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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지중해 자전거 여행 1

다시 지중해로

by 존과 지니


2016년 추석, 스페인 알메리아에서 출발하여 바르셀로나까지 달리는 스페인 동부 지중해 자전거 여행을 하였다. 스페인 동부 지중해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문화와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https://brunch.co.kr/@skumac/195


2017년 5월에는 지중해의 가장 큰 섬인 시칠리아를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왔다. 시칠리아섬 둘레 1000km를 돌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지중해 바다색과 풍경을 만끽하였다.

https://brunch.co.kr/@skumac/244


그리고,

2017년 추석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존과 지니는 다시 지중해로 떠난다. 이번에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출발하여 프랑스 남부 지중해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1200km를 달린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3개국을 지나는 만큼 같은 지중해라도 조금씩은 느낌이 다를 듯하다.




2017년 9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출발


항공권 구입이 완료되어야 세부 일정을 짤 수 있으니 해외여행의 시작은 항공권 구입부터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황금연휴이다 보니 항공권 구입 경쟁이 유난히 치열하여 원래 생각했던 일정에서 하루가 줄어들고 출발 시간도 넉넉해졌다. 토요일 오후 3시 비행기라 출발 시간에 여유가 있지만 조금 일찍 서둘러서 공항에 여유 있게 가기로 한다.


여유 있게 출발하다 보니 영종대교 휴게소에도 들른다. 영종대교 휴게소에는 처음 듣는 이상한 스토리의 아빠곰이 서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내려서 포장을 한다. 단골 가게에 미리 얘기해서 자전거 박스를 한 달 전에 미리 구해두었다. 자전거 가게에서 그냥 버리는 자전거 박스라도 구하려 하면 이상하게 잘 안 구해지니 미리미리 구해두어야 한다. 들어있던 완충재와 포장재까지 함께 구해오면 더욱 완벽하다. 지난 시칠리아 여행에서의 자전거 파손 사고도 있어서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포장했다.


자전거 박스라는 게 워낙 크다 보니 인천공항처럼 카트를 쓰기 편한 공항이 좋다.


이제 떠날 준비가 되었으니 항공사 카운터에 가서 체크인을 한다. 이번에는 온라인 체크인을 하고 짐만 부치지기로 했는데 큰 짐이다 보니 별 차이는 없는 듯하다. 이번에 이용한 케세이 퍼시픽 항공사는 자전거 박스를 보내는 데는 추가 요금이 없다. 많은 항공사들이 자전거 짐을 보내는데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데 그 비용이 저렴하진 않으니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도 자전거 수하물에 추가 요금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자전거 박스 두 개를 큰 짐 부치는 곳에서 보내고 나면 남는 것은 자전거에 달고 다닐 여행용 안장 가방 두 개뿐이라 짐이 확 줄어든다. 자전거용 신발은 신고 있고 헬멧과 슬리퍼까지 전부 저 가방 안에 들어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남는 시간은 신용 카드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공항 라운지 바에서 보내기로 한다. 비행기 출발 시간에 여유가 있어 이런 곳에도 오니 좋다. 푹 자야 하니 맥주도 넉넉히 마셔준다.


시간에 맞춰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 게이트로 간다. 이제부터 한참을 비행기에서 시달려야 하는구나...


지난 번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갈 때는 카타르 항공의 항공기를 타고 카타르의 도하에서 환승을 했는데 이번의 케세이 퍼시픽은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홍콩으로 가서 다시 5시간 정도 대기한 후에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직항으로 가면 빠르고 편하지만 워낙 비싸니 1회 경유 정도로 만족한다.

항상 그렇지만 비행기 기내식은 여행에서 먹는 최악의 식사다. 다른 사람의 여행기에서 비행기 기내식 사진을 볼 때마다 이 맛없는 것을 왜 찍어서 올리는지 궁금하다. 이번 기내식이 그나마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과 홍콩 사이의 케세이퍼시픽 노선은 내가 좋아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준다. 내 거는 진작 다 먹고 지니님 것도 내가 먹는다.


홍콩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앞으로 13시간을 더 비행을 해야 한다니 참 암울하다.


홍콩 공항은 카타르 도하 공항이나 인천공항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1층은 명품 매장으로 가득하고 2층에는 푸드코트가 있다.


5시간 반 정도 경유 대기를 해야 하니 조금 무리하면 공항을 나가서 홍콩의 야경을 즐길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그냥 공항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대기하기로 한다. 경유 대기하는 시간으로 2시간은 연착이 되면 아슬아슬하고 3~4시간이 적당하고 5시간부터는 조금 긴 느낌이다.


대기 시간이 길고 기내식은 부실하니 배가 고픈데 게이트 쪽 2층 푸드 코트에는 먹을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비싼 일본 라멘집은 지난 번에 로마에서 먹었었고 중국 사람들이 잔뜩 줄 서서 받아먹고 있는 이상한 중국 음식들을 먹기는 싫으니 맥도널드 햄버거라도 먹기로 한다.


홍콩 달러를 환전해놓지는 않아서 카드를 가져갔더니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안된단다. 다시 카드를 가져오느라 음식 기다리는 시간이 두 배가 넘게 걸렸다. 시그니쳐 메뉴라는 엥거스 버거와 치즈 앵거스 버거를 주문해서 먹는데 꽤 먹을만하다.


이제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신형 비행기라 할 수 있는 A350-900 기종이다. 매끈하게 빠진 형상과 깔끔한 실내에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비행시간 내내 시달려야 하는 엔진 소음도 적은 편이라 나름대로 편하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바르셀로나에는 아침 7시에 도착한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지중해 자전거 여행이 바로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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