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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r 20. 2017

로드바이크 힐클라이밍

짧고 굵게 자전거 운동하기

2017년 3월 19일

화창한 봄이 왔다.

아직 봄꽃이 만발하기엔 이르지만 자전거 타기에 충분히 따듯한 주말이 되었다. 하지만 , 아쉽게도 지니님의 개인 사정으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떠나지는 못해서 간단히 주변에서 오전 운동만 하고 돌아오기로 한다.


자전거를 타는데 쓸 수 있는 시간이 짧다면 긴 오르막길 코스를 올라가는 것(주로 업힐이라고 한다.)이 시간 대비 운동 효율이 좋다. 이번 해부터 전남이 아닌 강원도로 활동 무대를 옮기게 되어 오르막길 코스가 주변에 잔뜩 있으니 그 중에서 춘천에서 멀지 않은 긴 오르막길인 해산령에서 몸을 풀기로 한다.

강원도 화천 해산령 - 양쪽의 굽잇길 사이에 긴 해산터널이 있다.


해산령 입구에 해산휴게소라는 매점겸 식당이 하나 있다.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수세식은 아니지만 쓰기 편한 화장실도 있어 오르막길을 오르기 전에 식수도 보충하고 화장실도 다녀와서 바로 출발한다.


해산령은 2013년에 평화의 댐, 화천, 양구 쪽의 자전거 여행으로 이미 다녀왔으니 4년 만이다.

https://brunch.co.kr/@skumac/75


오늘은 해산령만 올라갔다 내려가기로 한다.언덕 하나만 오르면 된다고 하지만 해발 590미터에 오르막길 길이가 9km나 되는 만만찮은 코스이다.


처음에 조금 급하던 경사는 올라갈수록 완만해진다. 지구력만 있다면 로드바이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컴팩트 34T 체인링과 28T 스프라켓의 조합으로 댄싱 없이 올라가기에 좋은 코스이다. 무릎에 부담이 많이 안 가면서 운동이 된다.


도로는 대부분 겨울에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도로 여기저기에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돌들이 있으니 전방 주시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지만 간간히 한 무리의 개조된 시끄러운 차들이나 오토바이들이 굉음을 내며 시끄럽게 지나다니기도 하니 차량 통행에 주의하자.


아직 북측 사면에는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곳도 있지만 도로 쪽의 눈들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다.


겨울 내내 안 탔으니 느릿느릿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1시간 가까이 올라가다보니 드디어 해산령 터널이 나타난다. 2km인데 완만한 오르막으로 된 직선 터널을 지나면 해산령 도로 정상이다.


2013년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지니님은 쉬지 않고 한 번에 올라갔다. 그 동안 나와 함께 온갖 오르막길을  오르내렸으니 이제 해산령 정도는 땀도 안 흘리고 그리 힘들지 않게 올라온다. 쉽게 올라온 만큼 큰 감흥이 없는지 인증샷만 찍고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정상의 해오름휴게소에서 식사를 팔긴 하지만 오늘 점심 먹기로 한 곳은 따로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것을 즐기지만 우린 내리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9km의 도로 내리막은 결코 짧지 않은 만큼 지겹기까지 하다. 한참을 내리달려서 차량을 세워둔 곳으로 돌아왔다.


운동을 했으면 영양 보충도 든든히 해줘야 하니 자전거를 차에 싣고 춘천에서 괜찮다는 수제 햄버거집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온다. 내가 햄버거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맛있는 햄버거집들을 다니다보니 이 집이 딱히 대단한 맛집은 아니지만 배불리 잘 먹었다.


운동하기 좋은 오르막길 코스는

1. 집에서 멀지 않아야 한다. 짧게 운동하는 만큼 가까울수록 잠깐 운동하러 가기 좋다.

2. 너무 짧지 않고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오르막길이어야 좋다. 수도권에는 대부분 길지 않은 오르막길이 많은데 짧은 오르막길을 여러 군데를 달리거나 오르막길 하나를 왕복해서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3. 차량 통행이 적은 길이어야 한다. 오르막길은 굽이길이 많아서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만큼 차량 통행이 적어야 좀 더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서울의 경우, 남산은 길이가 짧은데다가 통행하는 차량과 사람이 많아서 불편하고 북악 하늘길은 혼잡한 도심을 뚫고 가야 해서 접근성이 좋지는 않다. 서울 남쪽으로는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운동코스로 애용해온 갈마치재-강남300 코스를 근지구력을 올리기 좋은 코스로 추천하지만 최근 경기도 광주 쪽의 난개발로 대형트럭들이 눈에 많이 띈다. 복정역에서 남한산성 남문까지 올라가는 길도 오르막 운동코스로서는 훌륭하지만 차량 통행이 많아서 위험하기에 그리 추천하지 않는 코스이다.  올해부터 우리의 베이스 캠프가 된 춘천에는 배후령이라는 훌륭한 코스가 있고 대도시마다 동호인들이 애용하는 오르막길 운동 코스가 하나 쯤은 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

1. 자신에게 적절한 페달 회전수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가벼운 기어로 오르도록 하여 무릎의 부담을 주지 않는다.

2. 호흡이 가빠지지 않도록 한다. 페달링이 너무 빠르거나 강한 페달링을 하면 호흡이 흐트러져서 오를 수 있는 곳도 못 오르게 된다.

3. 힘들면 내려서 끌고 가되 정상까지 가급적이면 쉬지 않는다.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근지구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긴 오르막에서도 가능하면 쉬지 않도록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힘들면 내려서 천천히 끌고가도 멈춰서 쉬지는 말자.

4. 중앙선을 넘지 않도록 하고 후방의 차량 통행에도 주의한다. 꼬불꼬불한 커브길에서는 시야가 제한되기 때문에 커브길에서 차량과 자전거와 충돌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또한, 오르막길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꺾어 후방에서 추월하려는 차와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항상 차량 통행에 주의하고 급작스런 방향전환을 자제하여야 한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은 평지에서 속도를 내어 달리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또한, 자전거 여행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오르막길 주파 능력(업힐 능력)은 결국 언덕을 많이 오르내려야 향상된다. 하지만, 항상 안전과 건강(특히 무릎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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