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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대마도 자전거 여행 - 1일 차

대마도 남부 자전거 여행

by 존과 지니

2014년 5월 3일 (토요일) 1일 차

이동거리 : 약 50km

코스 : 이즈하라(점심) - 쿠타 - 쯔쯔 - 쯔쯔자키 등대 - 쯔쯔 - 아유모도시 공원 - 쿠타 - 이즈하라(저녁) - 쿠타(숙박 : 민숙 페코짱, 조식 포함 5000엔)




5월 2일 밤 11시

부산행 심야 버스를 타기 위해서 한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서 고속터미널까지 슬슬 이동합니다.

평일이라 전철에 실을지 고민하다가 규칙을 어기지 않기로 하고 자전거길로 가기로 합니다. 낮에 비가 와서인지 공기가 쌀쌀합니다.


고속터미널에 넉넉하게 도착해서 예약한 1시 20분 부산행 버스표를 발권하고 기다립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연휴 전날이라 연휴를 즐기러 떠나는 사람들로 터미널이 북적댑니다. 버스표가 매진되어 암표상도 있고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전거 이용객들이 몇 분 보이는데 아마도 자전거길 인증하러 가는 분들이겠죠.


심야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 새벽 6시에 노포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편이 많은 노포동 터미널과 부산역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게 부산에 올 때마다 불편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시장에 아침을 먹으러 들렀습니다. 간단히 먹으려던 생각이었는데... 회 소 짜를 시켜먹었습니다.


대마도 가는 배가 있는 여객터미널은 중앙역 근처입니다. 세관 문제로 여객터미널 내부는 공항처럼 사진 촬영 금지인 곳이 많습니다.

10시쯤 들어가서 탑승 수속 및 자전거 화물 등록(필수!)을 마치고 기다려서 승선을 합니다. 자전거는 부피가 크니 세관 통과할 때나 승선 통로에서도 따로 빼줍니다. 덕분에 참 편하게 승선했어요. 오션 플라워호에 들어가니 승무원이 자전거를 뒤쪽 화물 공간에 따로 빼서 실어줍니다.

부산에서 11시 10분 출발해서 대마도 이즈하라까지 2시간 조금 더 걸린다고 합니다.


오후 2시가 다 되어서 일본 입국 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대마도 이즈하라로 들어옵니다. 대마도에서 제일 큰 동네라는 이즈하라(厳原)의 첫 느낌은 우리나라 면 소재지 정도의 아담한 동네입니다. 저 뒤에 퍼런 것이 우리가 타고 온 오션 플라워호입니다.


첫날 일정이 조금 빡빡하기 때문에 서두릅니다. 편의점에 잠깐 들러서 음료수와 간식을 보충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서 이즈하라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티아라로 갑니다. 티아라에는 슈퍼마켓인 레드 캐비지도 있으니 편의점에 굳이 들를 필요는 없었더군요.


티아라에 있는 모스버거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배를 채웁니다. 리치 치즈버거입니다.


배도 채우고 보급도 했으니 슬슬 출발합니다. 오늘은 이즈하라부터 시작해서 대마도의 남쪽을 한 바퀴 돌 예정입니다. 건너편에 이즈하라 여객터미널과 우리가 타고 온 오션 플라워호가 보이네요.


항구 바로 아랫마을인 쿠타(久田)에서 일단 오늘 머물 곳인 민숙 페코짱이 보이길래 예약 확인차 들릅니다.

민숙(民宿)은 우리나라의 민박과 비슷한 개념인데 여인숙에 조금 더 가까운 느낌입니다. 전화를 안 받는 경우 주인이 근처에 나와있는 것이니 기다리면 옵니다. 친절한 주인 할머니에게 예약 확인하고 얼굴 도장을 찍습니다. 할머니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 전화 예약만 되는 덕분에 다른 숙소는 만 실인데도 여긴 손님이 없더군요. 방은 아주 깨끗합니다.


쿠타에서 나가자마자 오르막길이 나타납니다.

오늘은 최남단의 쯔쯔자키 등대를 찍고 대마도 남부를 돌아오는 코스로 300미터급 오르막 두 개를 포함해서 업다운이 반복되는 길을 50km 정도 달려야 합니다.


대마도는 터널이 참 많고 지금도 계속 공사 중입니다. 터널이 참 많습니다만 터널이 나오면 업힐이 끝나는 것이기에 반갑습니다. 터널이 없는 곳은 업다운이 더 심하고 터널이 있는 곳도 이전에 쓰던 옛길을 업다운이 심합니다. 차들도 자전거를 배려해서 조심스럽게 운전하기에 터널에서도 그리 위험을 느끼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후미등은 꼭 켜고 다니시길 권합니다.


