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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11. 2018

치악산 둘레길

2018년 5월 27일

치악산 둘레길


이번 주에도 강원도의 일부를 한 바퀴 순환해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이번에는 치악산을 중심으로 둘레길을 가기로 한다. 아무래도 작은 도시가 아닌 원주의 동쪽은 높은 치악산에 막혀서 도로망에 한계가 있으니 차들이 큰 길로 몰릴 것이다. 올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서 지금까지는 강원도의 상당히 외진 곳을 다니느라 큰 길을 피해왔는데 이번에는 차량 통행이 많은 큰 길을 피할 수 없는 것은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원주시 소초면사무소에서 시작한다. 동네는 한적한데 동네 앞 42번 도로는 공사 구간도 많고 차들도 은근히 많이 다닌다. 일단 마을길로 달리다가 42번 도로로 들어간다.


수도권에서 익숙한 42번 국도가 여길 지난다. 인천에서 시작되어 수원으로 가는 수인산업도로도 42번 국도이다. 42번 국도는 여기 원주를 지나 평창과 정선을 거쳐 동해시로 이어진다. 일단 길을 따라 가다가 송문 사거리 로터리에서 우회전한다.


조금 달리면 개천을 건너는 다리가 있는 군부대 입구의 사거리가 나온다. 갓바위 사거리에서부터 원주천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초반에는 이 원주천 자전거길을 그냥 쭉 따라 가면 되는데... 로드바이크로 달리기에는 노면이 썩 좋지 않다.


덜덜거리는 노면에 한참을 시달리다가 목도 마르니  편의점도 찾을 겸 바로 옆의 일반 도로로 올라온다.


동쪽으로 치악산 산줄기가 계속 보인다. 미세먼지가 좀 있는 날이라 햇빛이 강한데도 멀리 보이는 풍경은 뿌옇다.


날이 더우니 기운이 쭉쭉 빠진다. 원주 시내를 나가기 직전 판부면사무소 앞 편의점에서 잠시 쉰 후에 다시 출발한다. 여기서부터 5번 국도가 시작된다. 잠시 5번 국도를 달리다가 반대편을 보니 괜찮아보이는 자전거길이 있어서 건너간다.


깨끗했던 자전거길은 상류로 올라갈수록 노면이 점점 안 좋아지다가 금대초등학교 근처에서 잠시 끊어진다. 지도를 보니 샛길로 계속 이어지길래 일단 이 길을 따라 더 올라간다.


계곡을 따라 어찌어찌 이어지던 길은 마침내 끊어지고 마지막에는 결국 어느 식당으로 들어가는 비포장 샛길이 되어버렸다. 샛길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보니 바로 근처에 다리를 건너 오른쪽 5번 국도로 빠져 나가는 길이 있다.


여기는 금대계곡이라고 한다. 날은 더운데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을 보니 뛰어들고 싶다.


이제부터 다시 5번 국도로 가야 한다. 중앙고속도로 밑으로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가면 치악재 정상 표지판이 나타난다.


오늘부터 갑자기 날이 더워지면서 몸이 적응을 못해서 그런지, 치악재는 해발 450m 밖에 안 되는 완만한 오르막인데 700m는 올라온 것 같이 힘들다.


치악재에서 내려가면 신림면이다. 동네 입구의 편의점을 발견하자마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쉰다.


이제 주천면 방향으로 5번 국도를 벗어나면 복잡하고 차 많은 큰 도로는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88번 도로도 의외로 차량 통행이 끊이질 않는다.


오늘 코스의 두 번째 언덕인 싸리치를 넘는다. 여기는 정상에 신림 터널이 있다. 차량 통행이 계속 있는데 대부분의 차들이 우리 옆을 살살 지나가니 다행이다.


신림 터널을 지나 내려가면 안흥과 함께 찐빵으로 유명한 황둔마을이다. 안흥은 그래도 면 소재지라 마을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데 황둔리는 작은 마을이라 순식간에 지나친다.


이제 다시 더 작은 길인 411번 도로로 좌회전한다. 이제야  차량 통행에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차들이 안 다닌다.


