하게 되었다. 따라서, 포장도로보다 임도를 많이 다닌다면 XC풀서스펜션을 추천한다. 물론, 더 거친 코스를 다니겠다면 올마운틴 이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타다 보니 지니님이 임도에 슬슬 적응하면서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



한참 달리다 보면 광덕산 임도에서 단 한 번 있는 약간 급경사인 헤어핀 코스가 나온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경사이긴 하지만 잘 올라간다. 다음에는 좀 더 가파른 경사가 있는 코스를 가게 될 것이다.  



이틀 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계곡물이 많고 숲이 싱그럽다. 떨어지기 전 마지막 화려함을 펼치는 철쭉도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임도의 끝에 다가갈수록 점점 내리막이 많아진다. 아직은 브레이킹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두 손가락으로 레버를 잡는 투-핑거 브레이킹을 한다. 차차 익숙해지면 한 손가락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아산공원묘원 근처에서 광덕산 임도는 끝난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근처에 하나뿐인 식당이 문을 닫았다.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 바로 옆의 봉수산 임도를 탈 수 있는데...


도로를 꽤 많이 내려가서 짜장면집에서 볶음밥을 먹는다.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로 어지럽다.



봉수산 임도를 타려면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하는데 귀찮다. 임도는 충분히 탔으니 이제 송악저수지 옆길을 따라 복귀하기로 한다.



약간 오르막이 있지만 광덕산 임도보단 훨씬 완만한 비포장길을 따라간다. 비가 온지 얼마 안 되어 저수지에 물이 가득하고 휴일을 맞아 낚시하러 온 사람들도 많다.


송악저수지의 절반 정도만 비포장길이다. 이제 포장도로를 타고 송악면을 지나 차를 세워둔 곳까지 간다.


광덕산 임도와 송악 저수지길을 약 45 km 정도 탔다. 실제 임도와 비포장길은 25km 정도이며 어려운 코스가 없어 초보자가 다니기에 좋은 코스이다. 광덕산 임도 끝에서 바로 주유소 위로 이어지는 봉수산 임도를 탄다면 간단한 도시락을 지참해야 할 것이다. 전철을 이용할 경우 배방역에서 출발해서 온양온천역에서 복귀할 수 있지만 전철 왕복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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