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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지중해 자전거 여행 9

니스 도착

by 존과 지니

2017년 10월 1일


이동 경로 및 거리 : 생트 막심므(Sainte Maxime) - 칸(Cannes) - 니스(Nice) 96 km

총 누적 이동거리 : 818 km



숙소가 괜찮으니 조식도 먹고 출발한다. 그냥 평범한 호텔 조식이었다.


준비하고 출발하려고 보니 뒷바퀴에 또 펑크가 나있었다. 프랑스에서만 네 번째 펑크다. 펑크라면 이제 아주 지긋지긋하다. 숙소 앞에서 후딱 고치고 출발한다.


날이 조금 흐리다. 어제 지나간 툴롱에서 니스를 지나 망통까지 코트 다쥐르라 하는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해안이다. 코트 다쥐르 바닷가에 바짝 붙어서 달리는데 날씨가 이러니 아쉽다.


프레쥬스(Frejus) 근처에서 자전거길을 발견하고 따라 간다.


바닷가 자전거길은 백사장의 고운 모래가 바람에 날려와 자전거길에 쌓여 있으므로 주의해서 달려야 한다.


날이 흐린 것도 모자라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는데 다행히 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자전거길을 그냥 쭉 따라가니 프레쥬스 입구에서 갑자기 꺾어져 해변 방향으로 간다. 곧 해변이겠거니 했더니 육상 트랙이 있는 운동장이 나오고 마침 개방된 공중화장실도 있어 잠깐 다녀온다.

여기서 지나가는 자전거들을 따라가니 해변으로 나오게 되는데 결국 프레쥬스 항구를 따라 빙 도는 길이었다.


해변을 따라서 프레쥬스 시내를 빠져나가려 했는데 이번에는 해변에 시장이 열려 사람으로 바글바글하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잠깐 내려서 걸어간다.


해변 시장을 따라 백사장을 보며 걷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백사장일 듯하지만 모래밭에는 말이 거닐고 바다에는 거대한 크루져가 떠 있다.


사람들과 일방통행을 피해서 이리저리 헤매면서 시장을 빠져나왔더니 이제 좀 살만하다.


슬슬 갈증이 나서 슈퍼에 들러 음료수와 샌드위치로 간단히 보급하고 출발한다.


바다가 안 보이는 약한 고갯길을 달리다가 바다가 산과 함께 나타난다. 아게이(Agay)라는 마을이다.


적갈색의 바위산이 인상적인 곳이다. 이름도 어려운 바위산 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마침 이 경치는 좀 즐기고 가란 듯이 날씨도 좋아진다.


경치 좋은 곳에는 당연히 쉼터가 있다. 쉼터에서 지금까지 지나온 방향의 해변과 산을 보니 멋지다. 지도를 보니 이 근처에서 산 쪽으로 임도가 나있고 여기까지 온 MTB들은 모두 그 임도로 올라간다.


우린 MTB가 아니니 임도는 가보고 싶어도 못 간다. 다시 해변 도로를 따라서 달린다. 곧 칸(Cannes)에 도착할 것이다. 칸 국제 영화제의 칸인 것이다.


해안길 절벽 위를 보니 이중 십자가가 있다. 로레인 십자가라 하는 이 십자가는 1944년 이곳에서 벌어진 연합군의 상륙작전 기념비라고 한다.


저 너머로 도시가 보인다. 칸이다.


칸에 들어가기 전, 조금 작은 항구에서 지니님이 멈춘다. 여기 식당 테라스가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나는 따듯한 생선 수프를 먹고


지니님은 새우 요리로 한다.


타르타르도 하나 주문했다.


타르타르와 함께 감자칩이 나왔는데 몇 개가 강한 바람에 날려 바닥에 떨어졌다. 지니님이 질색하는 비둘기들이 감자칩을 향해 다가오길래 감자칩을 저 멀리 가져다 버려버린다.


디저트는 아이스크림을 얹은 사과파이다. 으깬 사과파이는 그냥저냥 먹긴 해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사과를 얇게 썰어 올려서 적당히 아삭하면서 달달한 것이 참 맛있었다.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오늘은 니스까지 가야 한다. 날씨가 계속 쌀쌀해서 결국 지니님은 방풍자켓을 꺼내 입는다.


칸에 도착하니 교통 체증이 조금 있다. 역시 도시는 복잡하다.


칸을 벗어나서 한 동안은 해변길을 달린다.


칸에서 니스로 가는 길에는 안티베(Antibes)라는 마을이 있다. 프랑스를 소개하는 책이나 블로그를 보면 뭔가 대단히 아름다운 곳인 것처럼 소개되어 있는데 대도시만 주로 다니는 여행자들이 대도시인 니스에서 조금 벗어나서 아래에 와보니 조금 다른 느낌의 바닷가 마을이 있어서 호들갑을 떠는 것뿐이지 우리처럼 지중해 구석구석을 따라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흔한 시골 마을만도 못한 복잡한 동네일 뿐이다. 안티베의 와이파이도 안 되는 이상한 카페에서 잠깐 쉬고 다시 출발한다. 안티베 외곽부터 니스로 가는 차도의 갓길에 자전거길 표시가 되어있다.


어느 순간부터 자전거길이 나타나서 자전거길을 달린다. 이 자전거길은 니스-코트다쥐르 공항을 지나 니스 시내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아직 오늘 잘 숙소 예약도 못 했다. 우린 유럽용 유심도 하나 없어 예약도 못하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이럴 때는 공용 와이파이를 쓰기 좋은 맥도날드를 찾으면 된다. 니스 해변가 카지노 근처에 맥도날드 앞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니스 시내에 있는 호텔을 예약한다. 이제 해가 저물고 깜깜해진 니스 시내를 달려서 호텔에 도착한다. 급하게 잡은 숙소 치고는 프론트도 친절하고 시설도 무난한 곳이다.


숙소가 주요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다 보니 저녁 먹으러 조금 걸어가야 한다.


구질구질한 니스 구시가지를 헤매다가 결국엔 처음 봐 두었던 해물 요릿집으로 간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해산물 모듬을 주로 주문한다. 우리도 해산물 모듬 하나와 붉은 왕새우를 하나씩 주문한다. 왕이니까 적당히 크겠거니 했는데 비싼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엄청 큰 새우가 나온다. 해물모듬에 나온 새우가 엄청 작아 보이고 굴 몇 개 외의 나머지는 다 초라해 보인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선 싼 굴을 패스하고 왕새우만 두 접시 시켜도 괜찮을 듯하다. 다른 손님들이 모두 우리 새우만 쳐다본다. ㅎㅎ

화이트 와인까지 주문하니 가격은 좀 높았지만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니스에 늦게 도착해서 숙소 구하고 저녁 먹기 바빴다. 내일은 11시 체크아웃 전에 니스를 둘러보고 나서 출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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