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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11. 2017

춘천 홍천 순환 자전거 여행

강원도 도로 자전거 여행1

2017년 4월 8일

ITX 청춘열차에 자전거를 싣고 청량리나 용산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춘천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강원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춘천에서 출발하는 자전거 여행 코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춘천을 포함해서 강원도 영서지방은 산이 많고 임도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는 아주 좋지만 고속도로나 국도 같은 큰 길이 산골짜기로 나있다 보니 도로자전거로 갈 수 있는 코스는 어느 정도 한정된다. 그중에서 춘천 현지 동호인들이 자주 다니는 코스로 춘천에서 홍천을 빙 둘러 다녀오는 코스가 있다.

전체 약 100km의 춘천-홍천 순환 코스는 처음에 느랏재와 가락재라는 두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두 오르막길은 각각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두 오르막길을 모두 오르내리려면 충분한 체력이 필요하다.


오늘 출발은 외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후평 사거리에서 시작한다. 춘천역에서 출발하면 소양강을 따라 올라가다가 춘천소방서 근처에서 동막 IC 쪽으로 가면 된다.

처음 코스는 간단하다. 56번 국도만 따라가면 느랏재도 가락재도 바로 연결된다. 조금만 달리면 금방 시 외곽으로 빠지는 길이다.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지만 중간에 46번 국도와 만나는 나들목이 있으니 차량 통행에 주의하자.


일반 국도 56번 표지판이 보인다.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길이니 이 방향에서 홍천까지 어차피 길은 하나뿐이다. 길을 잃거나 확인해야 할 필요도 없어서 좋다.


느랏재 막국수... 여기가 느랏재 입구인지 알려주는 것 같다.


느랏재 막국수를 지나면 로드로는 조금 힘들 수 있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좀 더 올라가면 2차선으로 저속차도가 생겨서  차량 통행에 신경 쓰지 않고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다.


느랏재는 처음에는 경사가 있지만 올라갈수록  완만해지는 오르막이다. 올라갈수록 점점 여유가 생긴다. 길 가에 산수유가 이쁘게 피었다. 예전 같으면 한침 꽃을 찾아다닐 시기인데 올해는 훈련이 우선이다.


터널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처음엔 900m 표지판이 나왔는데 오르막 900m면 자전거에겐 결코 가까운 길이 아니다. 터널 표지판의 숫자가 300m가 되면 곧 정상이다.


달리다 보니 드디어 터널 앞이다. 느랏재 정상은 터널 너머지만 후미등을 켜야 하니 잠시 멈춰 물 한 모금 마신다.


이 구석진 곳까지 버스도 다니는가보다. 휴게소도 있고 버스 정류장도 있지만 차량 통행도 적고 한산하다.


후미등도 켰으니 이제 터널을 통과해서 가락재까지 쉼 없이 달린다.


느랏재에서 길게 내려간 후에 다시 오르막을 올라간다.


슬슬 올라가다 보니 벌써 해발 560m라고 한다.


또 가락재 터널까지 900m


점점 터널에 가까워진다. 초반부터 경사가 조금 심한 구간이 있었던 느랏재에 비해서 크게 인상에 남는 오르막길은 아니다.


가락재 정상에도 휴게소가 있다. 멈추지 않고 빠르게 내려가서 쉬기로 한다. 하지만, 홍천까지 가서나 쉴 거라 생각했고 그 예상은 정확했다.


가락재를 넘어가면 이제 홍천군이다.


확실히 춘천보다 더 시골 같은 느낌이 난다. 길 옆으로 계곡이 흐르고 간간이 소똥 냄새도 나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이정표에 홍천보다는 구성포라는 지명이 표시되었는데 드디어 구성포에 도착했다. 40km 정도 달렸다.


구성포에서 오른쪽에 끼고 왔던 계곡이 홍천강과 합쳐진다. 이제 홍천강을 따라 홍천 읍내로 들어간다.


홍천에 도착하니 12시 반,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고 달리던 지니 님이 힘들어한다. 이제 점심을 먹어야지... 지니님이 홍천을 자주 가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식당을 물어봤더니 이구동성으로 햄버거집을 추천해준다. 이 시골에 무슨 햄버거??


매우 허름한 건물 2층에 낡은 햄버거집이 있다. 추천하지 않았으면 결코 찾아올 일이 없는 허름한 집이다. 우리는 국내에서는 가능하면 점심에 밥이나 면을 먹기 때문에 더더욱 찾아올 일이 없는 곳...