조금 더 달리면 주천강이 나타난다. 몇 년 전에 주천강을 반대로 내려가면서 보았던 주변 풍경이 기억이 거의 안난다.


다리로 주천강을 건너면 영월군 무릉도원면이다. 무릉도원면은 2016년까지 수주면(水周面)이었는데 면내의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이름을 따서 무릉도원면으로  바꿨다고 한다. 영월은 이렇게 한반도면, 김삿갓면, 태양면 등 원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한 면들이 있다.


강림면까지 15km 남았다고 한다. 주천강에서 잠깐 벗어나 고일재를 넘어가야 한다.


은근한 오르막길은 운학 삼거리를 지나서도 계속 된다.


개 한 마리가 우리를 보더니 자기 식구들을 다 불러모아서 우리를 쫓아온다. 


개 네 마리가 잠깐 쫓아오면서 짖다자기네 영역을 벗어나니 고대로 찻길에 멈춰서 우리를 바라보다가 얼마 후 뒤에 오던 차한테 혼난다. 차가 서행하면서 빵빵하니 집으로 우르르르 도망간다. 자전거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간혹 개들이 쫓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식겁할만 하다.


고일재 터널이 나오면 오르막길이 끝난다. 그리 높은 언덕이 아닌데도 햇빛이 뜨거우니 언덕만 나오면 힘들어서 맥을 못춘다.


고일재 터널 나오자마자 삼거리에서 산길로 골새재를 넘어가면 안흥면으로 좀더 빨리 갈 수 있는데 약간의 오르막을 더 오르는게 싫어서 주천강을 따라 강림면으로 가기로 한다.


강림면에 도착하자마자 쉴만한 곳을 찾는데 편의점은 마을 출구 쪽에나 있고 마을 안쪽에는 하나로 마트만 있다. 면소재지 정도 되면 어지간해선 하나로 마트가 있는데 저렴하면서 깔끔한 편이라 좋은 보급처가 된다. 근처에 쉴만한 곳이 안 보이니 바로 옆의 농협 입구 계단에 앉아서 먹는다. 마침 얼음컵도 팔길래 음료수와 함께 사와서 시원하게 마신다.


다시 출발한다. 하루 종일 계속 음료수나 아이스크림만 마셨더니 속이 더부룩하다.


주천강을 거슬러 가다보면 안흥이 보인다. 안흥면 입구에서 바로 원주 방향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안흥은 찐빵으로 유명하지만 지니님이 팥을 안 좋아하기에 찐빵 먹으러 읍내에 들를 생각조차 안한다.


이제 42번 국도를 따라 안흥 터널과 전재 터널을 지나야 한다. 터널 옆으로 우회길이 있는데 안흥 터널 우회로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전재를 넘어가려면 꽤 힘들 것 같아서 그냥 터널을 지나기로 한다. 터널 갓길이 좁지만 다행히 차들도 우리를 조심해서 추월해준다.


아침에 출발할 때 42번 국도를 따라 시작했고 42번 국도만 다시 따라 가면 소초면으로 돌아간다.


원주에서 출발해서 주천강을 따라 영월, 횡성을 지나 다시 원주에 입성한다. 42번 국도도 역시 2자릿수 국도답게 차량 통행이 만만찮은데 소초면 구간은 한참 공사 중이라 더욱 힘들다. 그나마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위협 없이 우호적으로 지나가서 고마웠다.


소초면사무소로 돌아와서 면사무소 앞 편의점에서 잠시 쉬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중간에 횡성에서 육회 비빔밥으로 배를 채운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어지간한 음식은 다 먹었더니 딱히 새로운 맛집을 찾아 모험을 하기보다는 자주 갔던 곳을 들르게 된다.


전체적으로 차량 통행이 적지 않아서 그리 추천할만한 코스는 아닌 듯하다. 주천강 쪽은 전체적으로 다닐만 하니 근처 사람이 아니라면 이 치악산 둘레길보다는 둔내나 횡성휴게소에서 출발하는 주천강길을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주천강 자전거 여행은 다음 글을 참고하자.

https://brunch.co.kr/@skumac/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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