계속 오르막을 올라가니 해수면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대마도는 쿠타 마을처럼 작은 마을이 조금씩 퍼져 있습니다. 평지에는 마을이 있고 터널을 낀 언덕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어줍니다. 이정표는 일어, 영어에 한국어까지 쓰여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정표 자체가 많지 않고, 또 자세하지도 않아서 주의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대마도의 많은 길들이 구불구불 굽이치는 왕복 2 차선 길입니다. 차선이 없는 1.5차로의 길도 많아서 차들이 조심조심 서로 양보하면서 지나다닙니다.


영화나 만화 포스터처럼 역광에 멋지게 나온 지니님입니다.


쿠와(久和) 마을과 나인(內院) 마을도 지나쳐갑니다.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가 목적지인 쯔쯔(豆酘) 마을이 보이는 언덕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매 종류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걸 신기해서 찍었는데 대마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놈이더군요.

대마도엔 까마귀, 매, 제비를 비롯해서 새들이 참 많습니다. 자연이 살아있다는 증거겠지요.

숲 속 도로를 달리는 내내 숲 속에서 새소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쯔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대로 잘 보수되어 사용되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습니다. 대마도 마을들의 느낌은 오래되었지만 깨끗하고 맑습니다.


바로 마을을 통과해서 오늘 목표인 대마도 최남단 쯔쯔자키 등대를 보러 다시 오르막을 올라갑니다. 초반에 경사가 조금 급해지는데 중반부터는 무난합니다.


잠깐 오르막을 올라가니 쯔쯔 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마도 최남단에 있는 쯔쯔자키 등대에 도착합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라 관광객도 없이 조용합니다.


이곳이 대마도의 최남단입니다. 우리는 여기 최남단부터 대마도의 북쪽까지 자전거로 여행할 겁니다.





슬슬 돌아가야 하는데 초반부터 언덕길이 자꾸 나타납니다.



오후 내내 계속된 오르락내리락 언덕길에 지니님이 힘들어합니다.




대마도 남부의 트래킹 코스인 목코쿠산이 보입니다.

경치도 아름답고 공기도 맑고... 숲이 바뀌는 5월이라 더 멋진 듯합니다.


다시 이즈하라 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쯔쯔세(豆酘瀬) 마을을 지나 우회전해서 아유모도시 자연공원(鮎もどし自然公園) 쪽으로 아까 넘어왔던 언덕길을 다른 루트로 다시 한 번 넘어야 합니다


해가 저물어 가기에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은 들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갑니다. 여유 있게 거닐어보고 싶었지만 일정상 무리였네요...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근처의 우치야마(內山) 마을입니다.


돌아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300m급 언덕길을 넘었습니다. 민숙에 도착해서 짐을 내려놓고 주인 할머니께 저녁 먹을 곳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직접 차로 시내까지 안내해주십니다.

이즈하라 시내에 생긴지 얼마 안된 회전초밥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초밥은 물론 우동에 김밥까지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마구 시켜 먹습니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우리나라 회전초밥집과 비슷한 수준인데 접시당 퀄리티는 좀 더 낫습니다.


모듬회도 1인분 시켜봅니다. 일본은 활어회 위주인 한국과 달리 대부분 숙성회인데 숙성회도 입에 잘 맞습니다.


이건 장어튀김입니다. 가격은 조금 높은데(500엔) 맛있네요.


이 회전초밥집이 재밌는 것이 위아래로 라인이 두 개가 있는데 아래쪽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초밥 접시가 돌아가는 회전판이고 윗 라인은 주문한 접시가 오는 신칸센(일본 고속전철) 모양의 고속철도(?)입니다.

그럼 주문을 해볼까요?

일본어를 몰라도 한글화가 되어있는 LCD 화면을 터치해서 쉽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주문한 초밥들이 저렇게 긴 기차를 타고 옵니다. 접시를 다 집어내고 화면 옆의 버튼을 눌러야 기차가 돌아갑니다.


주문 한 번 할 때마다 슬롯머신 게임을 할 수 있는데 모양이 맞으면 음료 등의 서비스가 나옵니다.


다 먹은 흔적들... 사시미랑 우동 등등 주문해서 먹어서 초밥 자체는 엄청 많이 먹지는 않았군요.

종업원이 접시 색을 인식해서 계산하는 단말기로 접시를 한 번 쓱 훑으니 순식간에 계산됩니다. 여러모로 신식 회전초밥집이군요.


둘이 양껏 먹고 4000엔... 잘 먹었습니다.


다시 쿠와에 있는 민숙 페코짱으로 돌아와서 첫날 일정을 마감합니다.

다다미방이라 냉기가 좀 느껴져서 이불 꼭꼭 덮고 잡니다.

민숙은 우리나라의 민박과 여인숙의 중간 형태쯤 되는데 화장실이나 욕실이 공동 사용인 곳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깨끗한 편이고 아침이나 저녁은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대마도의 1일 차


맑은 대마도의 바다는 비린내가 거의 없습니다. 바다 냄새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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