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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17. 2017

미시령 진부령 자전거 여행

강원도 도로 자전거 여행 2

2017년 4월 15일


이번 주에도 훈련 목적으로 두 번의 오르막을 넘는 코스를 다녀왔다. 요즘은 강원도를 거점으로 삼다 보니 어디를 가도 수 백 미터의 언덕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무릎에 너무 큰 부담을 주기 싫어서 고심한 끝에 결정했다.


강원도 인제군에서 태백산맥을 넘어서 속초나 양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 등 이름만 들어도 힘들게 느껴지는 언덕을 넘어야 한다. 이 중에서 한계령은 해발 920m로 인제에서 넘어가기에도 쉽지 않은 고갯길이니 제외하고, 미시령은 속초 쪽에서 올라가면 매우 힘들고 긴 오르막이니 인제 쪽에서 출발해서 넘어가기로 한다. 진부령도 만만찮은 고개지만 세 고갯길 중에 해발고도도 가장 낮으면서 간성 쪽에서 올라가기에는 그나마 길고 완만한 곳이다. 그래서 인제에서 출발해서 미시령을 넘었다가 다시 진부령으로 오르는 80km의 코스를 계획했다.


인공폭포에서 진부령과 미시령 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바로 근처의 황태촌 휴게소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한다. 햇빛은 강하지만 찬 바람이 굉장히 강하게 불어 춥게 느껴진다.


속초 방향으로 아무리 샛길로 간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56번 도로를 잠시라도 타야 한다. 차량 통행을 조심해서 조금 달리다보면 미시령옛길 표시가 있다. 이를 지나쳐서 가면 자동차 전용 도로인 미시령 터널이 나온다. 바닥에 자전거 표시도 있으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옛길로 들어가야 한다.


자전거는 어디로 가라고 바닥에 잘 표시되어 있다. 다리 밑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인 미시령 옛길의 시작이다.


생각보다 경사가 있는 편이다. 처음부터 1-1단으로 천천히 올라간다. 강하게 부는 바람은 다행히 뒷바람이다.


속초에서 올라오는 방향보단 짧다곤 해도 오르막은 오르막이다. 꾸준히 올라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만한 곳이 거의 없는 꾸준한 오르막이다. 열심히 오르다보니 정상이 보인다.


해발 767m라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물론 속초에서 올라오는 방향은 두 배는 더 힘들다.


정상에 있던 옛 미시령 휴게소는 이제 완전히 없어졌다. 그래도 주차장은 남아있고 미시령의 옛길이자 동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찾아온다.


미세먼지가 조금 심한 날이라 그런지 시야가 조금 뿌옇다. 속초 시내가 보이지만 여기 미시령 정상은 고성군이라고 한다.



이제 얼른 내려가서 속초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정상 근처에 아직도 녹지 않고 쌓인 눈이 있다.


미시령 옛길을 내려갈 때는 바람도 강하고 길도 매우 구불구불하니 조심해야 한다. 많이 낡았던 길을 여기저기 보수하고 재포장해서 길 자체는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내려가는 길 중간에 설악산 울산바위 전체를 볼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우리는 깜빡하고 조금 위의 공간 있는 갓길에서 잠시 쉬어간다.


계속 내려가서 다시 미시령 터널길과 만나는 울산바위촬영 휴게소 근처 사거리로 나오면 미시령 옛길은 끝난다.


그대로 56번 국도를 타고 속초 시내까지 가려다가 차들이 너무 많고 교통 정체까지 있으니 살짝 빠져 청초호로 들어가는 물길인 청초천을 따라간다.


시내에 들어가니 예쁜 꽃밭이 우리를 맞이한다. 올해 못 본 유채꽃을 여기서 보는구나.


드디어 속초 청초호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냉면집에서 함흥냉면 곱배기를 주문해서 먹는다. 원래 사람이 많은 집이었는데 옆집이 유명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손님이 조금 줄어들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으니 좋다. 오랜만에 왔는데 여전히 맛있다.


이제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서 간성까지 올라가야 한다. 바람이 심한 날이라 간성까지 가는 것도 꽤 힘들 것같다.


햇살이 강하니 동해안의 멋진 풍경이 살아난다.


동해안 자전거길도 예전보다는 좀더 정비된 느낌이다. 일부 구간은 새로 포장하려는지 공사중이다.


천진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어간다. 동해안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계속 달리고 달려서 송지호 근처를 지날 때 쯤, 바람은 더 거세어진다. 측풍이라 자전거가 자꾸 옆으로 밀리니 외국의 거센 바람에도 견디던 지니님도 힘들어한다.


송지호에서 동해안 자전거길은 끊긴다. MTB라면 지나갈 수 있지만 도로 자전거로 지나가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도로용 자전거들은 차들이 많이 달리는 7번 국도로 바로 가로질러 가기도 한다.


자전거가 통행하기 어렵게 일부러 돌로 포장해놓은 길을 끌고 지나간다. 동해안 자전거길의 문제는 한두 곳이 아니다.


간성(고성) 읍내를 바로 질러서 진부령 입구로 들어간다. 이제부터 언덕길에서 맞바람을 이겨내야 한다.


간성에서 쉬지 않았더니 지니님이 힘들어한다. 진부령 올라가는 길에는 제대로 된 매점 같은 것이 없다. 유원지라는 곳도 대부분 이름 뿐인 아무 것도 없는 곳이다.


진부령 표지판을 보면 20여 km를 올라가야 한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편이지고 처음엔 경사가 매우 약하지만 점점 경사가 심해져서 진부리 유원지부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진부령 정상에 있는 진부령 미술관 이정표가 나온다. 이제 2 km만 더 오르면 된다.


드디어 정상이다. 해발 520m로 다른 령이라는 이름치고는 완만한 편이지만 20km의 길고 긴 오르막이다.


진부령 미술관을 지나자마자 있는 편의점에서 수분과 당보충을 한다. 80 km 밖에 안 되지만 하루종일 바람과 싸웠기 때문에 100km를 훨씬 넘게 달린 듯한 피로감이 느껴진다. 차를 세워둔 황태촌 휴게소까지 5 km 남짓한 내리막을 내려가서 복귀한다.


이제 해외 자전거 여행을 가기로 한 5월 연휴가 코앞이다.우리는 해외 여행을 가기 전에 국내에서 비슷한 패턴의 코스를 달리면서 체력을 끌어올린다. 이번 훈련은 해외 여행 첫 날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일정에 맞춰서 계획한 것이다. 이런 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전에서 못 달릴리는 없지만 체력적으로 여유가 많을수록 자전거 여행이 즐거워진다. 물론, 이번 코스가 단지 훈련 만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언덕 정상과 동해 바다의 멋진 풍경, 그리고  맛있는 식사까지 버릴 것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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