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6일 (화요일) 4일 차
이동거리 : 약 20km
코스 : 사스나 - 한국전망대 - 미우다 해변 - 히타카츠 - 부산(귀국)
손님이 없는 조용한 하라 여관에서 푹 자고 일어납니다.
사다 놓은 김밥으로 아침을 대충 먹고 출발합니다.
약간 긴 오르막 하나를 넘어 잠깐 가니 니이에서 봤던 벨류 슈퍼마켓이 또 등장하네요. 옆에 무슨 숙박시설 같은 것이 하나 있는데 이게 한국사람이 운영한다는 그 숙소인가 봅니다. 일단 벨류 슈퍼마켓에서 음료수와 간식을 보급합니다.
슈퍼마켓 근처에는 대마도의 성인 동상이 있는데 일본 역사에는 관심이 없어 사진만 찍습니다. 대마도 영주에 관련된 이야기인 듯한데...
날이 유난히 화창해서 바닷가의 경치가 아주 좋습니다.
오늘은 히타카츠(北田勝)까지 20여 km만 달리면 됩니다.
와니우라라는 작은 동네의 언덕을 올라가면 한국전망대가 나옵니다. 팔각정의 모습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조금 큰 공원에 가면 볼 수 있는 팔각정 형태의 건물들하고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단순히 한국이 보이는 전망대가 아니라 조선역관사 사절단이 이곳을 거쳐서 일본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중에 사고를 당한 이들도 있어 그들을 위한 추모비도 세워져 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가 봅니다. 왼쪽으로 작은 마을인 와니우라가 보이고...
부산 방향입니다. 부산까지 50km 정도라는데 망원경으로 보아도 안보입니다. 밤에 보면 부산의 불빛은 보일 듯합니다.
풍랑에 목숨을 잃은 108명의 조선역관사 사절단을 추모하는 추모비도 있습니다.
한국전망대에서 내려와서 다시 히타카츠 방향으로 달립니다.
대마도의 바다는 맑고 깨끗합니다. 바다 냄새가 참 좋습니다.
이즈미라는 마을에서 이정표를 따라 터널을 지나가면 히타카츠로 바로 갈 수 있는데 대마도의 아름다운 해변인 미우다 해수욕장(三宇田海水浴場)을 보려면 미우다 해수욕장 이정표를 따라가야 합니다.
미우다 해수욕장 입구의 폭스바겐 노점입니다. 참 예쁜 차네요.
해변 쉼터에 앉아서 남은 간식들도 꺼내 먹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작고 예쁜 해변입니다.
다시 출발하니 푸른 바다가 눈 앞에 가득 펼쳐집니다.
방금 들렀던 미우다 해수욕장도 보입니다. 오른쪽 건물들은 캠핑 시설이고 양쪽을 다 합쳐도 크다고는 할 수 없는 아담한 해수욕장입니다.
히타카츠 들어가기 직전 러일 해전 기념비도 있네요.
일본의 승리를 기념하는 것이라 한국어로 쓰인 부분은 없습니다.
부산 가는 배가 출항하는 히타카츠에 들어섭니다. 이즈하라보다 작은 마을입니다.
점심은 히타카츠에서 유명한 미나토스시에 들어가봅니다. 사실 음식점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사람 입맛에 맞으면 그냥 다 유명한 듯합니다.
다른 손님들도 모두 한국 사람인 듯하네요. 히타카츠나 이즈하라의 다른 집들도 그렇지만 한국사람의 이용 빈도가 높습니다.
모듬회 1인분
우동정식 1인분
고등어 초절임 초밥
전체적으로 어제 먹은 도리이찌 만큼은 아니지만 첫날 간 회전초밥집보단 나은 듯합니다.
맛있게 잘 먹고 나옵니다.
점심도 다 먹었는데 아직 12시... 부산 가는 배는 4시 반 출항에 3시부터 터미널 창구가 문을 여니 여유 있게 시내 구경을 합니다.
일단 히타카츠에 오면 터미널에서 이 전단지를 챙기시길 권합니다. 큰 마을이 아니기 때문에 마을 정보가 이 한 장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도를 안 보면 찾기 힘든 집도 있구요.
이제 마을 구경하러 갑니다.
먼저 빵집 포엠에서 멜론빵과 햄롤, 햄버거 등을 삽니다. 서울 올라가다가 출출해지면 먹으려고요.
노란 집 2층에 인형이 잔뜩 장식되어 있네요. 귀여워서 찍어봅니다.
야마하치 제과점에서 대마도 명물이라는 카스마키도 선물용으로 조금 구입합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고 카스텔라 비슷한 빵으로 팥앙금을 돌돌 말아놓은 빵입니다.
카스텔라 + 마키(말이) = 카스마키
동네의 작은 신사에서도 사진을 남겨봅니다.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느낌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동네마다 있는 신사의 모습인 듯합니다.
야마다(山田)라 써놓은 절벽 아래 일본식 집도 보이구요.
자전거에서 내려 여유 있게 걸어 다닙니다.
부둣가에 놀이터에서 잠시 앉아서 풍경도 감상하려던 차에....
한국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와서 시끌벅적해지기도 합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지치셨는지 우리 옆에 와서 쉬어가기도 하구요.
슬슬 3시가 되었으니 창구에 가서 발권하고 세관신고서도 작성합니다.
출항하는 4시 반까지 아직 1시간 반... 바로 근처의 카이칸이라는 밥집에서 참을 먹기로 합니다.
골목에 있어서 지도 없이는 찾기가 애매한 카이칸 밥집, 터미널에 있는 관광지도가 이래서 편합니다.
자전거 타기가 끝나면 늘 그렇듯이 생맥주도 한 잔
오야코동과 카레돈가스 덮밥을 주문합니다. 보통은 둘이 3인분을 주문하는데 이 집은 양이 많다고도 하고 점심을 먹고 자전거를 안 탔으므로 2인분만 주문합니다.
아버지(닭고기)와 아들(계란)이 들어있어서 오야코(父子) 덮밥
보기엔 별로래도 먹을만한 카레돈카스
관광객들이 많이 사진 찍는 신사를 배경으로 한 컷 찍고... 출항 시간이 되었으니 올라가 보진 않습니다.
오후 4시 반, 히타카츠에서 부산행 오션플라워호에 오릅니다. 히타카츠에서 부산까지는 오션플라워호로 1시간 10분 조금 넘게 걸립니다만 성질 급한 사람들이 30분 전부터 일어서서 소란스러운 귀항이네요. 부산항에 잘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부산 노포터미널에서 예약해둔 서울행 승차권을 발권해서 무사히 서울로 돌아옵니다.
연휴 내내 아주 즐겁게 다녀왔다는 기분 좋은 느낌입니다. 날씨도 좋아서 다행이었구요.
총 경비는 교통비 포함하여 3박 4일 동안 1인당 5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대마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한국과 비슷하다, 볼 거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자연과 작은 마을들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힘들 수는 있지만 그 경사가 너무 가파르진 않고 또, 그 언덕을 올라가면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고생을 보상해주는 곳이죠. 이 아름다운 대마도를 해외 자전거 여행을 처음 시작해보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