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시즌 오픈 전까지 2013년부터 다녀왔던 자전거 여행을 정리합니다.
시간이 지난 기록이기 때문에 현재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2013년 8월 17일 - 평화의 댐
지니님이 2013년의 산티아고 프랑스길 자전거 여행을 출발하기 전,
높은 언덕길이 많은 1000km의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완주하기 위해서 훈련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언덕길이 포함된 훈련을 위해서 다녀왔습니다.
화천에서 산소길을 타고 올라가 해산령 아흔아홉 구빗길을 넘어 양구로 가는, 미니벨로로는 쉽지만은 않은 코스지요.
해산령이라는 우뚝 솟은 오르막과 오천터널, 도고 터널이 있는 언덕까지 총 3개의 쉽지 않은 언덕을 넘어야 하기에 오르막길을 오르는 연습을 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화천 터미널에서 로터리로 나오면 자전거길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제 고집으로 이번에는 동쪽 산소길을 타기 위해 화천대교로 강을 넘었는데 강 넘어 자전거길이 죄다 공사 중이라 조금 헤매었습니다.
북한강을 따라가는 화천 산소길의 좌안은 깨끗한 자전거길이 갑자기 끊어지면서 등산로 같은 비포장길이 나옵니다. 경사는 별로 없는 길이지만 산악자전거 기술이 없다면 끌고 가야 합니다.
이 비포장 길의 끝에는 나무데크길입니다.
나무데크길의 끝에 있어야 할 다리가 없네요. 원래 다리가 있어 이 다리로 건너가려 했는데...
이번 여름에 폭우가 많이 왔기 때문인지 건너편 강기슭으로 치워놨네요.
원래는 이렇게 생긴 다리가 화천 시내 쪽에 하나, 상류에 하나 있어서 자전거나 도보로 강을 건널 수 있게 해놓습니다.
계속 강의 좌안으로 가게 되면 파로호 관광지를 지나 오음리 쪽으로 가는데 이번 목적은 오음리 쪽이 아니니 화천 수력발전소 직전에 구만교라는 다리로 북한강을 다시 건너갑니다.
화천수력발전소입니다. 일제시대에 지어졌던 상당히 오래된 발전소지요. 전력이 부족했던 남한에서 매우 중요했던 발전소라 우리 군인들이 6.25 전쟁 때 목숨을 걸고 싸워서 얻은 곳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화천 수력발전소를 통행하기 위해 만들었던 꺼먹다리입니다.
꺼먹다리라는 이름답게 꺼먹꺼먹합니다.
꺼먹다리를 건너서 딴산 캠핑장 쪽으로 오래된 도로를 탑니다.
딴산입니다. 이 시간에는 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없네요.
시간 맞춰 가면 산꼭대기에서 인공 폭포수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딴산 옆 처녀고개입니다. 도령님을 기다리던 처녀 전설이 있는 고개라는데 길지 않은 오르막길입니다.
평화의 댐으로 가는 해산령의 입구입니다. 이정표도 있지요. 평화의 댐, 영어로는 피스 댐....
분명히 지도에는 식당이 몇 있었는데 여름철 성수기에만 문을 연다고 합니다. 도로 초입의 휴게소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다시 출발합니다. 해산령 꼭대기에 비빔밥을 파는 산장이 있지만 배가 고픈 상태에서 오를 만큼 만만한 해산령이 아니기에 일단 배부터 채웁니다.
이제 해산령 오르막길의 시작입니다. 훈련 목적으로 왔으니,해산령의 난이도가 태백에서 봉화 넘어가던 청옥산 넞재 비슷해서 지니님에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라 하니....
무정차 완주해버립니다.
그래도 공식 해발 651미터에 휴게소부터 해산터널 앞까지 언덕길 길이만 7km인데...
무정차 기념 인증샷을 찍어줍니다.
해산 터널은 우리나라 최북단 터널이라고 하네요.
해산터널을 지나면 있는 해산령 표지석 앞에서도 인증샷을 찍어줍니다.
이제 평화의 댐까지 아흔아홉 구빗길로 다운힐입니다.
해산전망대 밑에는 이상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미키마우스 닮았다고도 하는데...
파로호 쪽도 찍어주구요.
무게에 익숙하기 위해서 여행용 안장백을 장착해서 지니님의 메리디안 흰둥이가 가볍질 않습니다.
구불구불... 이름 만으로도 쉽지 않은 아흔아홉 구빗길로 평화의 댐에 도착합니다. 저 밑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오지 중에 하나인 비수구미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보입니다.
성금 모금에 참여했던 세대로서 북한의 수공 위협을 과장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만든 이 댐의 이름이 평화의 댐이란 것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물론, 여기 평화의 댐에는 이러한 설명은 쏙 빠져 있습니다.
평화의 댐에서 이제 양구 방향으로 갑니다. 천미 계곡을 지나가는 길 가에는 5월에 가면 여기저기 활짝 피어있는 할미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방산면으로 넘어가는 관문 오천터널.. 해산령에서 기운을 다 빼면 그리 높지 않은 오천터널이나 방산면에서 양구로 넘어가는 도고 터널의 오르막도 만만치 않습니다.
방산면을 거쳐 도고 터널을 간신히 넘어 양구터미널에서 춘천으로 복귀했습니다. 서울 동쪽으로 가는 랜도너스 대회의 단골 코스이기도 한 이 코스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한 힘든 코스입니다만 강원도 오지와 북한강 상류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좋은 여행 코스입니다.
저도 군사작전 구역에 있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지 얼마 안 된 두타연이나 해안면 펀치볼을 다녀오기 위해서라도 다시 찾아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