근데 햄버거가 가격도 저렴(3800원)한데 부드럽고 맛있다. 강원도에서 먹어본 햄버거 중에는 가격 대비 가장 맛있는 듯하다. 지니님도 잘 먹는다. 다음에도 홍천을 지날 때 종종 들릴 것 같다.


밥 대신 빵을 먹었으니 저녁을 일찍 먹을 것 같다. 아직 50km는 더 달려야 하니 슬슬 출발한다. 이제 5번 국도를 잠깐 따라간다. 그냥 5번 국도를 쭉 따라가면 작은 고개 3개 정도를 넘어서 춘천까지 바로 갈 수 있긴 하지만 오늘은 100km 정도 타기로 했다.


홍천 온천 표지판을 따라서 5번 국도를 벗어나면 도사곡교에서 홍천강과 다시 만난다.

작년에 MTB로 홍천에서 가평까지 달렸던 코스와 살짝 겹친다.


천냥바위도 잘 있다.



홍천강은 유원지라 이름 붙은 아무것도 없는 강변 야영장이 많다. 아직 물놀이할 날씨는 아니니 도사곡 유원지에 사람이 얼마 없다.


팔봉산 유원지까지 홍천강을 계속 따라간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살짝 오르내리는 코스가 많아서 알게 모르게 체력이 떨어진다.


굴지리의 슈퍼에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조금 쉰다. 햄버거 하나 먹은 게 전부인 지니님이 칼로리 고갈로 힘들어한다. 쉬고 있는 동안에도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지나간다. 나름 인기 있는 코스다.


굴지리에서 고개 3개를 넘으면 춘천으로 바로 갈 수 있고 거리도 20km 정도 짧아진다. 우리는 예정대로 팔봉산 유원지 쪽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남노일 유원지 가기 전, 지난번에도 우릴 괴롭혔던 짧은 급경사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실제로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평지를 달리다가 갑자기 마주치면 상당히 가파르게 느껴진다.


이제 남노일 유원지이다. 아직은 사람이 거의 없다.


홍천강을 계속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아직 새싹이 돋기엔 조금 이르지만 봄기운이 잔뜩 차올라 있다.


이 다리를 건너서 당고개를 넘어가면 팔봉산 유원지가 나타난다. 새로 큰 다리가 공사 중이다. 이 근처가 수심이 얕아서 여름엔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팔봉산 유원지 입구이다. 유원지 안쪽은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다리 건너기 전 편의점에서 쉬었다가 출발한다. 물가가 비싼 곳은 정가대로 파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게 최고다.


드디어 팔봉산 유원지에 도착했다. 올 때마다 볼록볼록한 봉우리들이 재밌다. 이미 바로 전에 쉬었으니 화장실만 이용하고 지나간다.


팔봉산 유원지에서 홍천강을 따라 계속 달리면 청평이나 가평으로 갈 수 있지만 우리는 도로를 타고 이제 춘천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 오르막이라 할 수 있는 덕만이 고개는 터널로 지나간다. 우회길이 있지만 우회길 중간에 시멘트 회사가 있어서 큰 트럭들이 자주 지나가기에 그냥 터널로 지나가기로 한다.


70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자니 시속 100km 이상으로 쌩쌩 달리는 차들 때문에 신경 쓰인다.


예정대로 중간 갈림길에서 김유정역 쪽으로 빠져나와서 조금 한적한 길을 달린다. 도로 왼쪽으로 강촌 레일바이크가 지나간다.


김유정역을 지나서 춘천에 들어가니 슬슬 저녁을 먹을 때다.


점심에 햄버거를 먹어서 금방 출출해지는데 마침 후평동 닭갈비집들을 지나가는 루트이다. 원래 가던 집은 사람들이 너무 줄을 서 있는 데다가 2층에서 먹기엔 자전거가 불안하니 오랜만에 그 옆집으로 간다.

닭갈비 자체는 원래 가던 집이 더 맛있지만 볶음밥부터  나머지는 모두 이 집이 낫다. 100km를 달리고 딱 배고플 때 먹으니 더 맛있다.


5월 연휴에는 1000km 정도 달리는 해외 자전거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4월 한 달 동안 체력을 올려놔야 한다. 체력에 여유가 있어야 장거리 자전거 여행이 더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초반에 나타나는 2번의 높은 언덕길과 살짝 낙타등이 있는 이번 코스는 체력을 늘리기 위한 훈련으로 충분했다. 다음 주에도 약간은 훈련 목적으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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