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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04. 2018

화천과 철원 사이

하오재와 수피령

2018년 5월 22일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bicycletravel.tistory.com/43


석가탄신일인 오늘은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한다. 느즈막히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적당히 자전거를 타고 비가 내리기 전에 돌아와야 하니 50km 정도만 타기로 한다.


춘천에서 그리 멀지 않은 화천군 사내면에서 출발해서 하오재와 수피령을 넘어 되돌아오는 코스이다.

사내면 출발이니 사내면에서 육개장으로 간단히 늦은 아침을 먹고 사내면사무소에 주차한 후에 출발한다.


일단 서울 철원 방향으로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도마치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광남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만난다.


서울, 이동 가는 길과 철원 가는 길이 나눠지는데 여기서 철원 방향으로 간다. 사실 어느 방향으로 가도 철원으로 가는건 비슷하다. 서울 가는 길은 광덕고개, 철원 가는 길은 하오재다. 우린 하오재를 넘어 수피령으로 돌아와야 하니 우회전 한다.


하오재 오르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면서 꾸준한 오르막이다.


하오터널 표지판 즈음이 고개 정상이고 터널부터는 내리막이다. 터널 입구에서 잠시 멈춰서 전조등과 후미등을 켠다.


하오터널을 나와서 내려가는 길에 복주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오늘 코스는 쉽게 말하면 복계산-복주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것이다.


하오터널에서 시작된 내리막은 근남면 입구까지 이어진다.  아직 1시도 안 되었는데 빗방울이 가끔씩 떨어진다. 비는 3시부터 온다더니...


하오재로를 계속 따라 내려가면 잠곡저수지가 나타난다. 날이 맑을 때는 오리배를 타고 놀 수 있는 곳인 듯하다.


중간에 갈림길에서 화천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잠곡저수지에서 흘러나가는 개천을 따라 계속 하오재로를 타고 가면 된다. 이 개천은 철원 한탄강으로 흘러간다.


다시 800m에 가까운 오르막을 넘어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계속 내리막이 이어지고 몸은 아주 편하게 내려가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질 않다.


근남면 입구에는 군부대와 군인 사택이 많다. 근남면 읍내로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우회전해서 수피령길을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은 죄다 군부대 시설이라 사진은 찍지 않는다.


군 시설들이 안 보이게 될 때 쯤부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중간에 600m 표지판이 있는데 조금만 가면 700m 표지판이 나타난다.


점점 경사가 심해지니 지니님도 상체를 사용한 클라이밍을 한다. 힘은 들겠지만 자전거로 전신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자.


철원군의 마스코트인 두루미상이 나타나면 거의 정상인 것이다. 마침 내려가는 자전거객들이 지니님을 보고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응원해준다. 계속 자전거 동호인들이 반대편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니 우리는 보편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방향과 반대로 가는 것 같다.


이곳 복계산은 한북정맥에 속한다. 한북정맥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드디어 해발 780m 수피령 정상이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수피령은 봉우리가 두 개인 언덕으로 중간 골짜기의 상서면 다목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600m 정도인 작은 언덕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


정상에서 내리막길이 시작되자마자 상당히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이 나타난다. 자전거 초보자라면 당황할 수도 있는 경사다. 조금만 내려가면 경사는 완만해진다.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는 근처 군부대로 인해 생긴 먹자촌이다. 작은 마을에 편의점이나 식당이 잔뜩 있다. 길가에 소설가 이외수의 사진이 있기에 무언가 했더니 여기 산다고 한다. 이외수 문학관도 여기 다목리에 있다고 한다. 그의 소설 벽오금학도와 들개는 나도 어릴 적에 읽었다.


두 번째 언덕은 경사가 가파르지는 않아 생각보다 쉽게 올랐다.


이제 사내면까지 쭉 내리막이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이 영 불안하다. 중간에 도로가 지난 큰 비에 무너지기라도 했는지 한 쪽 차선을 막고 공사 중이라 신호를 보고 지나가야 했다.


사내면 읍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내면 버스터미널 앞 샛길로 들어가면 바로 사내면사무소 앞으로 나온다.


열심히 탔더니 배가 출출해졌다. 아침에 설렁탕을 먹었던 집 근처에 김밥카페가 있길래 가보았더니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실한 김밥을 한 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간다.


잔뜩 흐린 하늘이 더 어두워지더니 3시 반쯤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무리하지 않고 딱 알맞게 자전거를 탄 듯하다.


이번 코스는 동부5고개, 양평 농다치-널미재-비솔고개 코스에 이어 요즘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가평 5고개 코스의 중간 부분이기도 하다. 차량 통행은 많지 않으면서 노면이 나쁘지 않은 코스로 가평 5고개 풀코스로 가평 북면에서 시작하면 도마치재와 화악산이 추가되어 힘도 많이 들고 오래 걸리는 코스가 된다. 이번에는 비소식도 있고 주중에 하루 쉬는 날 무리하고 싶지 않으니 일부분인 50km 정도만 다녀왔다. 군부대도 많고 딱히 대단한 경치가 있는 코스는 아니지만 훈련하기에 나쁘지 않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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